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화장품’ 신세계·신라면세점 입점 의혹

2016.11.14 11:33:42 호수 0호

청와대 입성에 ‘바늘구멍’ 면세점도 “오케이”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최순실 불똥’이 면세점에도 튀었다. 최씨가 밀었던 화장품이 문제.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 입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혜 의혹이 짙다.



최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해당 성형외과 원장과 관련된 화장품 회사 브랜드가 국내 유명 면세점 2곳에 입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 최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석연찮은 선정 배경

문제의 회사는 ‘존제이콥스(John Jacobs)’. 존제이콥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20년 동안 VVIP를 대상으로 뷰티 클리닉을 운영 중”이라며 “각종 레이저, 필링 시술 기술을 보유한 메디컬 스킨케어 전문 회사”라고 자사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2007년 태평양 연구원 출신의 화학자들과 함께 메디컬 코스메틱 브랜드 ‘제이프라스(J+PRAS)’를 론칭해 제품을 판매해왔다.

최씨 모녀가 잘 가던 성형외과의 원장은 존제이콥스 대표의 매형으로 알려졌다. 그는 존제이콥스 제품 개발 및 사업 확대에 깊숙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인연 때문일까.

올 초까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보다 주로 병원 등에 납품했던 존제이콥스는 지난 2월 청와대가 ‘제이프라스 로얄 노미네이션’ 제품을 외교부 등 관계 부처에 명절 선물로 돌리면서 ‘대통령 화장품’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존제이콥스 대표는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프랑스 해외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선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생 브랜드 제품의 청와대 입성 배경이 석연찮다는 것. 최씨가 중간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게 유력한 가정이다. 더구나 존제이콥스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면세점에도 입점해 의혹을 더했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존제이콥스는 지난 5월 서울 명동 신세계면세점, 7월엔 장충동 신라면세점에 들어갔다. 신세계면세점은 면세점 개장과 동시에 중소·중견기업 코너인 K뷰티존에, 신라면세점의 경우 중소·중견기업 제품을 모아 놓은 가판 매장과 온라인면세점에 자리 잡았다.

최순실이 중간서 모종 거래 의혹
청와대 납품하면 만사 오케이?

아무리 청와대서 선택한 화장품으로 유명세를 탔다고 해도 신생업체로선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통상 면세점에 입점하려면 업력이나 브랜드 가치가 인정돼야 가능하다.

이 대목에서 다시 최씨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존제이콥스의 면세점 입점에 최씨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업계 관계자는 “2월 청와대 납품, 5월 신세계면세점 입점, 7월 신라면세점 입점…특혜가 아니고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중소기업이 면세점에, 그것도 신생업체가? 철저히 조사해야 된다”고 말했다.

두 면세점은 청와대나 최씨와의 관계를 강하게 부인했다. 특혜는 전혀 없었다는 것. 그러면서 서로를 믿었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웠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청와대에 납품한 사실을 신뢰했다”고 해명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청와대가 쓰고 다른(신세계) 면세점에도 입점돼 있어 믿었다”고 설명했다.

최씨와 관련된 면세점 의혹은 다음달 중순 예정된 추가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 4곳(대기업 3곳, 중소·중견기업 1곳)의 면세점 특허권 심사엔 롯데와 SK, 신세계, HDC신라, 현대백화점 등이 출사표를 냈다.


이중 현대백화점을 제외한 4개 기업에 모두 ‘최순실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수십억원씩 거액을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것. 이런 상황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덜컥 준다면 특혜란 뒷말이 나올 게 뻔하다.

추가 선정에 영향

관세청은 운영인의 경영능력,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 주변환경요소,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등을 평가한다. 물론 여기엔 기업의 도덕성과 관련된 항목은 없다. 그래도 워낙 사안이 사안인 만큼 ‘최순실 불똥’이 대형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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