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청 품은’ 김민석 큰 그림

삐친 정청래를 어찌할꼬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 대표가 임기 시작과 동시에 녹록지 않은 과제들을 마주했다. 당 안에서는 아슬아슬한 계파 갈등이, 밖으로는 국정 과제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매일 새벽부터 뛰겠다”는 각오를 밝힌 김 대표는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동시에 입법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싸움 끝에 김민석호가 닻을 올렸지만 시작부터 곳곳에 암초가 자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새로운 수장으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선출됐다. 지난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김민석 후보는 선호투표 합산 결과 최종 54.08%의 득표율을 기록해 45.92%를 얻은 정청래 후보를 누르고 신임 당 대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걷히지 않은
갈등 그림자

김 대표는 국정 안정과 당정 간 강력한 공조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전 지도부 시절 짙게 깔렸던 ‘당청 갈등’이라는 불협화음을 털어내고,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이재명 대통령과 어떤 호흡을 맞춰갈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된다.

김 대표는 수락 연설을 통해 “당청 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며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총력 지원을 약속했다.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국정 철학을 나눈 만큼 정부 이해도가 높은 김 대표가 당권을 쥐면서 국정 운영도 안정 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김 대표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심각하게 분열된 당내 지지층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 시급하다. 치열한 당권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간 갈등은 여당 지지율을 갉아먹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당내 기반을 다지고 지지율 수습에 성공하는 것이 신임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다.

또 김 대표는 “1인1표 당원 주권의 첫 선택이라 역사적이고, 평생 스승 김대중의 뒤를 이어 감격이고, 평생 동지 이재명의 길을 이어 뿌듯하고, K-황금시대 사명이 있어 막중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청 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며 “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 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다. 그 성공이 국민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해 토론하고 직언하고 방패가 되고 민심 창구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19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화합을 도모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만찬을 열고 김 대표를 비롯한 송영길·정청래 전 후보와 만났다. 이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고, 두 후보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온 일부 과했던 표현에 대해 사과하며 “당의 단합을 위한 노력과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정 전 후보 역시 “우리는 12·3 비상계엄 내란의 사선을 함께 넘은 동지이자 전우”라며 “이재명정부와 운명 공동체로, 반드시 총선·대선 승리를 통해 정권 재창출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위기의 이재명 구원투수?
눈앞에 펼쳐진 가시밭길

그러나 최고위원 다섯 명 중 세 명이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만큼 지도부 내부의 갈등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른바 ‘팀정청래’로 득표 활동을 벌인 최민희, 이성윤, 한민수 최고위원은 심화한 당내 갈등에 대해 김 대표 차원의 수습을 촉구하며 친청계로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비록 정 전 후보는 낙선했지만, 친청계 후보들은 모두 지도부에 입성한 결과를 두고는 “조직이 바람을 이기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페어 플레이하고 승복하신 분(정청래 후보)에 대한 조롱은 없어져야 한다”며 “넘지 말라고 하는 선은 넘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목을) 놔두면 해도 되는 것처럼 또 한다”며 “신임 대표도 그런 일이 더 번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혐오와 조롱 문화가 다음 총선이나 대선의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간곡한 (갈등 봉합) 당부에 대해 김 대표도 그렇게 하시겠다 했다”고 말했다.

새 지도부는 ‘단합’과 ‘원팀’을 외치고 있지만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친명(친 이재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차 투표에서 확실한 과반을 달성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당권을 쥐었지만 계파 간 갈등을 봉합하고 지지자를 설득하는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새 지도부 출범 사흘 만에 최 최고위원이 김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결정을 두고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김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전용기 의원과 권미경 한국노총 전국공공연대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지명했다. 그러나 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어 당황했다”며 “지명직 최고위원은 최고위 의결 사안이다. 최소한 최고위원회와 협의는 해야 한다.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의원총회에서 갑자기 지명자 명단을 공개하면 제대로 의결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청년 최고위원을 지명직으로 두되 경선을 통해 선출하겠다고 공약한 점을 꼬집으며 “2030에게 공개적으로 한 약속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2030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느냐. 청년위원장을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하는 방안도 있으니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데드크로스’
벌써 레임덕?

