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고발>아웃백 빵에서 압정이 나왔다

2010.07.13 09:15:41 호수 0호

“얼마야…얼마면 되겠냐구!?”


만일 당신이 음식을 먹던 중 압정을 발견했다면? 화가 난 당신은 해당 업체에 항의할 것이고 업체의 사과나 보상이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아웃백은 그러지 않았다. “얼마를 원하냐”며 피해자를 매수하려드는가 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다 피해자를 윽박지르는 것도 모자라 결국엔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더욱 괘씸하기만 하다.

당신이 이런 변을 당했다면? 아마도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작해야 해당 업체의 음식을 먹지 않는 정도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단 소리다. 먹는 음식에 장난 친 것으로 모자라 소비자를 우롱한 아웃백. 그 오만한 업태를 고발한다.


맛나게 한 입 베어 물었더니 피가 줄줄…
나왔는데 나올 수 없다니…발뺌·책임전가


김은희(가명)씨는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남자친구와 아웃백을 찾았다. 당시 매장은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결국 김씨와 남자친구는 빵과 음식을 포장해 매장을 나섰다. 이 빵은 주문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것으로 식사 중에 무한정 리필된다. 빵을 먹으려고 일부러 매장을 찾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집에 가기 위해 차에 오른 김씨는 빵을 꺼내 물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라 허기가 몰려온 때문이다. 빵을 맛있게 먹던 중 날카로운 이물감에 빵을 뱉어보니 압정이 나왔다. 문방구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것으로 상당히 녹슬어 있는 상태였다.

식약청 “압정 나왔다”



섬뜩했다. 다행히 상처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압정을 삼킨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밀려왔다. 그 걱정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그길로 해당 음식점에 달려가 항의를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아웃백 본사 직원이 찾아왔다. 직원은 김씨의 기대와는 달리 한 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얼마를 원하냐”고 물어올 뿐이었다. 김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애써 감정을 추스른 그녀는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아웃백 직원은 알았노라며 조사결과가 나오면 연락을 주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돌아섰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전화기는 울리지 않았다. 기다림에 못 이긴 그녀는 아웃백 본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아웃백 측 관계자는 오히려 피해자인 그녀에게 “왜 일을 크게 만들려 하느냐”며 다그쳤다. 적반하장이었다.

사건을 쉬쉬하려하는 아웃백 측의 태도에 화가 난 김씨는 직접 식품안전의약청에 문의했고, 조사결과를 들어볼 수 있었다. 식약청 조사에 따르면 빵에서 금속성 이물질이 나왔으며 이와 함께 빵 제조 과정 중 금속물질을 감별하는 공정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도 아웃백 측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빵 제조 공정에선 절대 압정이 들어갈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와 함께 아웃백 측은 “재조사를 의뢰했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남겼다. 나온 게 분명한데 나올 수 없다니, 황당할 따름이었다. 게다가 아웃백 측의 주장대로 빵 제조 공정에서 압정이 들어갈 수 없다면 압정이 들어갈 수 있는 경로는 하나, 그녀가 압정을 넣는 것뿐이다. 김씨는 사건을 그녀의 자작극으로 몰아가려는 아웃백의 태도에 울분이 치밀었다.

아웃백은 매번 식품사고가 터져 나올 때마다 각광받는 업계의 전형적 수법, ‘버티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는 그동안 이물질 사태가 벌어지면 즉각 수습에 나서지 않고 뭉그적대다 달랑 사과문만 발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아웃백 측은 사과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질이 나쁘다. 팔짱을 끼고 버티며 쉬쉬하다가 이젠 책임전가다.

이런 업체 측의 횡포에 소비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대응이라곤 해당제품을 먹지 않거나 ‘제발 나는 아니길’이라며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아웃백 측은 ‘버티기’만이 능사가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 자사의 불량품을 쉬쉬하다 한순간에 쪽박 찬 회사가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2000년 일부 차량의 결함을 알고도 소비자들의 리콜 요구와 클레임을 감춰오다 내부 고발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미쓰비시는 무려 76만여대 리콜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는 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2000년 3천6백억 엔 적자를 기록했고, 주가도 40%나 폭락했다. 2004년 6월엔 주력 승용차와 트럭·버스 등의 차량 결함 은폐 사실이 들통 나기도 했다.

그 해에만 일본 내 판매가 40%나 줄어들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 셈이다. 미쓰비시의 부도덕한 위기관리는 기업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켰고, 고객의 신뢰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일본의 햄·소시지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했던 유키지루시식품회사는 2002년 문을 닫았다. 호주산 쇠고기를 일본산으로 속여 팔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등을 돌리자 파산을 면치 못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해 잘못을 은폐하다 더 큰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일어난다”며 “이런 안이한 조치는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관계자의 말처럼 아웃백이 무너뜨린 믿음은 판매부진으로 이어졌다. 그에 따라 엘리자베스 스미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인터내셔널 대표는 지난 1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를 매각하려 했으나 그마저도 무산된 상태다.

깨진 신뢰 판매부진으로

매각의 표면적인 이유는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육류 소비를 기피하고 불황까지 겹치면서 값비싼 스테이크매장에는 발길을 돌리려 하지 않아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책임을 떠넘기려는 아웃백의 오만한 경영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판이 자리하고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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