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특집 - 윤석열에 바란다!> 김소연 꿀잠 운영위원장

“빡빡한 현실 꿈도 못 꾼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윤석열정부가 추진하게 될 노동정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단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몇몇 정책은 전면 개편이 불가피한 분위기다. 노동계에서는 윤정부의 국정운영 방침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서울시 영등포구 도신로51길 7-13. 미로처럼 뻗어 있는 골목길을 수차례 지나치고 나서야 ‘꿀잠’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애환이 담긴 사랑방이자 안식처지만,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밤 잠자리가 꿀처럼 달달했듯이,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 내몰린 사람들이 앞으로도 이곳에서 꿀잠을 청할 수 있을까? 

꿀잠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바라는 김소연 꿀잠 운영위원장과 국내 노동환경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꿀잠은 어떤 공간인가?

▲꿀잠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2015년 7월 노동계, 종교계, 법조계 등 각계각층에서 뜻을 모아 노동자 쉼터 만들기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수많은 사람의 노력 끝에 2017년 8월 문을 열었다. 기관의 도움 없이 시민들의 후원으로만 운영되고 있으며, 한 해 4000여명이 꿀잠을 찾는다.

-단순 쉼터 역할에 그치지 않는 듯한데?


▲꿀잠에서는 숙식과 음식을 제공하는 건 물론이고, 전시·공연·교육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각자의 영역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고 해야 하나. 자연스럽게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의료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데 격주로 치과 진료, 한 달에 한 번 한방 진료가 실시되며, 심리상담도 진행 중이다.

-재개발 이슈로 시끄럽다. 최근 분위기는?

▲꿀잠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2구역은 최근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곳은 2009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2020년 3월 재개발조합이 설립인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일단 지자체와 조합을 상대로 꿀잠의 필요성을 누차 전달했지만, 확실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다.

누구나 왕래하는 사랑방 쉼터
언제나 열려 있는 노동자 안식처

-꿀잠이라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건, 수많은 사람이 여전히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돼있음을 뜻한다고 생각하는데?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기업은 거리낌 없이 비정규직을 채용했고, 그 결과 우리는 비정규직 1000만명 시대에 살고 있다. 불과 3년 만에 외환위기를 극복했음에도 불합리한 방식으로 고착화된 노동환경은 쉽사리 바뀌지 않았고, 인력을 손쉽게 쓰다 버릴 수 있는 환경을 맞이한 재벌들은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을 쌓아둔 상태다.

노동자는 지극히 메말라가고, 재벌은 갈수록 비대해지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은 부당 해고 혹은 부조리에 맞서 목소리를 높여온 경험이 있다. 노동환경개선은 단순 노동문제가 아니라 인권문제와 직결된다.

국내에서 노조활동이 시작될 무렵 노동자들이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던 사안이 무엇인 줄 아나? 바로 두발 자유화, 작업장 내 폭력 금지였다. 단순히 생각해도 이건 노동의 차원이 아니라 인권의 테두리에서 이해되는 개념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노동시장은 수십년 전 악재가 여전히 남아있다. 추가된 부조리도 상당하고.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에서 노동환경개선이 이뤄졌다고 본다. 이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문정부에서 노동환경개선의 필요성이 부각됐다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제한적이나마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공론화됐다는 점이 그렇다. 다만 충분한 성과라고 보긴 힘들다. 특히 공정이라는 프레임이 어떻게 활용했느냐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똑같은 업무를 한다면 동등한 대우받아야 하겠지만, 같은 지붕을 쓰더라도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위치가 달라진다. 문정부는 노동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공정이라는 개념을 내세웠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시험이라는 또 다른 관문을 만들었다. 정규직이 아닐지라도 오랜 기간 똑같은 업무를 해온 이들에게 업무 이해도를 검증하고자 또 한 번 관문을 통과하라는 게 과연 적절한 걸까?

자본가 중심 정책 지양해야
평평한 ‘운동장’ 만들어주길

-처기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정책 중 가장 우려되는 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언급했던 노동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우려할만한 부분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열악한 노동환경을 체감한 적 없어서일까. 일단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별다른 고민이 없는 듯 보인다. 노동자를 쥐어짜야 한다는 1970년대식 사고를 가진 것인지 궁금할 정도다.

근무시간을 52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보다,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했는데, 노동자들이 강도 높은 근무환경에 내몰릴까 우려된다. 경제라는 건 순환의 개념이다. 노동자가 적합한 대접을 받고 충분한 여가시간을 확보해야 국가경제에도 선순환 고리가 생긴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여전히 처참한 노동환경에 노출돼있다. 혹자들은 수십년 전과 비교하며 노동환경이 대폭 개선된 것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노동자들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것조차 힘든 현실에 내몰린 상태다. 최근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계에서 우려했던 윤 대통령의 노동관이 개정 추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공정’이라는 개념이 바로 서기 위해서라도 기울어진 노동환경을 바로잡고자 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본다. 열악한 환경에 내몰린 사회적 약자들이 차별 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주길 바랄 뿐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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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