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스킨십 간 부은 대통령 사돈기업

2011.06.16 06:00:00 호수 0호

[연속기획]‘일감 몰빵’ 대기업 내부거래 실태 ⑨한국타이어그룹-신양관광개발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곳간’을 채워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기업일수록 심하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부 대물림’은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조양래 회장 2남2녀 지분 소유 ‘100% 오너 회사’
한국타이어 없으면 지속 불가능 ‘100% 집안 매출’



재계 순위 50위권(공기업 및 민영화 공기업 제외)인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 3월 기준 총 13개의 계열사(22개 해외법인 제외)를 두고 있다. 이중 수상한 거래가 발견되는 회사는 ‘신양관광개발’과 ‘엠프론티어’, ‘대화산기’, ‘프릭사’ 등이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실적이 거의 ‘안방’에서 나왔다.

그중에서도 ‘밀어주기’가 심한 곳은 신양관광개발이다. 신양관광개발은 1982년 12월 공장, 창고 등 비주거용 건물 임대·관리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됐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본사가 있으며, 직원수는 54명이다.

신양관광개발은 오너일가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 조양래 회장의 2남2녀가 100% 지분을 쥐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마케팅본부장)은 44.12%의 지분율로 신양관광개발 최대주주다. 조 회장의 장남 조 사장은 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다.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경영기획본부장)은 32.65%를 갖고 있다. 조 부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로, 3녀 수연씨와 2001년 결혼했다. 조 회장의 두 딸 희경·희원씨는 각각 17.35%, 5.88%의 지분이 있다.

건물 임대·관리 맡아

문제는 신양관광개발의 자생 능력이다.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신양관광개발은 지난해 계열사와의 거래로 100% 매출을 올렸다. 16억5700만원이 모두 한국타이어에서 나왔다. 한국타이어는 신양관광개발에 건물관리 등을 맡겼다.

그전에도 관계사 의존도는 100%였다. 신양관광개발은 공시를 시작한 2004년 13억9600만원(아트라스비엑스 거래 매출 3900만원 포함)을 비롯해 ▲2005년 14억2800만원 ▲2006년 14억7400만원 ▲2007년 15억1600만원 ▲2008년 16억1400만원 ▲2009년 15억5600만원의 매출을 모두 한국타이어와의 거래로 채웠다.

1941년 5월 설립된 한국타이어는 그룹의 모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조 회장이 15.99%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이어 그의 자녀들인 조 부사장(7.1%), 조 사장(5.79%), 희원씨(3.57%), 희경씨(2.72%) 등의 순으로 지분이 많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3조3544억원, 영업이익 3684억원, 순이익 4274억원을 기록했다.

신양관광개발은 한국타이어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몸집을 크게 키울 수 있었다. 신양관광개발은 자산이 2004년 183억1100만원에서 지난해 592억4700만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자본도 같은 기간 176억6700만원에서 428억9200만원으로 2배 넘게 불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신양관광개발은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하면서 100% 내부 거래로 지속되고 있다”며 “특정 자회사에 물량을 밀어주는 편법 지원이 심한 기업이지만 그동안 ‘블랙리스트’에 오른 더 큰 대기업들에 가려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너의 곳간을 채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엠프론티어도 일감 몰아주기가 의심된다. 엠프론티어는 한국타이어와 메타넷의 합작투자로 2000년 8월 설립된 한국타이어그룹의 IT 계열사다. 당초 한국타이어와 메타넷이 각각 50%씩 지분을 소유하다 2007년 7월 조 사장(20%), 조 부사장(20%), 희경씨(10%) 등 오너일가가 메타넷의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엠프론티어의 순이익은 지배주주 일가가 지분 절반을 매입한 후 큰 폭으로 뛰었다”며 “오너 자녀들이 지분을 인수한 후 몰아주기 거래를 해 수익을 늘린 전형적인 지원성 거래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엠프론티어의 순이익은 2006년 7억7700만원에 불과했으나 2007년 14억88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후에도 매년 15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꾸준히 거뒀다.

다른 계열사도 의심

그렇다면 엠프론티어의 관계사 의존도는 얼마나 될까. 엠프론티어는 지난해 매출 514억1200만원 가운데 59%인 302억6500만원을 계열사들로부터 올렸다. 엠프론티어에 일거리를 넘겨준 계열사는 한국타이어(221억5900만원), 헝가리법인(38억4600만원), 중국법인(16억6600만원), 대화산기(10억5900만원), 아트라스비엑스(8억5800만원) 등 11개사다. 엠프론티어는 이들 계열사의 컴퓨터 시스템 구축 및 관리 등을 맡았다.

다만 엠프론티어의 관계사 의존도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2002년 92%(총매출 110억8900만원-관계사 매출 102억4600만원)에 달했던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2003년 78%(252억6300만원-191억3800만원) ▲2004년 67%(274억1700만원-184억4400만원) ▲2005년 72%(340억7000만원-244억7100만원) ▲2006년 66%(406억8100만원-269억900만원) ▲2007년 60%(474억7700만원-285억7100만원) ▲2008년 59%(489억4900만원-288억4100만원) ▲2009년 58%(450억500만원-261억2100만원)로 매년 줄고 있는 추세다.

신양관광개발과 엠프론티어 외에도 내부거래가 발견되는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는 또 있다. 대화산기와 프릭사다. 고무, 화학섬유 및 플라스틱 성형기 제조업체인 대화산기는 지난해 매출 1174억3800만원 중 94%인 1109억2400만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한국타이어(543억2500만원), 헝가리법인(449억4200만원), 중국 자싱법인(83억2500만원), 중국 장수법인(33억3100만원)에 타이어, 튜브제조기계 등을 납품했다.

브레이크 패드, 라이닝 등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프릭사는 2008년부터 공시를 하지 않고 있지만, 그 전 상황을 보면 한국타이어와의 밀접한 관계를 알 수 있다. 프릭사가 한국타이어와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2년 94%(총매출 78억300만원-한국타이어 거래 73억3100만원), 2003년 94%(76억5900만원-72억700만원), 2004년 94%(89억2600만원-83억8100만원), 2005년93%(82억5100만원-76억5400만원), 2006년 87%(84억3300만원-73억7600만원), 2007년 91%(92억3000만원-84억4300만원)로 나타났다.

그러나 두 회사는 오너일가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대화산기의 대주주는 한국타이어(95%)다. 나머지 지분은 조 부사장이 갖고 있다. 프릭사는 축전지 제조 계열사인 아트라스비엑스가 100%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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