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

2017.04.24 09:20:46 호수 0호

권용철 저 / 김영사 / 1만2800원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동양의학인가 서양의학인가, 또는 통합적 측면에서 보는가 아니면 정밀한 과학적 분석에서 보는가 등 각각의 시각에 따라 질병에 대한 처방은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인체가 환경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적응하며 어떻게 살아남는가라는 관점에서 건강을 바라보는 것을 진화의학, 또는 적응의학이라고 한다. 
저자 로빈 박사는 정신과 전문의였던 당시, 미국과 캐나다에서 비만과 식이장애를 공부하면서 진화의학을 접했다. 단편적인 치료 방법의 한계를 느끼던 때에 질병의 근원을 탐구하는 진화의학에 매료되어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고, 각기 다르게 적응해온 인체에 동일한 건강관리법을 적용하는 것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건강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잘못된 선택과 처방으로 병을 하나둘 얻고 아파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이 어떤 체질과 어떤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지 바로 알고 그에 맞는 건강관리법을 찾아낼 것을 강력히 권고하는 책이다.
진화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아토피, 암, 난임, 고혈압, 비만, 스트레스, 노화 등 갖가지 질병들을 얻는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이 책은 인간이 생존과 진화의 과정 속에서 어떤 이유로 병을 얻게 되었는지, 시간을 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지구 반대편의 안데스 산맥의 한 부족 마을로 여행하기도 하며 그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이뿐 아니라 현대인들의 잃어버린 건강과 수명을 회복하는 식사법, 생활습관, 운동법, 마음가짐에 대한 특별하고도 명쾌한 처방들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진화의학’을 전문적으로 소개한 책은 종종 있었지만, 우리가 가진 건강에 대한 아주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물음들을 쉽고 재미있게 푼 국내 저자의 책은 이 책이 최초이다.
이 책은, 우리가 병을 얻은 이유가 몸이 생활습관을 따라잡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본다. 즉, 몸은 아직 원시시대의 아날로그 수준인데 생활습관은 고도로 발달된 현대시대인 데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몸은 거친 채소조차 아직 스스로 소화하지 못해 장내세균들의 도움을 받아 소화시켜야 하는데, 좋은 유익균을 많이 먹어야 한다며 비싼 비피더스만 계속 사 먹는다. 결국 장내세균 불균형 문제로 우리 몸은 면역에 취약해지고,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또 우리 몸은 여전히 사냥에 성공할 때까지 배고픔을 참아야 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배가 고프기도 전에 정해진 시간에 맞춰 밥을 먹고는 각종 염증과 비만에 시달린다.
이 책은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우리 몸이 기억하고 있는 유전자의 메시지를 주의 깊게 살필 것을 권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TV 광고나 매체에서 소개하는 건강관리법에 귀 기울이기보다 가족들의 히스토리, 가족의 생활사, 부모님이 드시던 것, 가족 병력을 살피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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