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이재명 대통합 승부수

‘이쪽부터 저쪽까지’ 한 집 살림 가능할까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뿔뿔이 흩어진 민심 결집에 나선다.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해제 국면 당시 모였던 탄핵 찬성 연합 세력을 집결시켜 국정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겠다는 계산이다. 당 대표를 앞세운 덧셈 정치는 이재명정부의 가장 큰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성공 시 국정 주도권은 물론 개헌까지 노려볼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되지만, 실패할 경우 오히려 레임덕을 앞당기는, 그야말로 양날의 칼과도 같은 시도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지난달 24일 당 대표 직속의 TF(태스크포스)인 ‘대통합 추진단’을 설치했다. 김 대표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는 끊어지지 않는 대화의 다리를, 개혁 진보 정당들과는 미래를 향한 연대의 다리를 놓겠다”며 “대대적이고 신속한 전방위 연대, 통합, 확장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넓히는
좌우 세력

대통합 추진단 산하에는 진보연대분과(위원장 진성준)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연대분과(위원장 이해식)·영입 확장분과(공동위원장 황명선·이소영)가 설치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민주당의 단합을 비롯한 민주개혁 진영의 결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모두 함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또 그 기반 위에서 우리가 ‘구조적 다수’를 향해서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실용주의 중심의 외연 확장 가능성을 암시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이정부의 통합 메시지에 부지런히 발을 맞추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TF 역시 내년 4월 열릴 가능성이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구축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진보 진영 통합 논의에 첫걸음을 떼면서 민주당이 어디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지 가늠하는 단계인 셈이다.

이번 논의에는 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은 물론 필요할 경우 개혁신당까지 논의를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12·3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연합군을 다시 집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5월,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진보 진영이 하나로 묶이는 연합 현상이 나타났다. 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4당과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가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진보당 당시 김재연 대선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광장연합의 힘을 통한 압도적 대선 승리가 필요하다. 압도적 정권교체는 타협 없는 내란 청산의 출발점”이라며 “이재명 후보를 광장 대선후보로 지지하며 대선 예비후보 활동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대선후보를 내보내는 대신 이 후보를 전격 지지했다. 혁신당은 성명문을 통해 “이 후보는 민주당의 대선후보이자, 혁신당이 지지하는 대선후보임을 선언한다”며 “압도적 승리를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 요청하신다면 약속드린 대로 후보님의 공식 지원 세력으로서 기꺼이 함께 뛰겠다”고 말했다.

“구조적 다수 향하자” 외연 확장 암시
직접 나선 당  대표 “전방위로 통합하자”

기본소득당 역시 대통령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들 또한 성명문을 내고 “극우 내란 세력의 재집권을 저지해 민주공화국을 수호하고, 기본소득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교두보가 될 ‘기본소득형 제도 실현·기본소득 담론 확산’을 위해 기본소득당은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진보 연합의 지지를 받아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를 꺾었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기대 속 ‘국민 주권 정부’를 내세웠고 60%라는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그런 이정부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는가 하면 지지율이 40%를 웃돌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8~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통령 지지율이 10주째 40%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 조사보다 2.8%p 내린 40.2%인 반면 부정 평가는 2.8%p 상승한 56.9%로 상승했다.

해당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 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은 3.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배경으로 연합 세력 붕괴가 지목된다. 이정부가 높은 지지율 속에서 출범할 수 있었던 건 탄핵 반대 세력에 대항한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친 결과인데, 최근 이 세력이 흩어지면서 지지율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유시민 작가 역시 “이 대통령은 내란 극복 정치 연합으로 모든 진보 개혁 진영을 다 결집해 49%를 얻었다”며 “이걸 지금까지 스스로 해체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석열정부 당시 국민의힘과 이준석 당시 당 대표 간의 내부 갈등을 언급하며 “그 과정을 보면서 자기 집권 기반을 스스로 해체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비극적 결과를 맞을 것이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부도 반명(반 이재명)도 해체돼 굉장히 불안정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지금 1년간 대통령이 보인 모습은 오만한 권력자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목표는
200석?

김 대표가 ‘당 대표 직속 기구’라는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현재 정국이 맞닥뜨린 위험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석 이상을 얻는다면 개헌 정족수까지 독자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사실상 국정을 주도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얻는 셈이다.

