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별별’ 루머 수난시대

2010.11.16 10:41:01 호수 0호

“으악! 발 없는 말이 사람 잡네”

신인 아이돌 그룹 A 멤버 ‘강간돌’ 루머 확산
걸그룹 B 멤버 음란 채팅 영상 ‘진실여부’ 논란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각종 악성 루머에 시달리고 있는 것. 연예계에서 ‘루머’란 끊임없이 재생산되기 마련이다.

말이란 발이 달려 있어서 처음에 의도하지 않았던 곳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나중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당사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사실무근인 소문들이 일부 네티즌들의 손에서 손으로 퍼져가고 있다.

최근 신인 아이돌 그룹 A의 한 남성 멤버가 심각한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그룹의 한 멤버가 학창 시절 이른바 ‘일진’으로 비행을 저질렀다는 루머가 급속히 퍼졌다.

이 루머는 한 네티즌이 미니홈피에 올린 ‘틈만 나면 전화해 돈을 모아오라고 했다. 심지어 내 친구를 강간하기도 했다’는 글에서 비롯됐다.
 
이어 ‘학교 복도에서 이 멤버에게 호흡곤란이 올 때까지 폭력을 당했다’ ‘수학여행에 가서 성인비디오를 틀어놓고 음란한 행위를 보여줬다’는 내용이 추가돼 루머는 점점 확산됐다.



이 멤버와 고교동창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중학생 시절 비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들었지만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조용했다’고 증언하며 감쌌지만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루머에 대해 네티즌들은 ‘말도 안 된다. 터무니없는 루머일 것이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당장 활동을 그만둬야 하지 않나’ ‘내용만 보면 사법처리 감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녀시대, 컴백 때마다
다양한 루머에 시달려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 2일 만인 8일. 소속사는 악성 루머 최초 유포자를 잡았다고 밝히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성범죄까지 운운된 이번의 사건은 심각했다.

참다못한 이 그룹의 소속사는 최초 유포자의 신상을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넘기겠다고 밝혔지만 선처를 베풀었다고 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간단한 검색과정을 거치면 해당 그룹의 멤버가 누구인지 만천하에 공개된 상황이라 사태수습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해도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아이돌 그룹의 악성 루머 유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왜색 논란’ ‘티파니 왕따설’ ‘제시카 욕설’ 등 각종 루머에 시달렸던 소녀시대는 미니앨범 3집 컴백과 함께 세 가지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하나는 얼마 전 JYJ(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를 상대로 고소를 취하한 SM엔터테인먼트가 소녀시대를 한국에 불러와 활동시킴으로써 JYJ에 대해 쏠려있는 언론들의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려 JYJ에게 복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주장의 루머다.

다른 하나는 제시카와 2PM 택연의 연애설. 이는 인터넷 모 포털 카페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목격담이 전해지면서불거지기 시작했다. 또 다른 하나는 성형설. 예전에 갑자기 부은 얼굴로 방송에 나와 한 차례 뜨거운 논란이 되었던 티파니 성형설의 연장 루머인 듯 보인다.


걸그룹 B의 한 멤버는 과거 음란 채팅을 한 증거라는 정체불명의 영상이 인터넷을 떠돌았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 멤버와 닮은 소녀가 화상채팅 도중 속옷과 가슴 등을 드러내는 영상이 급속도로 퍼졌다. 일부 네티즌은 약 40여분짜리 이 영상에서 몇 초 가량 비쳐진 얼굴이 일치한다며 영상의 주인공이 이 멤버라고 주장했다.

당시 걸그룹 B의 소속사는 “동영상을 체크하고 본인에게 직접 확인도 해본 결과 영상 속 여성은 닮은 사람이다”며 “본인이 아닌데 더 이상 실명을 거론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9인조 아이돌그룹 ZE:A(제국의아이들)는 후속곡 루머에 휘말렸다.
지난 1월7일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ZE:A는 2월27일 MBC <쇼!음악중심> 방송을 끝으로 데뷔곡 ‘마젤토브(Mazeltov)’ 활동을 마무리지었다. 이후 팬사이트, 개인블로그, 공식 카페 등에는 “새 앨범 출시일이 14일이다” “다음 콘셉트는 삭발” “우울한 콘셉트에 수록곡은 두 곡”이라는 등 각종 루머가 양산됐다.

