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 ‘돈부리’ 전성시대

2010.09.14 09:15:00 호수 0호

일본인들 사이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최고의 간편식으로 통하는 돈부리. 돈부리는 큰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여러 가지 재료를 얹어서 먹는 일본식 덮밥을 말하는 것으로, 한국의 비빔밥과 비슷하지만 비벼 먹지 않고 젓가락으로 떠먹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창업시장에서는 돈부리 마니아를 대상으로 일본 전통의 맛을 추구하거나 이와는 반대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퓨전화해 일식집이나 이자카야 등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돈부리를 주 메뉴로 하거나 전략 메뉴로 추가하는 등의 돈부리 전문 브랜드가 하나둘 증가하면서 돈부리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가장 소비 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진 20~3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데, 면보다 빠르게 제공될 뿐만 아니라 밥과 반찬을 그릇 하나에서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이어서 젊은 층을 비롯해 바쁜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서울 압구정동에 돈부리 전문점 ‘채선당의 누들&돈부리’ 5호점을 오픈한 다영F&B. 지난 6월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곳은 빠른 입소문을 타고 웨이팅타임이 길어지면서 홍대 인근 및 미식가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예비 창업자들의 가맹점 개설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현재 12개 점포가 계약을 마치고 오픈을 준비하는 상태라고.
대외 홍보팀 조영아 과장은 “최근 한 그릇의 음식을 먹더라도 최대한의 만족을 얻으려는 가치 소비 현상이 젊은 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찾으면서도 다양한 분위기도 함께 소비하려는 20~30대의 취향에 맞췄기 때문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누들&돈부리’는 모든 메뉴에 화학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천연 재료로 만든 자체 개발 소스로만 맛을 내고 있는 것이 특징. 일본 현지 벤치마킹을 통해 돈부리 소스를 개발한 본사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메뉴를 퓨전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특히 튀김의 바삭함과 감칠맛 나는 특제 소스의 절묘함이 어우러진 가츠동과 직화로 맛을 낸 부타동은 누들&돈부리만의 인기 메뉴다.

1인 식사가 가능하고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즐기고 중독성 강한 돈부리를 중저가에 맛볼 수 있어 재방문률이 높다.
모던한 감각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일본 생라멘 전문점 ‘하꼬야’는 돈부리를 최근 추가해 매출 증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일본 혼슈 간토지방 도쿄만 어부들이 즐겨 먹던 맛을 기본으로 개발된 ‘하꼬야’의 돈부리는 일본 현지 소스 장인을 초빙해 1년여 동안 한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발된 것.

돈부리용 밥은 압력밥솥으로 지어 탱글탱글한 밥알의 찰진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고명도 등심을 사용해 직접 만들고 있다.
박보준 ‘하꼬야’ 사업부장은 “라멘이 점심 메뉴로는 적합하지만 저녁 메뉴로는 부족한 점이 있어 돈부리 메뉴를 추가하게 됐다”며 “일본 정통식 돈부리의 맛을 추구하면서도 거부감을 줄여 돈부리를 먹으러 오는 손님이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꼬야’에서 맛볼 수 있는 돈부리는 등심의 씹는 맛이 일품인 ‘까츠동’, 부드러운 고깃살에 소스가 잘 배합된 ‘규동’, 일본식 순살 닭튀김에 소스 맛이 어우러진 ‘가라아게동’, 민물장어를 사용한 ‘우나기동’, 삼겹살에 소스가 맛있게 스며든 ‘차슈동’이 있다.

한편, 피자 브랜드 ‘피자에땅’ 등을 운영하고 있는 에땅도 최근 돈부리 전문점 ‘돈돈부리부리’ 1호점을 오픈하고 돈부리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돈부리는 우리나라에 대중화되지 않은 외식 아이템으로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별화된 맛과 서비스로 돈부리 시장의 리딩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진종환 에땅 대표가 전하는 목표다.

창업 전문가들은 최근 깔끔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외식 메뉴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1인 식사를 즐기는 나홀로족이 늘고 있는 것도 돈부리 시장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대중화되지 않은 아이템이기 때문에 틈새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
한국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 원장은 이러한 현상과 함께 일본 문화를 소비하려는 욕구와 에지있는 돈부리 아이템이 맞아 떨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강조한다.

“사실 이전에도 형태만 다를 뿐 덮밥 메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감성 세대인 20~30대는 단순히 돈부리라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일본 문화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돈부리라는 아이템은 젊은 층에서는 고객의 마음을 최대한 충족시켜 주는 잇(It)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도 창업시장에서는 이처럼 문화를 함께 소비할 수 있는 아이템이 인기를 끌 것”이라며 “메뉴의 맛도 중요하지만 가치 소비를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가치 소비에 대한 만족을 줄 수 있는 출점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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