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스터피자 정치권 인사 영입 내막

2017.07.17 10:57:10 호수 1123호

구속 직전 선임된 수상한 고문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구속되기 직전 정치권 인사를 고문으로 영입한 사실을 <일요시사>가 단독 확인했다. 갑질 논란이 고조되자 정치권에 줄을 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입길에 오른 MP그룹 인사를 확인했다. 
 



미스터피자의 운영사 MP그룹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지난 4일 구속된 것이 결정타였다. 그동안 불거진 갑질 논란이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검찰의 고발 요청으로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참전’하면서 MP그룹 앞길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앞에선 사과

1990년 출범한 MP그룹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신화였다. 2000년 3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512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스터피자 외에도 ‘마노핀’이라는 브랜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시장의 트랜드를 잘 읽는 회사로 평가됐다. 

그러나 MP그룹의 실상이 드러나는 순간 악덕기업으로 전락했다. MP그룹의 성공 이면에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눈물이 있었다. 

미스터피자와 가맹점주 사이에 마찰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2015년을 8월 상생협약을 기점으로 갑질 논란은 오히려 격화되는 모습이었다. 본부 측은 처음부터 갑질을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미스터피자 본부는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과정서 친인척 관계인 업체를 중간단계에 끼워넣어 이른바 ‘통행세’로 불리는 유통 마진을 챙겼다. 또 상생협약을 무시하고 가맹점주에게 불리한 POS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보복출점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갑질이 싫어 미스터피자를 나와 협동조합형 피자연합을 창업한 가맹점주를 상대로 지근거리에 미스터피자 본점을 열고 압박했으며, 심지어 피자연합에 치즈를 공급하는 업체에 압력을 가해 치즈공급을 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일로 피자연합 이모 대표가 올해 4월 자살했다. 발견된 유언장에 “나는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 갑질로 겪는 가슴앓이는 한 번으로 충분하다”라고 적혀 있었다.

전 국민의당 부대변인 7월 초 선임
갑질 논란 고조될 때…그의 역할은?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양측은 서울시 중재로 상생 방안에 가까스로 합의했으나 오랫동안 쌓여온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검찰이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미스터피자의 갑질 정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맹점주들은 가맹점주 선거에 사측이 개입한 내용을 추가로 고발하면서 그간의 적폐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미스터피자 갑질의 원흉으로 지목된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은 내놨지만 이미 많은 갑질 논란으로 검찰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웠다.

결국 검찰은 지난 3일 공정거래법 위반·업무방해·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6일 정 전 회장을 구속했다. 그런데 정 회장이 구속 직전 정치권 인사를 고문으로 영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해당 인사는 김형구 전 국민의당 부대변인이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이기도 한 김 고문이 본부측으로 영입되면서 뒷말이 불가피했다. 가맹점주가 본부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양새가 점주들 사이에 달갑게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가맹점주 사이에선 김 고문이 홍보실 팀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홍보실이 두 명의 팀장 체제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일요시사> 취재결과 김 고문은 홍보실과는 연관이 없었다. 
 


홍보실 측은 김 고문의 존재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 고문이 영입될 것이라는 소문을 듣기는 했으나 구체적으로 사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은 없었다. 

은밀하게 서둘러 영입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뒤늦게 김 고문의 인사를 확인한 결과 김 고문은 정 회장이 구속되기 직전인 7월초 고문으로 인선됐다. 

확인 결과 사측은 조언을 구하기 위해 영입됐다고 설명했으나 김 고문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모호했다.

갑작스러운 정치인 출신인 김 고문의 등장은 가맹점주들 사이서 다양한 추측을 낳았다. 특히 김 고문이 MP그룹에 입성한 시기가 정 회장의 구속을 앞둔 시점이어서 정치적인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인사조치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 고문이 가맹점주라는 사실 때문에 가맹점주 사이를 와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고문의 인선이 현 가맹점주가 가맹본부 측을 대변하는 모양새기 때문이었다.

MP그룹 관계자는 “가맹점주마다 생각이 같을 수는 없다. 김 고문이 국민의당 부대변인 출신이긴 하지만 정치적인 입김이 세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단지 어려운 시기 회사에 조언을 구하는 차원에서 영입됐다”며 “가맹점주를 와해하려는 목적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 고문의 입장을 듣고자 가맹점주협의회에 등록된 개인 휴대전화번호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처를 바꾼 뒤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뒤로는 몸부림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국민들과 가맹점주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뒤로는 정치권 인사를 영입하면서 본인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모습”이라며 “특히 가맹점주를 생각한다면 가맹점주인 김 고문을 영입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인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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