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 떨어지는 남자선수 스폰서

2017.05.29 09:45:04 호수 1116호

여자선수 뒤에 대기업이…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PGA)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 출전한 선수들 모자에는 코웰, 휴셈, 넥스젠, 맨인정글 등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여자프로 골프 선수들 대다수가 대기업이나 금융기업, 화장품 업체 등의 후원을 받는 것과 달리 남자프로 골프 선수들의 열악한 후원 현황을 알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에서는 롯데, 한화, CJ, SK, 삼천리 등 대기업 로고를 달고 뛰는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KB금융이나 NH투자증권, BNK금융, 비씨카드, 미래에셋 등 금융 기업 후원 선수도 적지 않다. 하이트진로, 골든블루, 메디힐, 토니모리 등 주류, 화장품 등 소비자에 친숙한 기업이 많다.

또 호반건설, 요진건설, 문영건설, 대방건설 등 중견 건설 회사 후원을 받는 선수도 많다.

CJ 로고를 달고 뛰는 이창우, 현대제철의 후원을 받는 최진호, 신한금융그룹을 메인 스폰서로 둔 김태훈, 서형석처럼 남자 선수를 후원하는 대기업이나 금융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이나 은행, 그리고 소비자에게 친숙한 기업 후원을 받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모자 새겨진 낯선 이름
열악한 후원 현실 반영 

동부프로미화재오픈 선수들의 모자에 새겨진 대다수의 업체들을 보면 골프 선수 후원을 통해 기업을 알리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자 하는 스포츠 마케팅 활동이 전혀 필요 없어 보이는 업체가 적지 않다.


문경준 등 프로미오픈 출전 선수 6명을 후원하는 휴셈은 반도체 및 광학 부품 생산 업체다. 그 외에도 의약품 원료 제조업체, 카메라 모듈 생산기업, 심지어 회계법인과 금거래소, 중소병원도 있다. 이런 현상은 메인 스폰서 상당수가 선수와 개인적인 인연으로 맺어졌기 때문에 나타난다. 선수들은 어차피 거액의 기업 후원금을 받지 못할 바에는 이런저런 도움을 준 지인의 사업체 이름을 모자에 달고 뛰는 셈이다.

박효원의 모자에는 ‘박승철헤어스튜디오’가 새겨져 있고 김우현은 제화업체 바이네르의 후원을 받는다. 이들은 부친의 사업체 이름을 모자에 달고 경기하는 것이다. 경기도 연천군에서 사업하는 백부 소개로 연천군 홍보대사를 맡아 모자에 ‘연천군’을 새기고 나온 전가람도 비슷한 경우다.

한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계 관계자는 “후원 기업은 선수 후원을 통해 기업 홍보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어야 후원 선수와 건강한 상호 이익 공유 관계가 구축된다”며 “이런 문제는 남자 골프의 대중적 인기가 높아져야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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