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해서 불났다” vs “책임 떠넘기기”

2010.08.10 08:52:52 호수 0호

토요타 렉서스 주행 중 화재사고 전말



수입차 중 인기를 얻고 있는 렉서스가 주행 중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차가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여졌다. 차량은 완전 연소되지 않고 엔진룸 내부 일부가 소실됐다. 전기배선 등도 손상이 크다. 보닛 내 화재로 끝났다. 화재사건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났지만 발화 원인은 아직도 미상이다. 화재 이후 차량은 수리를 목적으로 정비소로 옮겨졌고 소방서는 조사할 시간을 놓쳤다. 토요타측과 차주는 서로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반목만 커지고 있다.

토요타 “개조차량 보상 어려워”…튜닝이 문제
‘원인규명 검사 서로 못 믿겠다’ 반목만 커져



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해마다 오르고 있다. 올해 6월 현재 시장 점유율은 6%다. 연말이면 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캠리와 렉서스 등을 내세운 토요타는 올해 상반기 시장점유율(MS) 7.5%의 실적을 보였다.

2007년과 2008년의 경우, 수입차 베스트셀링 TOP5 중 4대를 일본 차가 차지했다. 렉서스 ES350과 IS250, 혼다 어코드, CR-V 등이 주인공이다. 이 중 렉서스IS250은 후륜구동형 스포츠 세단으로 인기를 얻었다.

지난 7월21일 대구광역시 수성2가 일반도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렉서스IS250 보닛에서 연기가 났다. 깜짝 놀란 차주 A씨는 차를 갓길로 주차하고 보닛을 열었다. 그때 솟구쳐 오르는 불길. 지나가던 택시가 이를 보고 소방서에 신고했고, 2분만에 출동한 소방차에 의해 진화됐다. A씨는 “화재 당시 계기판을 확인했다. 온도게이지를 비롯해 모든 장치가 문제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출동한 소방서의 기록에 따르면 전기배선에 의한 화재로 추정되나 정확한 조사의 미흡으로 화재원인은 미상으로 되어 있다. 전기배선에 의한 화재로 보는 이유는 엔진룸 내부 일부 소실, 운전석 대쉬보드 앞 강한 열에 의한 손상 흔적, 전기배선에서 탄화된 흔적이 나오는 등 손상이 크고, 연료흡입계통으로 확대된 흔적 등이다.

소방서 관계자는 “엔진보다는 전기배선 쪽에 가능성을 두고 있다. 엔진 연료공급호스 등도 가능성은 있으나 차량이 없어 조사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서스는 우월하다?

화재 이후의 본사 대처도 황당하다고 A씨는 말한다. A씨가 <소비자가만드는신문> 게시판에 올린 글에 따르면 토요타 코리아에서 본사 직원 4명을 보냈다. 이들은 “우리들의 차는 이렇게 불난 적이 없다” “우리들 차는 우월한 존재” 등을 말하며, “자차 처리해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는 것. 또 100% 순정차가 아니라는 것도 트집 잡았다.

A씨는 “사촌오빠가 LED랑 HID전문업체를 운영해 튜닝을 했다. 그런데 HID는 기존 라이트보다 훨씬 전력소모도 낮고 배선 자체를 건드리는 게 아니고 전구만 바꾸는 거다”라며 트집 잡는 게 너무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올해 1월경에도 렉○○센터에 가서 점검도 100% 받은, 관리가 잘 된 차량인데 이런 일을 겪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한국토요타자동차측은 “개조 차량에 대한 보상 규정은 순정 차량에 비해 복잡하다”고 답변했다.
보상이나 정비를 위해 필요한 것은 검사다. 화재원인이 차량의 결함인지가 중요한 것. 여기에 의견 차이는 더 크다.

A씨는 “본사가 원인규명을 하면 의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제3의 기관에서 원인규명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타 검사기관을 알아본 결과 비용이 500만원에 이른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측에 따르면 자체 검사를 실시해 차량에 문제가 있다면 보상하겠다고 밝혔으나 A씨가 응하지 않았다는 것. 서로의 말이 다르다. 믿지 못하겠다는 것. 제3의 검사기관의 조사에 대해서는 차량에 결함이 있다고 결과가 나온다면 검토할 사항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원인규명 비용이나 보상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의 차량은 배선 쪽이 다 손실돼서 견적만 2000만원 정도다. 제3의 기관에 원인규명 의뢰도 차 결함이라는 확신이 없어 결정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차로 처리하려니 보험료 할증 등이 마음에 걸린다. 갑자기 화재가 발생한 것이 억울할 뿐이다.

차일피일 시간만 소비

한편 렉서스 IS250이 불길에 휩싸인 화재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여러 번 리콜 대상에 오르는 등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토요타는 올해 1월 미국에서 판매중인 캠리 등 380만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었다. 대상은 2007년 이후의 캠리 모델과 인기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의 2004년 이후 모델, 아발론 최신 모델, 타코마, 툰드라, 그리고 렉서스 IS250과 ES350 등 7개 차종이다.

우리나라에서 2007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리콜 사례에도 렉서스 IS250이 포함되어 있다. 사유는 엔진 부위에 장착된 연료공급호스의 결함(벤딩 부적절)으로 연료 누유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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