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최연소' 명예의 전당 입성 '풀스토리'

2016.07.18 09:41:58 호수 0호

그녀~ 드디어 전설이 되다!

박인비가 지난달 10일(한국시간) 만 27세10개월28일의 나이로 미LPGA투어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멤버가 됐다, 역대 최연소이자 아시아선수로는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 박인비의 최연소 명예의 전당 가입을 즈음한 다양한 소감과 현재 상황을 종합해 봤다.



박인비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사할리 골프클럽(파71·6624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1라운드를 1오버파 72타로 끝내 명예의 전당 가입 요건을 채웠다.

“가정 이루고파”

박인비가 이날 18번 홀을 끝내자 가족은 물론이고 박세리, 안니카 소렌스탐, 줄리 잉스터, 카리 웹 등 ‘명예의 전당’멤버들이 모두 나와 축하를 했다. 박인비는 “예상보다 빨리 꿈을 이뤘으며 이 자리에 오기까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박인비는 “오늘 아침 무척 떨렸다. 메이저대회에 나갈 때도 이렇게 떨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이 감정은 매우 매우 특별하다. 명예의 전당 가입을 즐길 것이다”며 “힘든 순간들도 있었고, 아주 성공적인 순간들도 많았다”는 박인비는 “그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LPGA투어에서 총 17승을 거뒀다. 겉으론 마냥 화려해 보이지만 프로 인생 10년은 굴곡이 많았다. LPGA 데뷔 2년 차인 2008년 미국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4년간 슬럼프에 빠졌다.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부활의 서막을 알린 박인비는 2013년 메이저대회 3연승(63년 만)을 비롯해 한국인 최초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2015년엔 꿈에 그리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 조건을 충족했다.

박인비는 “좋은 경기를 하는 것도 나, 좋지 않은 경기를 하는 것도 나다. 부진했든 성공적이었든 지난 10년 동안 매 순간에 감사하다. 그것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통산 17승…메이저 7승 성과
지난 10년 노력이 맺은 결실

그러면서 박인비는 “내가 선수생활을 시작하면서 장애물 없이 성공적인 길만 걸어왔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예의 전당 입성 이후 선수생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박인비는 “지금 내가 얼마나 오래 경기를 할 것인가를 알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얘기할 것이다”라며 “그러나 그 후에 선수생활을 지속할지 은퇴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인비는 “2주 전 같았으면 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하다고 했을 텐데, 지금 상태라면 분명히 경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림픽까지는 아직 두 달이 남았고, 그때까지 손가락 상태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은 개인을 위한 경기가 아니라 나라를 위한 경기다. 만약 내 컨디션이 최상이 아니라면 올림픽에서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는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그 문제에 대해 고민 중이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했다.

지난해 LPGA 5승을 올렸던 박인비는 올 시즌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 허리 부상으로 한 달을 쉬었고, 최근에는 손가락 부상으로 잇달아 대회에서 기권했다. 지난달 볼빅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는 12오버파, 84타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4연패를 노리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도 역시 손가락 부상으로 부진해 결국 컷오프 됐다.

대한민국은 리우올림픽에 4명을 출전시킬 것이 확실시되는데, 현재 세계랭킹 상으로는 박인비(2위), 김세영(5위), 전인지(6위), 장하나(8위)가 상위 4명이고, 양희영(9위), 유소연(11위), 김효주(14위)가 뒤를 잇고 있다.

박인비의 리우올림픽 출전 여부를 두고 우려가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2위로 올림픽 출전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박인비는 “만약 최상의 컨디션이 아닐 경우 출전 자격이 되는 다른 선수에게, 대회에서 나보다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선수에게 기회를 양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인비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처음. 하지만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박인비의 컨디션을 지켜봐야 한다.

박인비는 또 “대략 3년 안에는 가정을 갖고 싶다”고 했다. 박인비는 지난 2014년 당시 스윙코치던 남기협씨와 결혼했다. 이미 결혼을 한 박인비가 ‘가정’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는 매주 대회장을 따라 이동하는 프로골퍼의 삶에서 조금은 떨어져 향후에는 가정생활에 더 충실하겠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또 다른 지향점

어쨌든 박인비가 “가정을 갖고 싶다”고 말한 건 그의 인생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박인비는 한국 선수 최초의 세계 랭킹 1위와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그리고 명예의 전당 입회까지 이룰 건 이미 다 이뤘다. 20대 초반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 박인비에게 닥친 첫 번째 위기 때는 ‘골프’를 통해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었지만 모든 걸 이룬 현재 시점에서는 골프가 아닌 ‘일반 삶’의 목표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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