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재벌후계자 체크(25)보령그룹 김은선

2011.03.08 10:35:01 호수 0호

여식 무한사랑…회장님은 ‘딸바보’

한 나라의 경제에서 대기업을 빼곤 얘기가 안 된다. 기업의 미래는 후계자에 달렸다. 결국 각 그룹의 후계자들에게 머지않은 대한민국 경제가 걸려있는 셈이다. 잘 할 수 있을까. 우리 경제를 맡겨도 될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재계 ‘황태자’들을 체크해봤다. 스물다섯 번째 주인공은 보령그룹 김은선씨다.



‘딸만 넷’ 장·4녀 경영 전면… 나머진 전업주부
사실상 승계 작업 마무리 “주력사 나눠 핸들링
”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 칸다신사에 위치한 묘진회관. 김승호 보령그룹 회장의 자서전과 경영 에세이를 묶은 전자책 <마이 드림, 헬시 소사이어티(My dream, Healthy society·나의 꿈, 건강한 사회)>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김 회장은 일본 경제인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자신의 후계자들을 소개했다. 바로 두 딸이다. 김 회장은 다음 날 열린 일본 경영인들과의 만남에도 두 딸과 동행,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게 했다.

2003년부터 실권 행사

올해 79세인 김 회장은 아직 은퇴하지 않았다. 여전히 그룹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다만 서서히 그 시기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이번 두 딸과 함께 한 일본행의 의미가 남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도 경영 승계에 대해 스스럼없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는 공적인 영역으로 회사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경영권 승계는 꼭 필요하다”며 “순리대로 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딸의 경영 능력에 대해선 “모두 경영을 잘 하고 있다”며 “어떤 때는 (나보다) 더 나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아들이 없다. 부인 고 박민엽 여사와 사이에 4녀(은선-은희-은영-은정)만 있다. 이중 장녀 은선(53)씨와 막내딸 은정(42)씨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은선씨는 그룹 주력 기업을, 은정씨는 핵심 계열사를 맡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딸들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차녀 은희씨와 3녀 은영씨는 경영과 멀다. 이들은 각각 의사, 외교관과 결혼한 전업주부로 회사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보령그룹은 김 회장의 두 딸을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됐다”며 “장녀와 4녀가 2003년 김 회장으로부터 경영 실권을 사실상 넘겨받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그룹이 본격적인 2세 체제로 돌입한 것은 2년 전이다.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은선씨는 1986년 보령제약에 입사해 마케팅, 기획 등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00년 보령제약 회장실 사장을 역임한 뒤 2001년부터 그룹 부회장으로 일하다 2009년 1월 회장에 올랐다. 현재 보령제약 대표이사 외에도 (주)보령, 보령바이오파마, 비알네트콤, 보령수앤수 등의 계열사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그룹 측은 은선씨에 대해 “그룹 혁신 활동인 ‘이노 비알(inno-BR)’을 주도하는 등 제약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정씨도 언니 은선씨와 함께 그룹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가톨릭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받은 후 1994년 보령제약에 입사해 1997년 보령메디앙스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맘사업본부장, 패션유통사업본부장 등 실무를 거쳐 2009년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보령메디앙스 대표이사, 보령바이오파마 임원으로 있다.

지분도 이미 정리

회사 측은 “(은정씨는) ‘타티네 쇼콜라’ ‘오시코시’등의 의류 브랜드를 들여오는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메디앙스를 유아업계 선두 기업으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지분도 이미 정리된 상태다. 김 회장의 주식이 딸들에게 넘어간 것.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주)보령의 최대주주는 은선씨로 45%를 갖고 있다. 이어 나머지 세 자매가 똑같이 15%씩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단 한 주도 없다. 은선씨는 보령제약(12.13%)과 보령바이오파마(0.4%) 지분도 있다. 보령그룹은 7개의 계열사가 있다.

건강식품과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주)보령은 ▲겔포스·용각산으로 유명한 보령제약(29.28%) ▲출산·유아용품 전문업체 보령메디앙스(24.68%) ▲백신과 제대혈 보관 사업을 하는 보령바이오파마(33.7%) 등의 자회사들을 직접 지배하고 있다. 그 밑으로 보령수앤수, 킴즈컴, 비알네트콤 등을 두고 있다. 은정씨는 25.22%의 지분율로 보령메디앙스 최대주주다. 보령메디앙스는 보령제약(5.32) 주요 주주로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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