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미래회-용산 ‘마님들 수상한 커넥션’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1.25 09:23:55
  • 호수 1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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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싸움에 등장한 노소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비밀 선거사무소로 운영했다는 ‘예화랑’의 뒷배경이 재조명받고 있다. 해당 건물의 공동소유자 김용식의 부인이자 정수인은 지난 2012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결혼식서 주례를 맡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딸이다.

김방은 예화랑 대표의 화려한 정·재계 인맥이 눈길을 끈다. 그는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과 같은 재벌가 사교모임 ‘미래회’ 출신으로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한미약품 그룹 계열사인 ㈜온라인팜은 재건축이 예정된 예화랑과 20년 장기로 보증금 48억원, 월 임대료 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철거된 빈 건물과 임대계약을 맺은 속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미술계
쥐락펴락

예화랑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온라인팜은 지난 1월31일 62억4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채무자는 예화랑 건물 공동소유자이자 대표 김방은과 예화랑 감사이자 동생 김용식, 아버지 김태성 등 3인이다. 해당 근저당권은 김씨 일가와 온라인팜 사이의 임대차 계약에 의해 설정됐다.

김씨 일가가 임대차보증금 48억원을 선지급받고 담보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다.

현재 예화랑 건물 소유자는 김씨 남매다. 그러나 내년 7월 말 준공이 예정된 신축건물의 지분을 김씨 일가가 나눠 갖게 되면서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 채무자는 3인이 됐다. 


임차인 측은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재건축한 이후, 2025년 7월 말 신축건물이 완공되면 건물을 임대키로 했다. 기존 건물은 건축가 장운규가 설계해 2006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비롯해 수많은 건축상을 받았던 건물인데, 이를 모두 철거하고 내년 하반기 새로 세우는 신축건물에 임대차계약을 맺은 것이다.

향후 온라인팜으로부터 평당 3만원의 관리비(신축건물 1400평 기준 4200만원)를 받게 될 예정이다. 온라인팜은 2년 뒤에야 신축건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만, 이미 임대차보증금 48억원을 지불했다. 또 향후 20년간 960억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게 될 예정이다.

재건축을 위한 시행대행은 김용식이 대표로 있는 서울플래닝이 맡았다. 서울플래닝은 재건축에 대한 모든 권한과 신축건물 준공 이후 운영 및 관리에 대한 모든 권한을 부여받았다. 

김용식의 장인은 윤 대통령의 검사 선배이자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다. 2009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서울플래닝의 감사를 지낸 정 전 총장은 윤 대통령 결혼식 주례를 섰다. 지난 7월에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 후임 인선을 위한 ‘검찰총장후보 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방은·김용식 남매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 그룹 모녀(송영숙 회장, 임 부회장)와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1년 가까이 이어진 한미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이 고소·고발에 따른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면서 예화랑 임대차계약이 고발 내용에 포함됐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8일, 서울경찰청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등 그룹사 고위임원 4명과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사모펀드 운용사·이하 라데팡스) 대표까지 총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철거한 예화랑에 월세 4억 계약 의문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한미약품 모녀


한미사이언스가 공시를 통해 밝힌 박 대표와 한미약품 사내이사 등 2명 관련 배임·횡령 혐의 발생 금액은 총 81억원(단순 합산 기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 외 피고발인에 오른 그룹사 고위 임원은 임 부회장·박명희 한미약품 사내이사·우기석 온라인팜 대표로 파악됐다.

함께 고발된 김남규 대표의 라데팡스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모녀 측이 내세운 우군이다. 전날 라데팡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하고 경영 참여형 펀드로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약 117만주를, 한미그룹 공익재단인 가현문화재단은 132만1831주를 라데팡스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킬링턴 유한회사에 넘긴다는 내용을 공시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 측의 주요 고발 내용은 ▲부적절한 거래를 통한 회사 자금 유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통한 자금 유출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형제(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측은 피고발인들에 대해 예화랑 건물 관련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으며, 한미약품 제품 납품 관련 부적절한 거래 등 의혹이 있다고 보고 고발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 관계자는 “최근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에 참석해 임종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던 계열사 대표(우기석 대표)까지 서슴없이 고발하는 행위를 보며 비정함마저 느낀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엔 임 이사 측 인물인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가 “가현문화재단에 총 119억원을 기부해 주총 의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송 회장과 박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 15일엔 한미사이언스가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모녀)과 이들을 위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를 형사 고소했다.

김방은
정체는?

3자연합은 앞서 한 대표의 송 회장·박 대표 고발 관련 “7개월간 보여준 막가파식 형제 경영에 소액주주가 등을 돌리면서, 3자연합이 상정한 특별결의 가결 가능성이 대두되자 형제들은 인륜을 저버린 고소·고발을 남발한다”고 비난했다.

