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공천은 없다!

다수의 합의
공정·정당하게
공인된 정당에서 선거에 출마할 당원을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일.
새순 돋게 하려면 이재명 불출마 하라!

야당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수장인 이재명 대표(이하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 사건, 불법 대북송금 사건 등 총 7가지 사건의 10가지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사건들로 20명에 가까운 종범이 구속되고 경기도 전 비서실장 등 5명이 재판을 받거나 수사를 받는 도중 사망했다.

그러나 주범 격으로 의심되는 이 대표만 구속영장이 기각돼 야당의 운명이 걸린 4·10 총선 공천을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는 명분으로 당내 중진들의 용퇴를 공개 압박해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이는 컷오프(공천 배제) 또는 불출마 권유 과정서의 공정성 문제, 새 인물의 적합성 시비 논란이 제기되는 동시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재소환되는 모양새다. 이렇듯 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계파 간 내전 수준으로 접어들면서 당은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386 운동권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서울 중·성동갑 공천서 배제했다. 특히 설훈·홍영표 의원 등 지난 대선 경선 과정서 현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를 지지한 세력들과 경선 상대였던 박용진 의원을 컷오프시켰다.

급기야 지난 27일, 친문 고민정 최고위원이 공천에 반발하며 최고위원직서 사퇴하고 친명(친 이재명)-친문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을 나타내며 민주당의 공천 잡음은 민심이반으로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실제 호남 정가에선 호남 출신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천 배제로 민주당에 대한 반감 여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이 대표가 향후 잠재적 경쟁자, 혹은 반대파 정적(政敵)을 모두 제거하는 것 같은 공천 모양새가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탈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민주당의 이번 총선 공천 과정서 드러난 이 대표의 관리 역량은 그야말로 낙제 수준이다. 아무리 초선 의원이라지만 정무적 감각도 없어 보인다.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고 컷오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당 대표나 주류의 희생과 같은 명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공천 갈등에 책임지겠다는 친명 현역 의원들은 찾아볼 수 없다. 임 전 실장에 대한 용퇴 촉구도 ‘세대교체’ 등이 아니라 느닷없는 윤석열정부 탄생 책임을 명분으로 제기했고 지도부 임의로 서울 송파갑 여론조사를 시행하는 등 망신 주기로 일관했다.

‘차기 당권과 대권 가도의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과 옹졸하다는 여론은 이 대표가 자초한 셈이다.

그렇다. 민주당의 지금 공천 파동은 근본적으로 이 대표가 여러 정파를 껴안고 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자신의 당권, 대권후보로서의 입지를 미리 굳히려는, 당내 계파 정리용 공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명 세력은 잠재적으로 이 대표의 당권·대권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이들에 대해선 평가 하위 10%, 컷오프 등으로 철저히 배제하고 이 대표 주변의 호위무사들을 대거 발탁했다.

이해찬 전 대표 등 당 원로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임 전 실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을 왜 공천서 제외했느냐 따지자는 게 아니다.

문제는 이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에게 밀리지 않았던 임 전 실장을 공천 탈락시킨 이유가 과연 ‘총선 승리’를 위한 진정성으로만 결정한 것이냐는 의문에 있다.


게다가 이 대표는 공천 보복을 당한 당사자들이 이의를 제기해도 근거를 투명하게 제시하기는커녕 “0점을 맞은 분도 있다고 하더라”며 조롱 섞인 웃음을 보였다. 이는 결코 당의 통합을 이루겠다는 자세가 아니며, 제1당 지도자로서도 매우 부적절하다.

총선 때마다 공천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잡음이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4년 전, 180석을 만들어냈던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에 이 같은 ‘사당화’ 논란은 없었다. 당시도 하위 20% 통보가 있었지만, 이해찬 당시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스스로 사심을 제거했다.

그래서 반발의 강도가 크지 않았다. 반면, 작금엔 다수가 ‘이재명 사천’이라고 혹평하는 결정적 이유는 이 대표의 헌신이나 희생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 중인 노웅래 의원이 “왜 이 대표는 놔두고 나만 문제 삼느냐”고 주장할 때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던 이유다.

최측근인 정청래 의원 보좌관 출신도 지역구에 꽂아 넣는 마당에서 당이 둘로 쪼개질 현재 위기를 극복하려면 ‘비명’에만 희생을 강요할 게 아니라 이 대표는 물론, 친명 핵심인 정청래 등도 불출마를 선언해 스스로 희생하고 당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민심은 돌아섰다. 특히 호남은 역대 선거서 전략적 투표를 해왔기에 호남 민심이 돌아섰다는 건 민주당의 패배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정치가가 아닌 행정가 격인 이 대표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게 우연이겠나. 방탄조끼를 두른 덕일 것이다. 이 대표의 ‘떡잎이 져야 새순이 돋는다’는 말 속에서 그 떡잎은 이 대표 자신이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공천하라! 안주머니 수첩 속 인물을 꺼내 들지 말고.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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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