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목사' 고 박형규, 하늘로 떠나다

2016.08.25 15:47:12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 박형규 목사가 지난 18일 오후 5시30분경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박 목사는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에 앞장선 인물로, 빈민 선교와 인권운동 등에 헌신하며 ‘길 위의 목사’로 불렸다.



박 목사는 1959년 서울 공덕교회 부목사로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1960년 4·19 혁명 당시 학생들이 거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에 충격을 받아 교회 바깥에서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박 목사는 1973년 4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플래카드와 전단을 배포하려다 내란예비음모죄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른바 남산 부활절 사건이다. 이어 1978년 2월에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3·1 민주선언을 발표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옥고를 치렀다.

언제나 민주화운동 맨 앞자리에 서있던 박 목사는 자신의 저서의 제목처럼 ‘행동하는 신학, 실천하는 신앙인’의 삶을 평생 살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피 흘리는 학생에 충격
평생 민주화운동에 투신

박 목사의 빈소에는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많은 정치계 인사들이 찾아 조문했다.


지난 22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으로 치러진 박 목사의 장례예배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안동교회 유경재 원로 목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조화순 목사는 장례예배에서 “박 목사는 마음이 따뜻했던 목회자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설교를 한 김상근 목사는 “박형규 목사는 시대의 불의에 누구보다 앞장서 저항했다”며 “우리 후배들이 목사님의 삶을 따라 살아가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목사는 “우리 모두 ‘박형규’가 돼 실천하는 신앙인으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박 목사의 저서로는 <해방의 길목에서> <해방을 향한 순례> <파수꾼의 함성>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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