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묻힌' 메디힐 마스크팩 논란

2016.09.05 11:37:31 호수 0호

상장 앞두고 터진 돌발 악재에 '헉'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얼마 전 인터넷상에 메디힐 마스크팩 포장 과정서 위생이 불량하다는 글들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졌다. 글과 함께 올라온 영상에는 집에서 맨손으로 마스크팩을 접어 넣는 모습까지 담겨있어 충격을 줬다. 파급 효과가 큰 인터넷서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메디힐 측에서는 사과문을 올리며 즉각 대응했지만 불신이 쌓인 사람들은 등을 돌리는 추세다.



지난 6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메디힐, 너마저 그럴 줄 몰랐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과 함께 첨부된 동영상 속에는 누군가가 맨손으로 마스크팩을 접어 포장지에 넣고 있었다. 게시물을 올린 한 네티즌은 “상 위에서 맨손으로 마스크팩을 접는 것은 위생관념을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내용은 곧바로 온라인 상에서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비위생적인 마스크 제조에 충격을 받고 더 이상 마스크팩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반응도 많았다.

대응 빨랐지만…

메디힐 측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문제가 된 제품이 당사의 WHP 마스크팩임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책임을 통감하며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힘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 이후 메디힐은 제품의 안정성 및 위생 시스템까지 직접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제조공장 견학 체험단을 모집했다.

메디힐에 따르면 수작업이 포함된 마스크팩 공정은 제품을 제조하는 공장에 위치한 ‘클린 룸’에서 작업이 이루어진다. 멸균작업이 이루어진 클린 룸에서 마스크, 위생 장갑, 머리 비닐 팩 등을 착용하고 철저히 위생을 지키며 마스크팩을 접는 과정을 진행한다. 이 과정을 공개한다는 것이다.


메디힐 측에선 이번 논란이 된 사진의 제품에 대해 한 공장서 작업량 과다를 해결하기 위해 계약을 어기고 불법 아르바이트를 고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보면 현재에도 “누구나 쉽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마스크팩 접기 알바’를 구하는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부업 인력을 모집하는 곳에 따르면 초보자면 하루 1500장, 이틀간 3000장을 접어야 한다. 관계자는 “돈이 얼마 안 되는 부업(장당 5원)이라 차로 10분 이내 거리 거주자만 팀원으로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주문량이 많아 하루 이틀 단위로 회사 납품이 이뤄지니 되도록 빨리 와달라. 마스크팩 접기는 배우는 데 1분도 안 걸린다”고도 부연했다.

이렇게 모집하는 부업 팀은 짧게 운영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헤쳐 모여’ 식으로 바로 구성됐다 흩어지는 것.

가정집 맨손포장 부업…비위생 지적
“즉각 인정하고 사과” 불법알바 추정

마스크팩 접기가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까닭은 사람 손이 기계보다 빠르고 정밀하기 때문이다. 원가 절감, 생산 효율을 이유로 마스크팩이 위생 감시망이 전혀 없는 가정집 부업 일감으로까지 들어간 것이다.
 

하청업체는 이렇게 접은 마스크팩을 포장지 봉투에 넣어 원청(본사) 공장으로 보낸다. 본사에선 마스크팩 멸균, 에센스 충진 후 안전점검(미생물 테스트)을 거쳐 제품을 완성한다. 포장 상자를 접고 제품을 넣어 배달 상자에 넣는 작업도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메디힐 관계자는 “일부 공장서 계약에 어긋나는 행동을 저질러 일어난 일이지만 메디힐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구매한 고객들이기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러한 일이 벌어져서 굉장히 유감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본사 차원에서 해결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마스크팩과 공장에 대한 사후처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문제가 된 공장에 엄중한 경고를 했고 당시 생산했던 제품은 전량 폐기처분했다”면서 “환불이나 교체에 관한 문제도 책임지고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런 메디힐의 대응에 신뢰를 잃은 사람들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눈치다. 아직까지도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물질이 나왔다” “믿지 못하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번 등을 돌린 사람들을 달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한 불신

한편 메디힐을 제조 유통하는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상위 20개 제조판매업체 생산실적서 1252억원을 생산해 9위에 올랐다. 특히 클리니에 N.M.F 아쿠아링거 앰플 마스크는 지난해 134억원어치가 생산돼 화장품 생산 상위 20개 품목 중 10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상위 20개 중소기업 생산 품목 리스트에서도 엘앤피코스메틱의 N.M.F 아쿠아링거 앰플 마스크가 519억원어치를 생산해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과 중국 등에서 대표 마스크팩으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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