지나친 관심
때로는 ‘독’

당시 ZE:A의 소속사 스타제국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소문이 도는 것처럼 앨범이 출시된다거나 곡이 우울하거나 헤어 콘셉트가 삭발이라고 하는 소문은 사실 무근이다”고 밝혔다.
최근 일고 있는 연예계 악성 루머는 대부분 아이돌 그룹이 그 중심이다. 그 이유는 최근 대한민국 연예계가 아이돌 중심으로 움직이고, 아이돌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아이돌 만큼 그들의 악성루머와 과거사가 끊이지 않고 뒤따르고 있다. 아이돌 그룹을 둘러싼 악성 루머는 활동과 동시에 싹트는 경우가 많다. 최정상의 인기 그룹이 컴백했을 때는 물론이고 기대를 모은 신인들도 크고 작은 구설수에 시달린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악재는 종류도 다양하다. 멤버간의 불화설과 해체설 등 근거 없는 루머는 물론이고, 앨범과 관련된 표절과 스타일 논란, 심지어 도난 사고까지 다양한 악재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돌 그룹이 악성 루머에 자주 휩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지나친 관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관심이 때로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관심 표현이 부정적 에너지로 표출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다른 이유로는 안티 팬의 공격이 꼽힌다. 연예인 악성 루머의 생산 기지는 안티 카페. 인기 걸그룹 C의 인터넷 안티 카페에는 “2PM과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 싫다” “다들 성형수술 해놓고 자기들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꼴 보기 싫다” 등 C그룹 멤버들에 대한 각종 비방과 욕설, 그리고 이상한 모습으로 찍힌 사진들로 가득 차 있다.

루머는 활동과 동시에 싹 트는 경우가 많아 
연예인, 소속사, 팬 ‘속앓이’…활동 위축될 수도


이따금 방문한 진짜 팬이 비방과 루머에 반박하고 해명하는 댓글이라도 달면 안티 팬들이 나서 카페는 금세 사이버 전쟁터로 변하고 표현하기 힘든 막말과 욕설이 오간다.

인기 연예인이나 그룹에 공개적으로 안티 깃발을 올린 카페의 존재는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주요 인터넷 포털에서 잠깐만 검색을 해도 인기 아이돌 그룹과 가수, 배우에 반감을 나타내는 안티 카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안티 카페는 다양한 이유로 혹은 아무 이유 없이 그 연예인을 싫어하는 사람이 모여 그의 생김새부터 옷차림, 행동, 억양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것을 지적하고 감정을 표출한다.

연예인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 팬 모임이 과열되자 경쟁 관계에 있는 그룹이나 연예인을 비방하고 음해하는 데까지 나간 것으로 하나의 팬 카페가 동시에 다른 연예인의 안티 카페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이 많아지면서 팬들 간에도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면서 “안티 팬들이 컴백을 앞둔 타그룹과 관련된 악의적 소문이나 루머를 의도적으로 퍼트리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의 발달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접근이 용이하고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 공간은 아이돌을 매장시키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인터넷 세상이 루머의 온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인터넷의 발달과 네티즌의 활동이 인기의 한 축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소문과 루머의 확산지로 부각되면서 화살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각종 과거 비행 관련 사진과 글은 경험담처럼 꾸며져 네티즌의 클릭을 유도하지만 대개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나설수록 오히려 사건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와 소속사는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 필요

한 연예계 관계자는 “대중의 관심과 진심 어린 질책은 어린 멤버들도 달게 받아들이지만, 이유 없는 비난과 비방엔 쉽게 위축되기 마련이다”며 “수년 동안 땀 흘리며 노력한 끝에 무대에 선 만큼 따뜻하고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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