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민주당 참패 시나리오

2011.02.15 09:34:26 호수 0호

지난해  야권 단일화 당시 ‘차기 양보’ 약속
순천·김해 뺏기고 강원·분당 놓치면 ‘참패’



지난해 10월3일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대표. 취임 후 치르는 첫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꿈꾸는 그가 당 대표 직함으로 치르는 처음이자 마지막 선거가 될 확률이 크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통령선거 1년 전 당 대표 감투를 던져야 당내 예비 후보에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손 대표 입장에서는 오는 4·27 재보선 선거가 대표 명운을 건 ‘마지막 전투’가 될 수 있다. 이른바 ‘손학규 4월 위기설’을 정면으로 돌파해야 되는 입장이지만 상황은 손 대표에 그리 녹록치 않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야권연대를 이루면 모든 선거구에서 다 이길 수 있다”면서 민주당에게 4·27 재보선에서 ‘순천’ ‘김해을’ 지역구의 양보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지난 7·28 재보선 당시 ‘앞으로 있을 재보선에서 다른 정당을 우선 배려한다’고 했다”면서 “약속했던 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순천은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당선되지 못한 곳”이라면서 “민주당이 순천 양보라는 진전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호남·광주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이 밝히면서 ‘분당을’ 지역은 민주당에게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원도지사 단일 후보와 관련해 “4·27 재보선의 야권연대로 강원도민의 열망을 다시 실현시키겠다”라면서 민주당을 압박했다.

순천-민노 , 김해-참여 군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출범한 국민참여당 주장도 큰 틀에서는 민노당과 마찬가지다.


참여당이 이번에 눈여겨 보는 곳은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가 위치한 ‘김해을’ 지역구. 이를 위해 오는 3월 12일 전당대회를 서울이 아닌 김해에서 열기로 하는 등 이번 재보선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아직 원내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참여당은 그 어느 정당보다 ‘원내 1석’ 확보에 대한 욕구가 크다. 향후 진행되는 야권연대 핵심축이 되기 위해서 이번 선거에서 국회의원을 반드시 배출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원내 진입을 발판 삼아 국회 내 기자회견장인 ‘정론관’을 적극적으로 활용, 내년 4월 총선에서는 ‘원내 교섭 단체’를 이뤄낸다는 포부도 밝혔다.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을 필두로 참여당의 장기인 ‘입담’을 과시하려면 아무래도 자유로운 정론관 활용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라도 참여당은 투표 직전 최종 시점까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한 ‘원내 진입’의 꿈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진보 계열의 강력한 열망을 민주당이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야권연대와 관련 “4월 재보선에서 승리를 위한 연합·연대를 하겠다”면서도 “후보 중에서 누가 가장 당선 가능성이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 민주당은 오는 4·27 재보선에서 3승1패를 해야 본전이다. 분당을을 제외한 나머지 강원도지사 선거 및 김해을, 순천 지역 국회의원 선거는 본래 민주당 승리 구역이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4개 지역 중 2곳 이상의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만에 하나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올 경우 손학규 대표가 받는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강원도를 찾아 지역 민심을 살폈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텃밭’으로 여겨왔던 강원도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당선돼 더 이상 여당 텃밭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강원도에서 안보 장사로 선거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면서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동정표까지 기대돼 해볼 만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이 같은 지역 분위기를 파악, 기민하게 움직여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관련 특위 구성도 마친 상태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차원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돕기 위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특위’를 구성했다. 손 대표가 당내 특위위원장을 직접 맡아 16~1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실사단 방문 때 강원도에서 유치 활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 최소 2곳 방어해야

하지만 정작 강원도지사 후보 영입과 관련, 큰 소득을 거두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 6일 손 대표와 이 전 지사가 함께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를 만나 직접 출마를 설득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나라당 강세인 경기도 분당을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곳 중 두 곳 이상 승리하지 못하면 오는 재보선은 민주당 패배로 귀착된다. 민노당에 순천을 양보하고 김해도 참여당에 양보한 상태로 강원도지사, 분당을 선거에서 한나라당에게 패한다면 민주당은 4전 전패를 기록하게 된다.

어느새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4·27 재보궐 선거. 야권연대와 민주당 ‘본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손 대표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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