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 C&M 먹튀 논란 추적

2010.10.19 09:17:59 호수 0호

‘염불보다 잿밥’ 투자금액 회수에만 올인?

설비투자 등 감소·주주에겐 고배당…기업 지속성 의문
이자비용 높아 매각 무게 “사모펀드 방송참여 제한해야”



수도권 최대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M이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최대주주는 사모(私募)투자전문회사인 국민유선방송투자이다. 2008년 당시 사모펀드가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의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 첫 사례로 꼽히면서 화제였다. 전체 인수 비용은 2조1200억원. 이 중 70% 이상이 차입매수다. 연간 이자비용만 1000억원에 가깝다. 무리한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 등이 문제로 거론되면서 ‘먹고 튄다’는 이른바 ‘먹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8년 2월20일 (주)C&M의 국민유선방송투자(주) 주식 취득을 조건부로 인가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사모펀드가 기간통신사업자의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 첫 사례가 됐다.

인가 조건의 주요내용은 ▲기존 기간통신사업 허가조건의 성실한 이행 ▲통신망 고도화를 위한 투자 및 통신서비스 품질 향상 ▲서비스 제공 및 이용자 보호계획 등의 성실한 이행 의무 등이다.

무리한 차입…경영부담

당시 방송위원회의 최다주주 변경승인의 주요 관심사항은 ‘펀드’(재무적 투자자)가 방송사업자의 최다주주로 참여하는 것이 방송의 공적 책임, 공익성 실현의 측면에서 적절한가의 여부였다. 특히, ‘먹고 튄다’는 ‘먹튀’ 논란이 중심이었다. 이는 일반적으로 사모펀드가 3~4년 정도의 짧은 투자 기간에 과다한 목표 수익률(25~30%)을 설정해서 이익만 챙기고 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방송위는 이행조건을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단기매매차익 실현에 대한 비판)와 디지털 전환 등의 지속적인 투자로 정했다.

최문순 회의원은 국감을 통해 “최다주주 변경과 관련한 심사에서 반드시 평가돼야 할 ‘사회적 신용 및 재정적 능력’(방송법 제15조의2 최다액출자자 등 변경승인)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증을 할 수 없었다”며 “이는 ‘사모펀드’의 핵심적인 특징이 ‘출자자의 신분’, ‘주주구성’, 그리고 ‘자금 내역’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문순 의원은 또 ‘국민유선방송투자’의 2009년 감사보고서 손익계산서상에 의하면 2008년, 2009년 2년간 이자 비용만 각각 989억원, 988억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유선방송투자’가 신한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1조5660억원을 대출한 이자비용이다.

2009년 국민유선방송투자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자산은 2009년 2조1000억원이고 지분증권도 2조1000억원으로 사실상 국민유선방송투자주식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씨앤엠 지분이 전체 자산이다. 부채비율(부채/자본)은 2008년 157%이고, 2009년도 190%로 증가했다. 결국 씨앤엠의 1대주주 ‘국민유선방송투자’의 재무상태와 손익계산 현황을 보면 대출에 따라 발생하는 1000억원 가량의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구조다.

따라서 최 의원은 국민유선방송투자가 선택할 수 있는 해결방법은 몇 가지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씨앤엠으로부터 배당을 받거나, 추가 차입, 지분 매도를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

문제가 되는 것은 국민유선방송투자가 배당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는 점이다. 씨앤엠 노조에 따르면 2009년 매출은 42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800억원, 영업 외 수익은 200억원이다. 2008년에는 순손실이었다. 이자비용이 1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배당만으로는 어렵다.

추가 차입도 쉽지 않다. 국민유선방송투자는 씨앤엠을 차입매수했다. 이때 1조5600억원을 차입했다. 씨앤엠도 신한은행으로부터 6000억원의 대출이 있다. 따라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이 매각설이다.

이와 관련해 최문순 의원은 “영업현금흐름을 2009년과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2011년 씨앤엠은 차입금 상환액 증가 등으로 약 1300억원의 현금 순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국민유선방송투자의 지분 매각은 방송사업자 씨앤엠의 부실을 가져올 확률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씨앤엠 측은 11일 국정감사에서 “매각 계획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씨앤엠 노조는 최근 사측이 영업비용 지원 방안을 철회하는 등 투자를 제한하고 임금 인상 등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재무재표상 수익을 올린 후 먹튀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가 재무재표상 임금 인상 부분이다. 2005년 대비 2007년에 1인당 평균 급여는 28.23% 감소했다. 반면 2007~2008년 사이에는 급여 총액이 68.5%, 종업원 1인당 평균 급여는 56.8% 급등했다.

씨앤엠 회사 측은 “2008년 급여 총액이 대폭 인상한 것은 2007년분 인센티브와 2008년 인센티브가 당시 2월과 12월 동시에 지급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인센티브는 전 직원에게 고르게 분배됐고, 이는 급여명세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씨앤엠지부 조합원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임금 인상률은 매우 낮거나 동결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씨앤엠 노조에 따르면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씨앤엠 대주주로 들어서면서 KCI 구성 사모펀드인 맥쿼리, MBK파트너스 등의 인사들에게 이사 직책을 맡기는 등 대거 임원으로 채용됐다. 따라서 씨앤엠 대주주들이 임원/간부 위치를 이용해 ‘급여’ 명목으로 이익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008년 인센티브가 2월과 12월 동시에 지급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씨앤엠의 일반 직원들이 받은 인센티브는 극히 적었다”고 밝혔다. 실례로 연봉 3300만원 정도인 과장 직급의 노동자가 2008년 12월에 받은 인센티브는 67만원 정도다. 연봉의 2%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임원 급여만 인상 의혹

또한 2008년 7월 이민주 전 회장이 씨앤엠 지분을 매각한 후 일부를 직원들에게 ‘상여금’ 항목으로 지급했지만, 금액은 사원 200만원, 대리 250만원, 과장 500만원 정도다. 따라서 2008년 2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지급된 인센티브와 매각 후 지급한 금액을 모두 합쳐도 연봉의 10~20%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매출액 대비 25% 정도 투자하고 있다”며 “케이블 업체 중 디지털 전환율이 42%로 1위다”고 밝혔다. 또 노조의 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소급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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