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 / 스티븐 로 저 / 와이즈베리 / 1만5000원

매년 언론을 장식하는 광신 집단이 꾸준히 신도들을 포섭하고, 효과 없는 대체의술이 첨단의료 시대에 환자들의 주머니를 털고, 황당한 주장을 펼치는 정치적 열성분자가 득세하고, ‘원하는 것을 생생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의 자기계발서가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며, UFOㆍ초능력ㆍ음모론 등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평범한 사람은 물론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까지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이러한 믿음과 주장에 혹하게 되는 이유는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기고, 비합리적인 믿음의 덫에 빠뜨리는 ‘가짜 합리성’이라는 ‘지적 바이러스’ 때문이다. 철학 입문 베스트셀러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의 저자인 스티븐 로가 이번에는 <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를 통해 ‘지적 블랙홀’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우리 주변의 터무니없는 믿음이나 주장에 숨겨진 가짜 합리성 전략들을 낱낱이 해부한다.

또한 가짜 합리성으로 위장된 지적 블랙홀들을 꿰뚫어 보고, 이성ㆍ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스티븐 로는  지적 블랙홀은 빠져들기는 쉽지만 빠져나오기는 힘든 ‘심리적 파리지옥’과 같다며 지적 블랙홀에 빠진 사람들은 주변의 이성적 비판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믿음 체계를 어떻게든 보호하고 합리화하려는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모든 부조리한 믿음과 주장에 숨겨진 8가지 전략(미스터리 카드, 어쨌든 들어맞잖아!, 그리고 나팔총 전략, 핵폭탄 터뜨리기, 의미적 골대 옮기기, 난 그냥 알아, 거짓 심오, 일화 나열하기, 조종 버튼 누르기)을 파헤치고, 이에 대항할 논리ㆍ과학ㆍ철학적 사고의 힘을 기르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러한 전략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외계인ㆍ초능력ㆍ광신론 같은 독특한 믿음의 사례에서부터 프로이트 정신분석 이론이나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사회문화적 이론, 정치경제 이론과 주장, 대체의료, 자기계발도서 신드롬 사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알려준다.

자칫 묵직하고 어려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스티븐 로는 특유의 유머와 재치를 더해 우리 삶 곳곳에 숨겨진 논리ㆍ철학적 이야기들을 흥미로운 필치로 풀어낸 <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는 논리와 철학이 어렵고 무겁게만 느껴져서 입문서 읽기조차 번번이 실패했던 독자들, 주변의 온갖 부조리한 믿음과 주장에 휩쓸리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이를 이성·논리적으로 평가하길 원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