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PB제품 이물신고 1위된 내막

2010.10.19 13:47:57 호수 0호

업계 최고는 불량률도 최고!?

저렴한 가격 내세워 홍보했지만… 품질관리 엉망
본사 직원 1명이 1∼3개 공장 맡아… ‘관리공백’

이마트 눈가에 눈물이 잔뜩 고였다. ‘국감회초리’가 몹시도 매서웠기 때문이다.
최근 유재중 한나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마트의 PB제품 이물질 사고가 업계 1위를 기록했다.
 
금방이라도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업계는 잠잠하다. 오히려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 일색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유재중 한나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PB제품의 이물질사고, 부적합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사고 1

대형마트 PB제품의 이물질 건수는 ▲2008년 13건 ▲2009년 25건 ▲2010년 상반기 35건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PB제품의 이물질 건수 총 73건. 이 중 이마트에서 발견된 것만 32건이다. 경쟁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또 식약청이 대형마트 PB제품에 대한 수거·검사를 실시한 결과 2008년 8건, 2009년 8건, 올 상반기 4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이마트가 8건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식품사고 1위 업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실제로 이마트에서는 이전부터 식품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6월, 늘푸른이 생산하고 신세계이마트가 판매중인 PB제품 ‘옥수수맛전분’(350g)에서 기준치의 2.5배를 넘는 이산화황이 검출됐다. 또 지난 5월에는 신세계 이마트가 일본 소지쯔에서 수입·판매하는 ‘자숙 냉동가리비살’에서 대장균군이 기준치의 18배 검출됐다.

이에 앞서 삼양밀맥스가 제조·생산해 신세계이마트에 납품·판매한 PB상품 ‘이마트튀김가루’에서 쥐가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처럼 식품사고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것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상할 것 없다”는 반응이다. 이마트가 품질보다는 양적 성장에만 급급해 관리는 뒷전에 둔 채 무분별하게 PB제품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자사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제품들은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등에 의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 반면 PB제품의 경우는 생산라인 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하는 지적이다.

실제, 직접 생산의 경우 공장장 등 본사 직원 수십명 이상이 직접 관리하는데 비해 PB방식은 본사 직원 1명이 1∼3개 공장을 관리하는 게 보통이다. 1개 공장에서 3∼10개의 제품을 PB방식으로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리공백은 더욱 커진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추구한 것도 화가 됐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머리를 싸맨 끝에 나온 방법이 고작 원자재의 질을 낮추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리한 ‘단가 낮추기’는 품질 저하로 이어졌고, 이는 식품사고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마트의 ‘PB제품 사랑’은 그칠 줄 모른다. 초기 생산시설 투자비용이 없고 마진이 좋기 때문이다. 결국 ‘돈벌이’를 위해 국민의 건강을 외면했다는 얘기다.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마트를 즐겨 찾는다는 주부 박모씨는 “PB식품의 경우 대형마트를 믿고 사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매번 식품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역시 ‘싼 게 비지떡’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마트가 매번 PB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제조업체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것이다.

PB제품은 대형할인마트가 기획에서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개입, 대형할인마트의 상표를 달고 판매하는 일종의 OEM상품으로 대형할인마트가 이 모든 과정에 책임을 지는 상품이다. 따라서 제품에 문제가 생겼다면 책임 소재는 분명히 대형유통업체에 있다.
하지만 매번 사고가 터져 나올 때마다 이마트는 뒷짐 진 채 한발 물러서 사태를 관망하는 입장이었다. PB제품을 두고 ‘독자 개발한 상품’이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자랑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제조사에 떠넘겨

이와 관련,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사고가 터지면 실제 피해를 보는 건 제조사”라며 “이마트가 식품사고에 대해 광고하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문제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제조사를 보호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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