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긴장 “춘추전국 시대 오나”

2011.03.08 10:09:04 호수 0호

KB국민카드, 전격 분사 선언

카드사들 치열해질 경쟁에 대비

KB국민카드가 분사를 선언해 카드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출범과 동시에 시장 점유율 2위로 등극할 전망이어서 업계 선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내수동 사옥에서 설립식을 갖고 국민은행 내 카드사업 부문에서 전업카드사로 출범했음을 선포했다. 카드사태 여파로 지난 2003년 9월 KB국민은행에 흡수된 지 8년 만의 일이다.

이날 설립 기념식에서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전업계 카드사들이 자동차나 가전회사 등과 제휴한 포인트 선할인 제도로 캡티브 시장을 공략했듯 (KB국민카드는) 대출 상품에 대한 원금 선할인 제도인 ‘금융 세이브 서비스’를 통해 상실된 시장 지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사장은 “모바일카드 등 카드와 통신이 결합한 서비스 모델을 다각화하는 한편 금융지주 차원의 다른 업종 업무 제휴에도 참여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또 “고객 가치 창출은 단편적인 마케팅 판촉이나 상품 서비스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와 마케팅 채널 등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고객 지향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KB국민카드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카드사업 부문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산 12조4000억원, 카드 이용 실적 65조원, 회원 수 1051만여명, 가맹점 수 211만여 개에 이른다. 여기에 국내 최대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국민은행 지점망까지 합칠 경우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현재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시장 점유율이 20%대 초반, KB국민카드 점유율은 14%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도 10%대 초반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가 국민은행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전업계 카드사의 비중은 69.5%로 높아졌다. 전업계 카드사들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된 셈이다.

카드사들은 치열해질 경쟁에 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카드, 삼성카드, 하나SK 등 5개 전업계 카드사들은 올 들어 총 1조2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KB국민카드 등의 공격적 행보를 대비해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카드는 신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부서장급 이상은 거의 매일 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삼성카드도 KB국민카드 출범을 앞두고 대응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다양한 내부 기획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의 출혈 경쟁에 대비, 카드론 대손충당금을 2배나 더 쌓게 하거나 과다한 포인트 영업 비용을 제한하는 등의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 측 관계자는 “KB국민카드의 분사가 카드업계의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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