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소주 유해물질 논란 속으로

2010.11.02 09:46:21 호수 0호

질병 유발하는 ‘아스파탐’ 있다? 없다?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국내 대표 소주 업체 진로는 유해물질 미표기 의혹에 시달린 바 있다. 지난달 7일 있었던 국정감사에서 진로가 유해성 논란이 있는 아스파탐(감미료)을 사용하고도 첨가물 표기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진로는 이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고, 식약청은 진실규명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논란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을까.

“호주 검역 조사결과, 아스파탐 함유됐다”
“진로는 93년 이후 아스파탐 사용 안 해

 
진로 소주가 유해물질 미표기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청(약칭 식약청) 국정감사에서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추미애(민주당) 의원은 “소주에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하는 감미료를 사용하고도 이를 표기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아스파탐 없다”



추 의원은 그 근거로 “2009년 2월 우리나라 식약청과 같은 조직인 호주 검역청(AQIS)이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소주를 검사한 결과, 호주에서 허용하지 않는 아스파탐이 검출돼 제품을 반송한다는 문서가 있다”며 사본을 공개했다.

추 의원은 “이 문서는 해당 소주가 아스파탐의 사용으로 수출길이 막혀 이를 다시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수입제품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부산식약청에 제출한 서류”라고 설명했다.

당시 추 의원이 특정 업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본과 함께 제시한 판넬에 진로의 ‘참이슬 후레쉬’ 사진이 덩그러니 붙어있었다.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긴 했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에 따라 유해성 표기를 하지 않은 소주 업체가 진로 아니냐는 의혹이 이어졌다.

당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진로 측 관계자는 “추 의원은 특정 업체를 언급한 적 없다”며 “우리 업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문제의 업체는 진로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해성 논란이 일은 아스파탐은 단맛이 설탕의 200배나 되는 아미노산계 감미료다. 식약청에 의해 식품 첨가물로 허가를 받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두통, 근육경련, 불면증부터 뇌종양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지면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추 의원이 “식약청이 호주검역청의 문서를 받고 해당 소주업체에 아스파탐 사용 여부를 확인한 적 있느냐”고 묻자, 노연홍 식약청장은 “확인한 적 없다”고 답했다. 이어 추 의원은 “소주업체가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이 났는데 식약청이 이 사실을 알고도 1년 이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한편, 진로는 이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진로 측 관계자는 “93년 이후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논란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식약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진로 소주에는 아스파탐이 함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 것. 진로는 현재 ‘스테비오사이드’를 감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결과에 추 의원 측은 적지 않게 당황한 모습이다. 추 의원 측 관계자는 “호주 검역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었다”며 “현재 호주 검역소를 통해 사실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진로는 유해물질 미표기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워 진 듯하다. 하지만 유해물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테비오사이드 역시 아스파탐 못지않게 유해성 논란이 일었던 물질인 것이 그 이유다.

호주 보건성 연구관들은 “스테비오사이드를 소량이라도 장기 복용할 경우 다음 세대에서 정신질환, 신체장애, 저능아를 출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20년 동안 스테비아를 연구해온 일본 스테비아연구소의 도조노후미오씨는 “스테비오사이드가 가지고 있는 독성과 알콜이 합쳐질 경우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연구단계에 있기 때문에 절대 주류에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996년에는 정부에서 주류에 사용금지를 추진하다가 소주업계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심지어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스테비오사이드 유해성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진로 측 관계자는 “스테비오사이드는 지금까지의 연구조사 결과 감미는 있으나 부작용이 있었던 인공감미료와는 달리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은 안정성이 높은 천연감미료”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남미 원주민들의 경우에도 수백년간 스테비아 잎을 말려 가루로 만들어서 사용해 왔으나 안정성을 의심할 만한 일이 없었다”며 “가까운 일본에서도 만성 독성시험을 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유해물질 논란 미결

또 이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문위원회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OA)에 따르면 스테비아로부터 추출된 물질이 일반적인 가공과정과 저장과정을 거칠 경우 식품, 음료 등에 사용되는데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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