요리사 ‘발바리’의 이중생활

2011.07.01 17:20:49 호수 0호

“두 딸은 속여도 DNA는 못 속여”

검거 당시 두 딸과 다정하게 놀아주고 있어
첫 범죄는 술 먹고 우발적, 점차 습관화 돼



평소에는 다정한 아빠이자 남편으로, 밤이면 혼자 귀가하는 여성들을 노리는 성폭행범으로 철저한 이중생활을 해오던 요리사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5월 16일 새벽 3시 서울 동작구의 골목길에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던 김모(29·여)씨는 한 남자에게 목을 졸리며 으슥한 곳으로 끌려갔다. 남자는 김씨를 성폭행하고, 지갑에 있던 현금 8만원을 빼앗은 뒤 달아났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에 찍힌 범인의 모습과 도주 경로 등을 토대로 지난 6월 23일 같은 동네에 사는 우모(29)씨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우씨는 “술을 마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DNA 분석 결과 2006년 이후 서울 중남부에서 벌어진 10건의 성폭행 사건도 그의 범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검거 당시에도 우씨는 집에서 자신의 두 딸과 다정하게 놀고 있었다”며 “연쇄 성폭행범일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결과 우씨는 지난 2003년 전문대 호텔조리학과에 입학했고 군대를 다녀온 뒤 2008년 졸업과 함께 결혼했으며 우씨의 부인은 제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우씨는 이태원의 레스토랑과 횟집 등에서 요리사로 일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최근에는 친구가 운영하는 실내 포장마차 일도 도와 가끔 새벽에 귀가하곤 했지만 가족들에게는 “식당 일이 밀려서 늦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우씨의 부인은 남편을 성실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첫 범행은 2006년 8월 용산에서 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처음에는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었다. 하지만 범행은 점점 대담해 지면서 2007년에는 강남구에서, 2008년에는 관악구에서 밤늦게 귀가하는 20~30대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았다. 주로 새벽 3~5시 사이에 귀가하는 여성들을 노리며 범행은 결혼 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5년간 확인된 피해자만 11명에 달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우씨의 모습이 30여 대의 CCTV에 남아 경찰에 꼬리를 잡힌 것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우씨를 강도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도주 경로 등으로 볼 때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미리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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