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 인기연예인 A양, 토크쇼 출연 통편집 사연

2011.05.20 18:42:20 호수 0호

어라! 얼굴은 보이는데 목소리는 안 들리네?

[일요시사=유병철 기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나 첫 방송을 기다리고 있는 드라마는 홍보를 위해 출연 연예인들이 토크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는 것이 하나의 과정이 됐다. 연예인들은 이슈거리를 만들기 위해 감추어야 할 사생활까지 낱낱이 까발리기도 한다. 프로그램 제작진 또한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아슬아슬한 질문 세례를 퍼붓기도 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연예인과 제작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A양 드라마 홍보차 토크쇼 출연…MC의 열애설 질문에 당황
녹화 후 매니저 통해 편집 요구…제작진 “이래라 저래라 말라”


낯을 많이 가리고 조용한 성격으로 통하는 인기연예인 A양. A양은 토크프로그램에 출연 안 하기로 유명한 연예인 중 한 명이다. 그런 A양이 드라마 홍보를 위해 토크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큰 결심을 했다.

기자는 A양 매니저 L실장으로부터 “드라마 시작을 앞두고 홍보 차원에서 모 토크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고 정말 재밌었다”는 말을 듣고 평소 토크프로그램 출연을 꺼리는 A양이 무슨 얘기를 어떻게 풀어놓았을까 궁금해 하며 방송 날짜를 기다렸다.

방송 당일 TV를 지켜 본 기자는 ‘A양이 왜 저 프로그램에 나갔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요점부터 말하자면 TV에 A양의 얼굴이 다른 게스트들과 겹쳐 몇 번 비칠 뿐 출연 분량이 거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이 끝나고 A양 매니저 L실장이 식식거리며 화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기자가 “촬영 재밌게 잘했다더니만 출연 분량이 왜 이러냐”고 물었더니, 잠시 뜸들이던 L실장은 “아무래도 그 부탁 때문에 PD가 기분이 상해서 통편집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실장은 녹화가 끝나고 있었던 일을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이날 녹화 내용 중 “예전에 A양이 연예인 O군과 사귄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사실이냐”라는 질문이 있었던 것. A양은 O군과의 루머에 대해 해명했고 녹화는 잘 마무리됐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후 O군과의 루머가 다시 입방아에 오르는 것이 싫었던 A양은 L실장을 시켜 O군과 루머 이야기는 편집해줄 것을 제작진에 요청했다. 이에 제작진은 “편집은 제작진 권한이다.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라”고 L실장에게 말했고, 소속 연예인 보호가 먼저인 L실장은 “꼭 편집해 달라”는 부탁의 말을 남기고 방송국을 나섰다.

L실장은 “O군과 루머 얘기만 빼달라고 부탁했는데 제작PD가 기분이 상해서 A양 출연 분량을 전부 들어낸 것 같다”고 전했다.       



토크프로그램 제작진
자극적인 이야기 소재 찾아

월요일에는 <놀러와>에서 주변 연예인들의 뒷담화를 늘어놓고, 화요일에는 <강심장>에서 자신에게 대시한 연예인들의 이니셜을 밝히고, 수요일에는 <무릎팍도사>의 질문공세에 과거 스캔들의 진상을 밝히고, 목요일에는 <해피투게더>에서 자신의 신변잡기를 늘어놓는다.

연예인이 토크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데뷔기, 과거사, 연애사, 스캔들의 진상들을 밝히고 나면 인터넷 매체들은 방송을 친절히 중계하고 네티즌은 기사를 찾는 과정에서 그 연예인을 검색어 순위 1위로 만들어 놓는다. 이와 함께 토크프로그램의 시청률도 올라가게 된다. 때문에 토크프로그램 제작진은 조금이라도 더 자극적인 이야기 소재를 찾기 마련. 제작진에게 해묵은 A양과 O군의 루머를 들춰내는 것은 시청률 올리기에 더 없이 좋은 소재다.

사실 연예인들의 출연 분량 편집은 종종 일어난다. 드라마는 더 심하다.

모 드라마에 출연 중인 탤런트 B양의 매니저 K실장을 방송국에서 만났다. 인사를 나눈 기자와 K실장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B양으로 이어졌다. 기자는 “B양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다. 캐릭터도 이해가 안 된다”며 “B양에게 득이 될 것 같지 않은데, 왜 드라마에 출연했느냐”고 물었다.

기자의 질문에 K실장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유는 처음 연출자와 미팅할 때 연출자가 말한 B양의 캐릭터와 촬영이 들어간 후 캐릭터가 다르다는 것.

K실장은 “첫 미팅 때 연출자가 ‘B양의 캐릭터는 성격도 강하고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서 출연을 하게 됐다. 그런데 막상 대본을 받고 촬영에 들어가고 보니 예전에 보여줬던 캐릭터와 비슷했다”고 전했다.

처음 의도와 달라 기분이 상할 때로 상한 B양과 소속사 측은 고심 끝에, 연출자와 작가를 찾아가 “왜 처음에 말한 캐릭터와 다르냐”고 따져 물었고, 연출자에게 “작가와 고민을 해 봤는데 B양이 그동안 보여줬던 밝고 명랑하고 푼수 같은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 같아 그대로 가기로 했다”는 답을 들었다.

연기자-연출자-작가
기 싸움 ‘팽팽’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에서 탈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출연을 결심했던 B양과 소속사 측은 연출자의 말에 “그런 일은 당연히 연기자와 상의를 해서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시 물었고, 연출자는 “캐릭터 변화는 연출자와 작가가 상의해서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 드라마 시청률과 연기자 모두를 위한 것이니 잠자코 따라오면 된다”고 역정을 냈다.

연출자의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한 K실장은 ‘더 이상 말을 해봐야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에 사무실을 박차고 나와 버렸다. 그 때문이었을까. B양은 비중도 차츰 줄기 시작했고, 촬영장에서 처우도 달라졌다.

출연 분량 편집은 종종 있는 일…드라마는 더 심해
탤런트 B양 캐릭터문제로 PD와 싸우다 드라마 하차

K실장은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촬영이 이어진다. 그런데 딱 한 신만 찍는다. 이런 일이 몇 주 째 이어지고 있다. 주어진 분량은 적고 다른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집중하기가 어렵다. B양이 허탈해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B양의 박탈감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B양이 맡은 캐릭터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매력의 소유자로 설정됐다. 극의 중심이 되는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 사이를 오가며 복잡한 삼각관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했다. 그러나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을 바라보는 캐릭터로 비중이 축소됐고, 단순한 분량의 문제를 떠나 이 같은 역할 자체가 설득력 있게 그려지기 힘들 정도가 됐다.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 K실장은 급기야 연출자를 찾아가 드라마에서 빠지는 것으로 해달라고 했고, 연출자는 결정을 받아 들였다.

K실장은 “드라마에서 빠지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작가가 대본 작업 중인 것으로 안다. B양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다른 작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연진과 제작진, 작가 사이에 갈등이 있기 마련. 그러기에 작가와 배우는 등장인물의 성격, 대사 행동을 충분히 상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의견합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치닫기도 한다. 드라마 촬영을 하다보면 얽히고설킨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대단하다. 드라마 방영 중 이처럼 연기자-연출자-작가의 기 싸움으로 인해 분량이 줄어들거나 아예 하차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