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을 빌려드립니다”
하루하루 치솟는 물가에 너나 할 것 없이 깊은 한숨이다. 용돈 받아쓰는 대학생이나 청소년들의 주머니 사정도 궁핍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아르바이트에 학생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키스 아르바이트’다.대학생 P군이 인터넷 블로그에 ‘키스 알바(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경기도 △△시에 거주하는데 ‘키스 알바’를 구하고 있어요. 인근 지역까지 원정 가능합니다. 저는 21살이고요. 하루종일은 10만원 주시면 됩니다. 010-22××-××××로 전화주세요. 장난전화 사절입니다.”
‘키스 알바’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도 무궁무진하다.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이들 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이들의 목소리까지 득세다.
“중3인데 키스 알바를 너무너무 하고 싶어요. 그거 해도 법에 안 걸리나요?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시는 분은 쪽지 주세요. 농담, 욕설 마세요. 진지합니다.”
키스만 전문적으로 하는 키스방에 여대생들 문의 쇄도
‘하루 5만원’ 블로그 등 일대일 만남 성행, 원정 강행도
“경상남도 쪽에서 키스 알바하실 여성분 구합니다. 저는 17살이고요. 13~17살까지 가능합니다. 하루종일은 5만원 드리고요, 여성분이 예쁘시면 돈 더 드릴게요. 적극적이셔도 더 드리고요. 010-27××-××××로 연락주세요.”
온라인에선 블로그와 이메일 등을 통해 일대일 만남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오프라인에선 이미 알려져 있는 키스만 전문으로 하는 ‘키스방’에 일부 여대생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키스방’은 여종원들이 남자 손님과 그야말로 ‘키스’만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대학생 M(22)양은 두 달 전부터 서울의 한 ‘키스방’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가 ‘키스방’ 아르바이트에서 일하는 목적은 돈 때문이다.
“일하는 시간과 노동력에 비해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요. 호프집 서빙, 신발판매 등의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많아봐야 하루 3~4만원 버는 게 다였거든요. 일하는 시간은 절반인데 돈은 두 배에서 세 배를 버니까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더군요.”
그녀는 학교 수업을 마치면 곧장 ‘키스방’을 찾는다. 그때부터 새벽 2시까지 보통 15명 안팎의 낯선 남자와 키스를 한다. 손님이 바뀌는 30분마다 양치질과 가글을 하면서 대기한다. 손님에게 가글을 주문하는 것은 빼놓지 않는 순서다.
“처음에는 모르는 남자와 키스를 하는 게 찝찝했는데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참을 만했어요. 손님은 직장인들이 많고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가 가장 많아요.”
그녀는 “성관계는 절대 하지 않고 (내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슴 만지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장담이었다.과연 문제가 없을까.
서울의 일선 경찰서 한 관계자는 “키스만 하는 것을 두고 처벌하는 것은 좀 애매하다”면서도 “직접적인 성행위나 유사성행위 여부 등이 이뤄지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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