최근 이 대통령이 개헌을 언급한 배경과도 연결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자신의 X를 통해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 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헌하자는 것이 저의 공약이자 지금까지 일관된 저의 입장”이라는 글을 적었다. 이어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 입장이었다”면서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합 추진단 설치 직후 김 대표는 야당 대표를 찾은 데 이어 범여권 예방에 나섰다. 김 대표는 혁신당 신장식 대표를 찾아 “12‧3 내란을 헤쳐 나온 동지이자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개혁의 방향을 큰 틀에서는 공유하는 동지”라며 “정치제도 개혁을 위해 상호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호 미래 관계를 연대로 할 것인가, 합당으로 할 것인가라는 연대와 협력의 방식을 결정해야 할 현안을 가지고 있는 가장 가까운 관계이기도 하다”며 “동시에 그런 관계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선결해야 할 현실적 문제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당을 찾은 김 대표는 “빛의 혁명 과제에 대한 연대나 합의가 실제로 제도 개선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데에 아쉬움이 있다”며 “총선을 2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합의를 한번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기본소득당과 함께한 자리서는 “기본소득당의 성장과 발전은 기본소득당만의 몫이라기보다는 민주당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진보 세력 모두의 숙제다. 우리도 공통의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연대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도 만났다. 그는 사회민주당을 정치 파트너라고 치켜세우며 “12·3 내란 극복을 함께했고, 이후에도 사회 개혁에 대한 의제에 있어 공통되는 부분이 많고, 또 정치 발전에 있어 선거제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앞으로 함께 풀어가야 할 대목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사회민주당을 포함한 진보적인 가치 정치 세력이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는데 저희도 함께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김 대표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예방할 예정이었지만 개혁신당 요청으로 일정이 취소됐다.

벌써부터
삐그덕

이처럼 김 대표가 폭 넓은 연대를 강조했지만 심리적 화합이 이루어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범여권이 서로 손을 맞잡기 위해서는 ‘계엄 반대 탄핵 찬성’이라는 교집합보다 더 큰 이념적 가치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우군이자 연대의 핵심축이어야 할 혁신당이 김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면서도 대통합 추진단 구성 과정을 지적했다. TF 구성 직후 혁신당 측에서 “혁신당과의 연대를 담당할 기구와 담당자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것이다.

혁신당은 입장문을 통해 “연대의 실질화를 위해서는 양당 사이의 신뢰 회복 조치가 우선”이라며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돼야 하나, 핵심은 대선 당시의 원탁회의 선언문 이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 민주당의 계획을 밝히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진보 4당은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 내용이 담긴 선언문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이후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갈등은 덮어둔 채 ‘대통합’만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보당 역시 “대통합 추진단 제안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그동안) 연대가 유명무실해졌다. 실질적인 연대를 복원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범여권과의 앙금과 신뢰 훼손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대통합 추진의 첫 번째 시험대로 지목된다. 그러나 혁신당은 이미 2028년 총선을 겨냥해 민주당과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지난달 24일 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2028년 총선에서 이언주·강득구 국회의원 자리에 꼭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떨어지는 지지율에 울리는 경고음
밀어붙이면 낭패? 험난한 통합의 길

조 원장은 <기호일보>와의 인터뷰서 “민주당이 우리에게 합당을 제안해 놓고 엎어졌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평택을에서 단일화를 거부하는 등 연대를 하지 않았다”며 “그 연대 정신을 깨는 데 앞장서신 분들이 많다. 특히 경기도 내 국회의원들이 합당에 강경히 반대하고, 저에 대한 공격에 앞장서는 분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 이언주·강득구 의원의 지역구인 용인정과 안양만안을 거론하면서 “이언주 의원은 합당에 반대하고 ‘뉴이재명’ 같은 논란도 나오지 않나. 이 의원 같은 분이 이 대통령 성공에 도움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에 우리 당 소속 여성 인사를 꼭 넣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곧바로 반발했다. 강 의원은 “저는 합당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며 당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을 제안했을 당시를 설명하며 “최고위원으로서 당헌·당규에 따라 의총과 당원들의 충분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두렵지 않다. 선의의 경쟁으로 당당하게 승부하자”라며 “정치를 크게 하시라, 언론 인터뷰마다 남 탓을 하는 모습이 오히려 초라하고 안쓰럽다”고 조 원장을 직격했다.

민주당이 통합론을 꺼내 들기 무섭게 곳곳에서 해묵은 감정이 올라오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진보정당과 타협 없이 무리하게 연대를 추진할 경우 지지층의 이탈은 물론 불필요한 갈등까지 초래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승부수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좌초할 경우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대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 싸움이 불거지거나 지분 등을 놓고 갈등이 발생한다면 오히려 민주 진영 전체가 내분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면 오히려 레임덕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레임덕의 방아쇠일지, 대연합의 성공일지, 대통합 추진단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대통합 추진단을 바라보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추진단은 인재 영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 대통합 추진단 1차 회의에서 “대통합의 원칙은 이기는 대통합과 지속 가능한 대통합”이라며 “개혁과 중도·보수에 이르는 모든 스펙트럼의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을 대대적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인물
다음 어디로?

이어 “우리 당의 내부 결속을 명확하게 하면서도 진보·개혁, 그리고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 간 개인의 영입을 동시에 추진해야 당이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우선순위를 따지지 않고 두 사안을 병행적으로 해나가면서 촘촘한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진보 세력과는 선거와 정치 제도와 관련해 다양한 논의를 과거에도 했고 앞으로도 하게 될 것”이라며 “저는 원칙적으로 실행 가능한 합의를 하고 합의하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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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