한미약품 측도 “형제들이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목적으로 경영권 권한을 남용해 한미약품 경영진을 무차별 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이사 수를 기존 10명(정관상 가능한 최대 이사 수)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개정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이익잉여금의 자본준비금 감액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 가운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3자연합 측이 상정한 정관변경 건과 신규이사 선인 건 등 두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회사가 상정한 주주친화정책인 감액배당 건에 대해선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에선 송 회장이 수백억원을 기부한 가현문화재단을 통해 한미약품을 장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형제 측은 해당 고발서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한미약품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119억원 상당의 기부금이 제공되면서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방은과 임 부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만든 미래회서 만나 인연을 맺었다. 미래회 법인 등기에 따르면, 이사에 노소영, 임주현, 김방은, 최지은, 한혜원, 김미경, 전성은, 오선영, 이정현, 안영주, 김흥남, 조옥형, 홍수정, 박지영, 박지완 등이 이름을 올렸다가 2018년 4월6일 일제히 퇴임했다.

김 남매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각각 1000만원을 후원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김용식 대표는 당선자 비서실에 합류했고, 김방은 대표는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됐다.

용산 이어준
미래회 역할

윤 대통령을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도운 김용식은 대선 직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로 들어갔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공직자라고 볼 수 있다. 김용식이 인수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실에 취업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김방은은 지난 2022년 7월, 대통령실이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한 것으로 확인된다. 자문단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비워진 청와대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는 기구다.

이후 지난 1월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서 열린 ‘2024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헤드 테이블에 송 회장이 초대받기도 했다. 같은 달 31일 김방은과 한미그룹 일가는 예화랑과 계약을 체결한다. 앞서 송 회장은 2003년부터 사진작가들의 창작과 전시활동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27일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미약품 측근은 “과거 1억~3억원 정도만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해 오다가 송 회장이 장악하면서 한미약품은 3년 만에 119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기부한 것”이라며 “난데없이 빈 건물에 월세 4억원을 쓴다는 건 업무상 배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지난 18일, 윤 대통령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가로수팀’이라는 불법 선거사무소를 예화랑서 운영했고 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진상조사단장은 이날 오후 국회서 열린 전체회의서 “원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등록한 후보 선거사무소, 중앙당과 시도당을 제외한 다른 선거사무소는 불법”이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예화랑서 정책과 선거 조직을 이야기하고, 사람을 만나고, 선거 계획을 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절친인 이철호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이야기에 의하면 양재동에도 (불법 선거사무소가)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예화랑 감사 김용식 장인이 윤석열 멘토?
윤·김 결혼식 주례 선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용만 의원은 무상으로 대여해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예화랑이 ‘가로수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수뢰후부당처사죄도 있고, 공무원이 될 사람이 뇌물을 먼저 받는 사전수뢰죄도 같이 검토돼야 하는 시점”이라며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진상조사단은 회의에 앞서 예화랑을 방문했다. 송재봉 의원은 “일주일 전에 찍은 사진만 봐도 ‘예화랑’이라는 표시(간판)가 확인됐는데, 오늘 가보니까 다 없어지고 펜스를 쳐놓아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라며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한다며 이런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 증거인멸죄가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명태균의 경남 창원 산업단지 부지 선정 개입 의혹도 거듭 제기했다.

염태영 의원은 “(창원 산단 발표 전에)명태균과 친분 있는 A씨가 창원시 의창구 화양리에 9필지, 2억6000만원 상당의 땅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제보자로부터 ‘땅 점’을 봐줬다는 증언이 있다”며 “땅 투기하는 사람들이 매물 주소를 물어보면 명태균이 지도를 보면서 산단에 포함된다 안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공익제보자가 증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산단 위치를 알지 못하면 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창원시장 출신인 허성무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창원산단 부지를 실사할 때 명태균씨가 현장 점검을 같이 했다는 제보가 있었는데, 이때 부지는 창원대 인근 그린벨트와 창원시 대산면, 북면 일대 307만평이었다. 그런데(실제 발표에선) 이 부지들은 극히 일부분 말고는 모두 빠지고, 그보다 동쪽으로 이동한 완전히 새로운 100만평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는 국토부의 현장 실사가 없었다. 100만평이 넘는 곳을 산단으로 지정하면서 국토부가 현장에 가보지도 않았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런 과정서 명태균이 창원시 부시장과 담당국장을 불러 지시·협의하고 계획을 수립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는데,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단은 제기된 각종 의혹의 고발장을 작성하고, 상설특검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 사정권
정치권 비화

김승원 의원은 “창원지검이 ‘명태균 게이트’를 정치자금법에 국한해서 수사한다는 의혹이 있다”며 “민주당 법률국과 힘을 모아 여론조사 조작, 공천 개입, 창원산단 선정 관련한 국가기밀 누설, 돈봉투, 예화랑 등 불법 선거사무소 설치, 국민의힘 당내 경선 방해 등 지금까지 나타난 모든 의혹에 대해 고발장을 작성 중이고 완성되는 대로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진실이 묻히지 않도록 진상조사단은 더 확실하게 꼼꼼하게 활동할 것이며 상설특검도 언제든 출범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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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