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적자늪에 빠져 ‘허우적’ 내막

2010.06.08 09:40:29 호수 0호

지금 중국 이마트는 ‘13년째 적자 중’

신세계 이마트가 중국에 진출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외형적인 성장만 일어날 뿐 내실은 빈약한 상태다. 매해 적게는 500억원에서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25일 상하이 차오바로오 지역에 중국 이마트 25호점을 냈다. 이마트 측은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큰 매장이라는 점과 현지 대형마트와의 차별화 등을 들며 승산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재계쪽 관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대 규모 차오바오로점, 비중 크지 않을 것
10년 늦게 진출한 롯데 선전에 신세계 ‘움찔’


이마트는 지난달 25일 중국 상하이 차오바오로 지역에 국내외 이마트 152개점을 통틀어 가장 큰 초대형 매장을 오픈했다. 지하 1층~지상 3층 등 총 4개 층에 이마트 직영 매장과 임대매장이 결합된 2만3801㎡(7200평) 규모다. 지난 1998년 처음 중국에 진출한 이후 25호점이다.

이마트 측 관계자는 “식품직매입, 패션·가전전문관 운영 등 현지 대형마트와 차별화된 상품운영과 매장구성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마트 측의 설명과 달리 차오바오로점 오픈이 이마트 중국사업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신규 점포 부진

할인마트와 쇼핑몰이 연계해 입점하는 국내와 달리 중국은 아직까지 패션과 가전, 식품이 분리된 쇼핑형태가 지배적이다. 여기서 문제는 중국인들은 기존 매장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이다. 또 중국유통시장 특성 상 우수한 브랜드는 최고상권의 쇼핑몰을 중심으로 입점을 한다. 하지만 이번에 이마트가 들어선 차오바오로는 외곽상권이라는 점에서 과연 중국 내 우수 브랜드 유치가 가능할까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차오바오로점을 비롯한 중국 이마트 점포 대부분은 모두 상해와 천진 주변에 집중돼 있다. 이곳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이다. 임대료는 비싼데 비해 매출볼륨이 다소 적은 시장이다 보니 효율을 내기 쉽지 않다. 게다가 이마트는 중국시장 진출 13년차를 맞았지만 아직까지 흑자전환은 꿈도 못 꾸고 있는 상태다.

신세계 등에 따르면 중국 이마트는 현지 진출 첫해인 1997년 36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2003년 430억원, 2004년 600억원, 2005년 990억원, 2006년 2000억원, 2007년 2500억원, 2008년 3500억원을 기록했다. 외관상으론 나쁘지 않는 성적표로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05년 당기순손실이 6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06년 82억원, 2007년 52억원, 2008년 208억원, 2009년 600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8년, 점포수가 2007년에 비해 2배나 늘었지만 매출액은 같은 기간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규 점포들이 부진하다는 반증이다. 이런 실정임에도 신세계 측은 “올해 7~8개 점포를 더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는 중국 이마트의 미래가 썩 밝아 보이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약 5년 정도면 성공여부가 결정된다는 게 정설인데 이마트는 그런 면에서 보면 아직까지 성공을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최근 중국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10년 정도 늦은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재 77개의 점포를 운영할 정도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이처럼 많은 점포를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M&A의 결과다.

2007년 네덜란드계 중국 마크로사의 8개 점포(베이징 6, 톈진 2) 인수로 중국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지난해 중국 대형마트 체인인 타임스 65개 점포(현재 66개)를 인수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대부분 점포가 중국 3~5선 중소도시에 위치하고 있어 도시발전에 따른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롯데는 승승장구

하지만 신세계 측은 애써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손실이 늘어난 것은 잇따른 신규점 오픈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이마트의 적자 폭이 갑자기 커진 것은 신규점 확대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10개 이상의 1년 미만 점포들의 비용이 몰린 지난 2분기가 적자 최고점으로 3분기부터 차차 개선되는 등 안정권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신규 점포들이 안정화되면 다점포로 인한 효율이 실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중국 사업은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고 본격적인 이익 구조로 전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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