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블박까지 제출했는데⋯” ‘강제추행’ 불송치, 왜?

2026.01.22 12:56:34 호수 0호

피의자 “만취해 기억 안 나”
현재도 동일 직장서 근무 중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성범죄는 증거가 제한적인 경우가 적지 않아 수사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 최근 한 여성의 강제추행 고소 사건이 경찰에서 불송치(증거불충분) 종결되자, 고소인 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고소인 A씨와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 B씨는 지난 21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찰의 불송치 판단에 대해 “모든 상황을 지켜본 목격자로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앞으로 술자리에서 회사 사람끼리는 저 정도 신체 접촉을 해도 죄가 안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3일 “피의자 C씨가 피해자의 허리와 어깨, 손 등 신체를 잡거나 접촉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모든 증거 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강제추행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수사 결과를 통보했다.

B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8월20일 여자친구의 직장 동료들이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술자리를 마친 뒤, 건물 밖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는 “일행 상당수가 만취해 있었으며, 저는 현장에 먼저 도착해 차량에서 A씨를 기다리다 상황을 목격했다”고 회상했다.

B씨는 당시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도 <일요시사>에 제공했다. 영상에는 직장 동료들이 차례로 건물 밖으로 나오는 모습과 함께, C씨가 A씨 허리·어깨 등을 만지거나 머리 쪽을 끌어당기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대해 A씨는 “그날 술을 많이 마셔서 남자친구에게 데리러 오라고 연락한 뒤로는 기억이 안 났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직후엔 굉장히 당황스럽고 수치스러워 울기만 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사건 이전에 C씨와는 친한 사이였지만 신체 접촉이 오가는 관계는 아니었고, 현재는 사적인 대화 없이 업무하고 있다”며 “회사에 관련 사실을 전달해 분리조치가 이뤄졌지만, 불안 증세가 있어 병원도 다니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 이틀 뒤 B씨는 C씨와 삼자대면도 했다.

그는 “여자친구를 통해 ‘당신의 아내도 동석한 자리에서 이야기하자’고 제안했으나, C씨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혼자 나왔다”면서 “당시 행동의 이유를 물었을 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만 답했다”고 답답해했다.

대화에 별다른 진척이 없자 B씨는 인근 경찰서를 찾아 사건 접수와 진술을 진행했다. 그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A씨에게 두 차례 내용증명이 전달된 사실도 언급했다.

C씨 측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등에게 다시 문제 삼거나 사실과 다른 주장을 더 이상 하지 말라”며 “요청을 무시하고 유사한 행위가 반복될 경우 무고죄,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내용증명에선 A씨 측이 퇴사를 요구하거나 향후 직장생활이 어렵게 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14일 이내 입장과 합리적인 배상 방안을 회신하지 않으면 총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A씨 측은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다시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C씨가 무고죄 등을 적용해 저희를 고소한 상태”라는 이들은 “저희도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다. 처벌 수위를 떠나 최소한 문제가 있다는 점만이라도 확인받아야 여자친구도 보다 당당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 결과에 불복할 경우 통보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이 가능하며, 접수되면 사건 기록은 검찰로 송부돼 재검토 절차가 진행된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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