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또다시 ‘여소야대 정국’ 윤석열정부, 가시밭길 걷나?

민주 등 야권 180석 안팎…조국혁신당 돌풍
선거 앞두고 간판 바꾼 김영주·이상민 고배

11일, 제22대 총선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서 180석 안팎을 기록하며 정부여당에 완승을 거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범죄자로 몰아세웠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집권여당에 대해 심판을 내린 셈이다.

이렇듯 이번 총선은 민주당의 압승, 국민의힘의 완패로 정리된다. 전국 254곳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은 161곳에 깃발을 꼽는 데 성공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90곳에 그쳤다. 비례 위성 정당에선 조국혁신당이 12석을 확보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인 경기도 60개 의석 가운데 53석을 차지하면서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이렇듯 국민은 윤석열정권에게 회초리가 아닌 몽둥이를 들어 ‘이재명 비호감’보다는 집권여당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다.

이로써 지난 2년 동안 ‘여소야대 정국’으로 국정 주도권을 잡지 못했던 윤석열정부는 22대 국회에서는 더욱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현재도 야당의 지원 없이는 한 걸음조차 나가기 힘든 실정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야당과 협치는커녕 일상적 대화조차 거부함으로써 독불장군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한국 정치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선 다소 예상 외의 결과가 연출됐다.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민주당 곽상언 후보가 문재인정부 감사원장 출신의 재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를 5961표 차이로 누르고 깃발을 꼽은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 후보는 50.92%, 최 후보는 44.13%를 각각 득표하면서 명암이 갈렸다.


물론, 약 6000표 차이라면 종로구 유권자들이 최재형 후보를 ‘심판했다’고 해석하기엔 조금은 애매한 수치다.

정치권에선 단순히 ‘곽상언 변호사’라서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기보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수식어가 당선을 좌지우지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과거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종로구는 13대 이종찬(민주정의당), 14대 이종찬(민주자유당), 15대 이명박(신한국당)·노무현(새정치국민회의), 16대 정인봉·박진(한나라당), 17·18대 박진, 19·20대 정세균(민주당), 21대 이낙연(민주당)·최재형(국민의힘) 의원으로 여야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꾸준히 공수를 교대해왔던 것으로 확인된다.

‘간판(당적) 바꾸기’ 후 기존 지역구 출마로 초미의 관심을 끌었던 5선 중진의 이상민(대전 유성을) 후보와 4선 중진의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후보는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철저히 심판당했다.

총선을 앞두고 기존의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했던 이 후보는 황정아 후보에게 18%p라는 압도적 표 차이로 낙선했다. 개표 결과, 황 후보는 59.76%, 이 후보는 37.19%를 득표해 22.57%p라는 완패에 가까운 표 차이가 났다.

5선 거물을 누른 그는 한국천문연구원 책임 연구원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잔뼈 굵은 이 후보를 눌렀다는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다. 결국 잔뼈 굵은 정치이력이라는 명함은 대전 유성을 지역구 유권자들에겐 통하지 않은 셈이다.

접전 예상 지역구서 최대 1만표 이하로 승패가 엇갈렸던 데 반해, 유성을의 경우 두 후보 간의 표 차이는 무려 2만3178표에 달했다. 거의 ‘더블스코어급’의 압도적 결과였는데 이 정도라면 유성을 지역구 유권자들은 이 후보를 ‘심판했다’고 해석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지역구는 또 있다. 서울 영등포을 지역이다. ‘하위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후 국민의힘에 입당했던 김영주 후보(국회부의장)도 민주당 채현일 후보(전 영등포구청장)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김 후보는 개표 결과 41.67%에 머물러, 54.53%를 받은 채 후보에게 밀렸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두 후보 간 표 차이로, 채 후보가 1만7250표 차이로 김 후보를 눌렀다는 점이다. 1만표 이상의 득표 차이라면 영등포갑 지역 유권자들이 국민의힘 김 후보를 심판했다고 봐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지난해까지 국민의힘 소속이었다가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겼던 허은아 후보는 3.87%라는 한 자릿수 득표를 기록해 선거를 앞두고 당적을 옮기는 행동이 얼마나 후보에게 있어 리스크가 큰지 여실히 보여줬다.

이처럼 유권자들은 잘하는 후보들에는 칭찬(투표)을, 그렇지 못하는 부분에는 과감히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정당 지지도와는 별개로 잘잘못을 가려 회초리를 들 때는 과감히 들어야 하며, 반대로 잘한 일에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주권자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며 ‘우리도 주권자들의 견제와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무언의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명룡대전’으로 불렸던 인천 계양을에선 54.12%의 절반을 넘게 득표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민주당 대표)가 45.45%에 머문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전 국토교통부 장관)를 7749표 차이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원래 인천은 예로부터 항구가 발달해 있는 데다 호남 지역민들이 상당수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고, 호남향우회 규모도 타 지역보다 커서 민주당 성향이 강한 곳으로 꼽힌다.

역대 선거 결과를 봐도 계양을 지역은 17·18대 송영길(민주당), 19대 최원식(민주당), 20·21대 송영길, 2022년 재보궐선거 이재명 등 항상 민주당 후보가 깃발을 꼽았다. 단, 송영길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던 2010년 재보궐선거 때는 이상권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

조국혁신당은 지지율 상승세가 선거 전, 일시적인 돌풍이 아니었음을 입증해 보이면서 이번 총선서 목표로 제시했던 ‘10석+α’ 의석을 무난히 달성했다. 더불어민주연합·국민의미래로 대표되는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과 조국혁신당으로 표가 쏠리면서 제3지대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이번 총선이 국민의힘의 참패로 귀결되면서 당을 이끌어왔던 한동훈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6일,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해 이날까지 106일간 선거전을 진두지휘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서 대패한 이후 여권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 위원장의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한 위원장이 이에 응했다.

한 위원장이 합류한 직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탔다. 방문하는 지역마다 지지자들이 몰렸고, ‘여의도 문법’을 탈피한 그의 언행에 관한 관심도 커졌다. 그러나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한동훈 효과’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권 심판론이 어느 때보다 거센 상황서 자세를 낮추기보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에 초점을 맞춘 선거 캠페인 등을 두고 당내 일각서도 불만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 정가에선 한 위원장이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는 차원서 비대위원장직 사퇴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퇴 후에는 외국으로 떠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의 ‘총선 후 유학설’은 선거전이 이어지는 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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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