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 폭등, 서민 가계 ‘빨간불’ 실태

2010.09.14 09:40:00 호수 0호

“무슨 돈으로 추석 지내나?” 그저 한숨만 푹푹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아 서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특히 잦은 비와 무더운 날씨로 인해 농작물 작황이 좋지 못한 탓에 채소와 과일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물가 폭등으로 서민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자, 전통시장 상인들도 장사가 안 된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관리까지 하겠다고 한 생필품마저 가격이 오르자 서민들은 추석 장바구니를 채우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추석 앞두고 물가 폭등…서민 발만 ‘동동’
전통시장, 대형마트와 비교 20.6% 저렴


추석을 앞두고 채소값·과일값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 품목 가운데 75% 가량인 114개 품목 역시 지난달 가격이 올랐다. 한국은행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 조사에 따르면 과일값과 채소값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각각 45.4%, 35.4%씩 오르는 등 급등했다.

특히 채소 중에서도 무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80.8%나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마늘이 159.0%, 호박 153.7%, 상추 143.1% 순으로 올랐다. 과실류 중에서는 수박이 132.6%, 참외가 31.4% 상승했다.

생산자물가 최대치

냉해와 여름무더위, 태풍 등 일기불순으로 인해 작황이 불안했고, 휴가철에 따른 채소와 과실 수요가 크게 늘어나 생산자물가가 크게 솟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농림수산품 지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가 상승하며 크게 올랐다. 단 곡물과 축산물, 수산식품은 각각 -11.4%, -3.7%, -7.4%로 오히려 하락했다.

농림수산품과 전력·수도·가스 가격이 올라 8월 총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1% 상승했다. 공산품지수는 3.7%, 서비스지수도 1.3% 올랐다.
채소값 폭등으로 서민들의 추석 장보기를 우려,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 9일부터 나흘간 농협을 통해 무와 배추에 대한 특별할인 판매가 실시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무와 배추는 시중 가격보다 35% 정도 저렴하게 할인 판매 됐고, 배추는 하루 11만 포기, 무는 3만4000개가 공급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 8일에는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 품목 가운데 75%가량인 114개 품목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 서민들의 시름을 더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이상 오른 생활물가 품목만 23개에 달했고, 가격이 내려간 품목은 22개로 전체 14.5%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2008년 초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의 물가관리를 강조하면서 서민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실적인 물가지수를 만들기 위해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한 52개 주요 생필품 가운데 39개 품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52개 주요 생필품 가운데 무 126.6%, 배추 35.9%, 마늘 85%, 양파 20.2%, 고등어 19.6%, LPG 17.1%, 멸치 16.7%, 설탕 10.6%, 사과 9.5%, 고추장 9.1%의 순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0% 이상 상승한 품목은 8개 품목으로 전체 15%를 웃돌았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대통령이 특별관리까지 하겠다고 했던 생필품마저 가격이 상승하자 서민들은 더욱 고민에 빠졌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올 추석경기가 작년보다 나빠졌다고 느끼는 가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경기지역 688가구를 대상으로 ‘2010년 추석 소비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가구의 과반수인 57.1%가 “올 추석경기가 지난해보다 악화됐다”고 답했다. “개선됐다”는 의견은 4.5%에 불과했다.

추석 체감경기는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더욱 냉랭했다. 추석경기가 악화됐다는 응답률이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에서 75.6%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 추석기간 소비지출 규모에 대해서는 61.2%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지만, ‘축소할 것’이라는 가구도 30.5%를 차지했다. 소비지출 축소 원인으로는 ‘소득감소’가 41.1%로 가장 많았고, ‘가계부채 부담 증가’라고 답한 사람도 26.7%를 차지했다.

이어 21.0%는 ‘경기불안 지속’이라고 응답했고, 기타 ‘자산가치 하락(5.7%)’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 부담을 우려한 시장경영진흥원은 차례상 준비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0년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평균 20.6% 저렴하다고 발표한 것.

시장경영진흥원은 지난 7일, 전국 16개 시·도, 25개 지역의 지역별 주요 전통시장과 동일 상권에 포함된 대형마트에서 주요 추석차례용품 25개의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전통시장에서는 평균 16만6458원이 드는 반면 대형마트는 평균 20만9557원이 소요된다. 전통시장에서 차례상을 마련하면 대형마트에 비해 약 4만원 가량(약 20.6%)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전체 조사 품목 중에서는 약 79%에 해당하는 19개 품목에서 전통시장이 가격 우위를 드러냈고, 종목별로는 송편, 두부 등 기타품목의 전통시장 판매 가격이 대형마트 대비 37.3%로 가장 저렴했다. 이어 생육(21.9%), 채소(20.3), 선어류(15.8%) 등의 순으로 전통시장의 가격이 좀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도 물가 상승 체감

세부 품목을 살펴보면 전통시장에서 가격우위를 보이는 품목은 약과(49.1%), 유과(44.7%), 고사리(40.7%), 깐 도라지(35.6%)로 대형마트와 비교, 거의 절반 가까이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시장경영진흥원 관계자는 “2005년도부터 실시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가격비교 조사 결과를 보면 전통시장이 지속적으로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짧은 유통단계와 낮은 마진율 등으로 전통시장에서 우수한 상품들을 훨씬 저렴한 가격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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