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은 그만, 품질로 승부!

2016.11.28 09:32:59 호수 0호

B+프리미엄 점포가 뜬다

올해 창업시장의 화두는 ‘가격 대비 품질’(가성비)이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착하다’는 달콤한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가성비 트렌드가 너무 강하다보니 때로는 가격파괴 전문점도 가성비가 높다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창업 전문가들은 가성비 트렌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진단한다.



최근에는 가성비를 추구하면서 고객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미묘한 트렌드의 변화가 감지된다. 대중제품에 고객이 인정할 만한 가치가 더해진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B+프리미엄’이라고 명명했다. 남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합리적 가격에 판매한다는 콘셉트다. 가격 경쟁 대신 품질을 높여 고객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이는 점포의 수익성도 높이면서 고객 만족도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술력이 전제돼야 한다.

새로운 전략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인근에 있는 캐주얼 다이닝 일식 전문점 ‘미타니야’는 대표적인 B+프리미엄 점포로 꼽힌다. 2007년 오픈한 이 점포는 현재 이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 300m²의 규모에 하루 평균 평일은 300~ 400명, 주말이나 휴일은 500~ 600명의 손님들이 찾고 있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은 가족 외식 장소로 인기가 높아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힘들 정도다. 

요즘같이 극심한 불황에도 매출이 떨어지지 않는 비결은 뭘까? 다름 아닌 특급 호텔급의 최고급 일식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포는 고급 일식을 대중화해 국내 일등 일식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식자재는 가장 좋은 것을 사용한다. 모든 사시미 재료와 기타 대부분의 식자재는 매일 아침 배송 받아 당일 소진한다. 대부분 국내에서 제일 좋은 것을 쓰고, 최고의 식자재와 맛을 추구하다보니 일본에서도 가장 품질이 좋은 식자재를 구하기도 한다. 

대신 소비자 가격은 특급호텔 대비 절반 이하로 저렴하다. 4인 가족이 저녁 외식으로 푸짐하게 먹어도 10만원 정도면 된다. 특급 호텔 못지않은 맛과 품질로 호텔 식사로 치면 가격대가 20~ 30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보면 된다. 이 점포는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아니라 10년간이나 줄곧 잘 되고 있어 프리미엄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대표적인 점포다.


점포의 수익성, 고객만족도 모두 잡아
매장 리뉴얼로 분위기 바꾸어 변화도

카페베네 리뉴얼 매장인 ‘카페베네 청담역점’ 역시 B+프리미엄 매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풍부한 맛과 향의 커피와 그 이상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감성의 공간을 추구한다는 콘셉트로 문을 연 청담역점은 연일 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카페베네의 과거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 지 주목 받을 정도다. 올해 들어 카페베네는 워드마크와 엠블럼을 교체하는 등 BI를 새롭게 하면서 재도약의 준비를 마쳤다.

카페베네 청담역점은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에 맞게 회의용 테이블을 마련, 안락한 의자와 도서관 실내에 있는 듯한 인테리어 분위기를 연출했다. 동네 사랑방 같이 포근하면서도 현대식 인테리어로 도심 속의 오아시스를 연상케 한다. 공간 가치를 구현하는 플랫폼 브랜드로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가격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맛과 품질, 인테리어 분위기, 고객 서비스는 크게 향상시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했다.

특히 커피 맛과 향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평가다. 에디오피아, 콜롬비아, 브라질 등 전 세계 최고급 커피 생두를 수입해 커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선 로스팅, 후 블랜딩해 최상급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강하게 태워서 내는 억지스러운 맛이 아니라, 커피 고유의 은은한 맛과 향을 풍겨 스스로에 대한 자기애와 자부심 강한 현대인들을 유혹한다. 게다가 126가지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베이글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는 커피 전문점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제버거 프랜차이즈 ‘토니버거’도 최근 야심찬 신 메뉴 3종을 출시하고 B+프리미엄 트렌드를 겨냥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토니버거 신 메뉴는 영양이 가득한 곡물 번에 풍부한 육즙의 두툼한 패티를 활용한 ‘치즈쓰리스타버거’ 3종이다. 고소한 모짜렐라 치즈가 넘쳐흐르는 개성 넘치는 비주얼로 출시 직후부터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육즙이 넘치는 두툼한 패티와 부드럽고 볼륨감 넘치는 영양 만점 곡물 번에 고소한 모짜렐라 치즈의 풍미를 가득 느낄 수 있는 수제버거이다. 

이번 신 메뉴가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프리미엄 수제버거로 글로벌 브랜드인 쉐이크쉑버거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쉐이크쉑버거의 인기는 뉴욕 명물이라는 유명세 때문이기도 하다. 일종의 유명 브랜드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자 내실 따져

음료와 함께 먹는 세트 메뉴 가격은 1만원을 훌쩍 넘는다. 게다가 양이 적어 한끼 식사대용으로 하기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토니버거 신 메뉴는 품질도 높고, 한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가격은 치즈쓰리스타버거 단품이 6900원에서 시작하며, 음료가 추가되는 콤보는 7900원, 후렌치후라이와 음료가 추가되는 세트 가격은 8900원에 판매한다.

이처럼 B+프리미엄 매장은 시장 틈새를 비집고 속속 생겨나고 있다. 브랜드 유명세를 쫓는 소비자 중 많은 수는 결국 내실을 따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대의 B+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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