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인생이 억울하고 한스럽다”

2016.06.30 16:01:25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1팀] 안재필 기자 = 마광수 연세대 교수가 오는 8월 말 정년퇴임한다. 퇴임을 맞은 타 교수는 ‘명예교수’로 새 시작을 여는 데 반해 그는 그렇지 못했다. 마 교수는 1992년 출간한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이라는 이유로 기소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중들은 소설가로서의 마광수를 ‘외설의 대가’로 기억한다. ‘윤동주’를 교과서에 오르게 할 만큼 대중적인 시인으로 부각시킨 그의 업적은 외설에 가려져 있다.

그는 건전한 사회를 위해서는 솔직함이 있어야 한다며 성(性)적인 욕망을 표현하고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또 마 교수는 “진짜 좋은 글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며 문학계에 만연한 지적 허영에 대해 커다른 반감을 나타냈다.

이를 증명하듯 독자들이 마 교수의 글을 말할 때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이 가독성이다. 그는 어려운 어휘, 복잡한 문장구조를 배제하고 최대한 쉽게 글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8월 말 65세 정년퇴임
솔직한 성 표현 화제

하지만 그는 그러한 노력과 업적에도 불구하고 징역을 통한 해직을 이유로 이제 교단과 이별을 고하게 됐다.


성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뤄 문단과 교수진들에게 이단 취급을 받아 지나온 세월을 돌이키며 마 교수는 “정년퇴임을 맞으니 내 인생이 너무 억울하고 한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마 교수의 퇴임에 아무런 행사가 없다는 점을 꼬집으며 “학교 측과 동료 교수의 따돌림 탓”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마 교수를 ‘윤동주와 기형도를 잇는 천재’라 부르며 열렬한 애정을 보내오던 제자들은 그를 위해 오는 8월 은퇴기념 산문집을 내기로 했다.

마 교수는 “더 이상 제자들을 가르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퇴임 후에도 저술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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