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만찬’ 이영렬·안태근 사의 표명

2017.05.18 11:17:28 호수 0호

“국민들께 심려 끼쳐 송구…공직서 물러나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합니다. 공직서 물러나겠습니다.”

이영렬(사법연수원 18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20기) 법무부 검찰국장(검사장)이 1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돈봉투 만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지 불과 하루만이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8시23분께 기자단에 입장을 냈으며, 지검장은 “감찰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안 국장도 8시42분께 “이번 사건에 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현 상황에서 공직 수행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사의를 표명한다”며 고개를 떨궜다. 안 국장은 “사의 표명과 무관하게,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21일 이 지검장을 비롯한 박근혜 국정 농단 수사팀 관계자 7명 등은 안 검찰국장 등 법무부 검찰국 간부 3명과 서울 서초동 인근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 날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각각 구속, 불구속 기소한 지 나흘 만이다.

이 자리서 안 검찰국장은 수사팀장들에게 70만~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고, 이 지검장은 법무부 과장 2명에게 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법무부 과장들은 받은 격려금을 다음날 서울중앙지검에 반환했다.


직후 법조계에선 우 전 민정수석을 불구속 기소한 지 나흘 만에 수사 책임자와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핵심 보직의 검찰국장이 만찬을 갖고 격려금을 주고 받았다는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검찰은 “이 지검장이 후배 격려 차원서 법무부 각 실·국 모임을 해오면서 그 일환으로 검찰국 관계자들과 저녁 모임을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비판은 사드라들지 않았다.

문 대통령도 ‘돈봉투 만찬’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법무부는 신속히 감찰 계획을 수립한 뒤 법과 절차에 따라 조사해 진상을 파악하고,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법무부 감찰위관실은 안 국장,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 지검장을 각각 감찰하고, 이들이 주고받은 격려금 출처와 배경을 감찰의 주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할 말이 없다. 이들에 대한 감찰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 2대 핵심 보직으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이 동시에 사의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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