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니켈 습식 추출 기술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

2011.03.08 09:58:38 호수 0호

폐기물도 자원! ‘도시 광산’서 니켈 캔다

최근 언론에선 ‘도시 광산(Urban Mine)’이라는 용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는 산업 원료인 광물자원이 폐기물 형태로 주변에 넓게 분포되어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산업 폐기물에 포함된 광물자원은 천연 상태에서보다 운반비가 적고 각종 설비 인프라의 투자비가 낮다. 효과적인 회수 기술이 개발되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유용한 산업 원료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단 얘기다.

원료 자급률 향상… 국가녹색기술대상 수상
저품위 니켈 광석까지 확대, 기술 개발 박차

포스코와 리스트는 2005년부터 니켈 함유 폐기물을 겨냥한 도시 광산 사업의 기술 개발에 집중, 2007년 상용화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다. 니켈은 포스코의 제철 원료 중 수입액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특히, 스테인리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양이 사용되기 때문에 회수 기술을 개발한 것은 ‘연구 성과’의 수준을 넘어 회사의 ‘원료 자급 능력’을 높인 값진 결실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니켈을 회수하기 위해 폐기물을 1500℃ 이상 고온에서 용융시키는 건식 열처리 방법이 전부였다. 하지만 포스코-리스트 연구팀에서 습식 추출을 새롭게 시도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니켈   습식 회수 기술’은 건식 기술에 비해 에너지 비용이 극히 적게 들기 때문에 최근의 화두인 CO2 절감 효과도 매우 클 전망이다.



원료 자급 능력 높이기 위한 노력
니켈을 비롯한 국제 연·원료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국가 간 자원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포스코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스테인리스 공정의 주요 원료인 니켈은 SNNC(현재 포스코패밀리 내 니켈 자급률 30% 수준)에서 조달하고 있었지만 부족분은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원료 자급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했다. 이에 포스코-리스트 연구팀은 니켈이 함유된 폐기물로부터 자원을 회수하는 방법을 착안, 회사 안팎으로 원료가 될 만한 폐기물을 찾아 나섰는데, 의외로 유용한 자원이 될 수 있는 폐기물이 재활용 기술 부족으로 매립 처분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스테인리스 공정과 전자회사에서 발생되는 슬러지, 다이아몬드 산업의 폐액, 정유회사에서 폐기되는 폐촉매 찌꺼기 등은 연구팀의 의욕을 한껏 부풀게 해준 유용한 자원이었다. 이렇게 폐기물과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된 연구팀은 밤낮 없는 연구와 각고의 노력 끝에 니켈 습식 추출 기술을 완성해 ‘페로니켈 CBP(Fe-Ni Cold Bonded Pellet)’라는 STS 원료용 제품을 탄생시켰고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 스테인리스 공장의 원료로 유용하게 재활용하고 있다.

험난한 여정을 거쳐 완성된 기술
어떤 분야의 기술이든 파일럿(pilot) 단계의 연구 성과로부터 상용화 개발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어려움은 스케일업(scale-up)하는 과정에서 이론과 실제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기술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완벽함을 구현할 수 있었다. 험난한 여정에서 연구팀이 가장 먼저 맞닥뜨린 문제는 불균일한 폐기물 원료였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을 활용하다 보니 니켈과 불순물의 편차가 심했고, 매일 입고되는 원료에 대해 조업 현장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제품의 품질이 불안정했다. 그래서 폐기물 원료의 품질을 예측하기 위해 원료 공급사의 조업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조업 현장에서도 일 단위의 전수(全數) 분석 시스템을 갖추는 등 품질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이처럼 쉼 없는 노력 끝에 연구팀은 다양한 원료에 대해 품질별로 작업 표준을 갖추고, 현장 기술 교육을 통해 품질 편차를 해소했다. 특히 혼입된 이물질을 분리 선별하는 특수 선별기를 부착하자 조업 트러블은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폐기물 원료가 더욱더 복잡해지고 생산규모가 확대되면서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다. 설비 트러블이 발생해 목표한 생산량이 나오지 않았던 것. 연구팀과 조업팀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냈으나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결국 상용화의 초기 단계로 돌아가 세부 공정을 재검토해 용도와 목적에 적합한 재질과 부품, 사이즈로 교체한 끝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

니켈 회수 설비가 정상화되기까지 연구팀과 조업팀은 힘든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기술 노하우를 축적, 현재 특수 열처리 기술을 이용한 니켈 습식 회수 기술이 포스코-리스트의 기술력으로 정상 가동되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의 상용화 성공으로 연간 25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와 함께 연간 60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경제적인 효과를 거둠으로써 지난 2010년 ‘제1회 국가녹색기술대상’에서 국무총리상 금상을 수상하면서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새로운 비전 달성을 꿈꾸다
포스코-리스트의 기술력은 산업 폐기물로부터 니켈을 습식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가능하게 했으며, 스테인리스 공정에서 요구하는 규격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도시 광산에서 개발된 기술이 보다 많은 원료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니켈 제련 기술로 비약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특히 이 기술은 니켈 농도가 작은 천연 니켈 광석에서 니켈을 추출하는 데 효과적이어서 향후 포스코패밀리는 저품위 니켈 광석으로부터 니켈 연 15만 톤(약 5조원)을 회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상용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포스코패밀리는 니켈 제련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니켈 제련의 강자가 되겠다는 행복한 꿈을 꾸며 오늘도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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