김 대표는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동시에 여당으로서의 정부에 닥친 위기도 해결해야 한다.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집권여당과 정부는 민생 과제 부재 및 민감 사안으로 인해 거센 역풍을 맞았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 수정을 둘러싼 난항,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민생 경기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민심이 급격히 돌아선 것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밑도는 첫 ‘데드크로스’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국적 압승에 실패한 6·3 지방선거 직후에도 50%대 후반을 지켰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당의 전당대회 국면에서 40%대 중반으로 내려갔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4%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였던 7월 4주차 조사(51%)와 비교했을 때 7%p가 떨어졌다. 반면 이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한 응답은 직전 조사보다 8%p 오른 46%였다.

취임 후 처음으로 갤럽 조사에서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수치상 앞선 것이다. 부정적 평가 요인으로는 부동산 정책이 30%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6.9%이며 응답률은 9.7%다. 자세한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장 내일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치러지면 민주당이 당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부동산 아니겠는가. 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시점도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시기와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여당 대표대로 국회 의견을 종합하고, 이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국민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집값이라는 예민한 문제가 김 대표의 첫 번째 리더십 시험대가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다시 나온
이 리스크

앞서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 대표로 당선된다면 3개월 안에 대통령 지지율을 10%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생·확장·유능 정당을 내세운 그의 첫 과제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지속해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지적해온 만큼 정부와 국회의 이견을 어떻게 담을지가 관건이다. 그는 후보 시절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최근 발표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큰 방향에 공감하는 전제 위에서 디테일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 본다”고 적었다.

1주택 비거주자에 대해서는 “중산층 1주택 비거주자가 전국적으로 상당수 된다”며 “이들에 대한 세금 변화가 전월세 시장까지 연쇄 반응을 미치는 부분을 특히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도세에 대해서는 “1주택 비거주자의 보유 공제를 폐지하는 것은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에 해당되는 시가 12억 이상 1주택 비거주자들에게는 사실상 증세”라며 “임차인 퇴거 강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수는 각종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에 앞서 거쳐야 하는 야당과의 협상이다. 민주당 의석수는 162명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야당과의 협의 없이 법안을 강행하기에는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현재 여야는 민심의 동요가 큰 부동산과 세제, 증시 문제와 관련해 대립각을 세우는 만큼 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주목된다.

거대 야당과의 관계와 대치 상황도 커다란 난제다. 정청래 지도부 시절 ‘당청 갈등’에 발목이 잡혔다면, 김민석 지도부는 야권이 공세를 펼치고 있는 ‘이재명 방탄 지도부’라는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현안으로 떠오른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둘러싸고 국회 내 대야 협상과 원내 조율 과정이 본격화되면서 김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앙금 남은 전당대회 ‘삐걱삐걱’ 김민석호
“과반 못 넘은 탓” 두고두고 발목 잡을까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국민의힘은 신임 대표 당선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도 “‘이재명 방탄’이 아닌 국민을 위한 책임있는 여당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는 이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이는 일극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 대통령은 국가 백년대계인 반도체 산업마저 김민석 대표의 당선을 위한 ‘정치적 전리품’으로 활용하며 민주당 전당대회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는 비판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방패막이’로 전락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며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여당의 최우선 책무가 아니라 국민과 헌법,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 집권여당의 책무​라는 사실을 명심해 달라”고 덧붙였다.

특히 조작기소 특검법 등은 이 대통령에게 걸린 사법 리스크와 연관된 만큼 김 대표가 이를 어떻게 다룰지가 당정·당청 관계의 핵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검을 밀어붙이면 방탄 지도부 논란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속도 조절에 나서면 친명계를 비롯한 강성 지지층의 거센 개혁 압박이 가해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대표 임기 내내 풀어야 할 난제라는 평도 나온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 취소 가능성을 열어뒀던 만큼 국민의힘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서 ‘대표가 되면 공소 취소 권한이 부여된 조작기소 특검법을 추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검찰 조작 기소가 명확하면 그 순간에 (공소가) 취소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다음 총선이 2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소 취소를 전면에 내세우기엔 수도권 등의 민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권 내부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부동산 세제 문제도 정부발 이슈인 만큼,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여당 대표가 청와대 뜻만 일방적으로 따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지역별 메가프로젝트의 후속 입법 등 국정 과제 뒷받침도 그의 몫이다. 민주당의 개혁 입법 추진 속에서 김 대표는 국민 체감형 민생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부동산·민생·청년 등 주요 현안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민심의 역풍이 당 지도부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과제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가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지 아니면 국정 지지율의 반전을 끌어낼지는 전적으로 김 대표에게 달려 있다. 전당대회에서 얻은 당권을 기반으로 통합된 당으로 전환하고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얼마나 만들어내는지가 김민석 체제를 좌우할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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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