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하나고 스캔들

돌고 돌아 결국 MB 정조준?

[일요시사 취재팀] 박호민 기자 = 하나고등학교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각종 의혹이 불어져 나오면서 그 종착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정 당국의 칼날이 전 정권을 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의회 하나고등학교(이하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행정사무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전원경(46) 하나고 교사는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의 비리를 폭로했다.
 
점점 커지는 파문
그 종착지에 관심
 
전 교사는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이 ‘남학생들을 많이 뽑아야 학교에 도움이 된다’면서 2010년 개교 이래 서류평가와 면접 점수를 합산한 엑셀 파일을 조작해 여학생 지원자를 떨어뜨리고 남학생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줬다”고 말했다.
 
전 교사에 따르면 일반전형 120명을 뽑을 때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을 합산한 결과를 내면 100∼120등 사이의 여학생 지원자를 대상으로 떨어뜨리고 그 아래 남학생 지원자들에게 가산점을 줘서 120등 위로 올렸다. 이같은 신입생 선발 비리는 모든 전형에서 일어났다.
 

전 교사는 “서류 평가 때부터 남학생에게 점수를 잘 주라는 지시도 받았다”며 “한 교사가 지시를 따르지 못하겠다고 하자 ‘이사장님의 뜻’이라는 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 교사는 청와대 고위직 자녀가 학교폭력을 일으켰지만 이를 무마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주장도 했다.
 
전 교사에 따르면 2011년에 열린 교직원 회의에서 교사 2명이 “학생들의 피해 진술서가 있는데 왜 학폭위를 열지 않느냐”고 이의제기를 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꼽혔던 A씨의 자녀가 1년여간 4∼5명의 학생을 상습적으로 괴롭혔고, 이를 파악한 교사들은 피해 학생들의 진술서를 받았다.
 
신입생 선발·학폭·성추행 의혹 불거져
서울시의회서 폭로전…국감장 난타 예고
 
진술서를 작성한 B군은 “가해학생 A군이 작년 3∼4월부터 이유없이 팔과 가슴을 수차례 때렸고 복싱·헬스를 배운 후 연습을 한다며 침대에 눕혀서 밟았다”며 “휴대폰을 거의 매일 마음대로 빼앗아가 게임 등 오락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학생 D군은 “E군과 나를 같이 불러서 어떨 때는 나보고 E군을 때리라고 해서 때리지 않으면 나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하나고는 학교폭력에 대한 정황이 뚜렷하고 진술서까지 확보된 상황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지 않았다. 전 교사는 이에 일부 교사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가해 학생을 전학 보내는 것으로 조용히 사태를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전 교사는 또 다른 고위 공직자의 자녀가 학교내 성추행을 일으켰지만 공론화되지 않고 묻혔다고 폭로했다. 기숙학교로 운영되는 하나고에서 동급생 여학생을 한 남학생이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인 뒤 여학생이 자신의 방으로 오자 이 사실을 다른 학생에게 소문을 내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것이다. 이 남학생 역시 한 교육계 고위인사의 아들이라고 전 교사는 주장했다.
 

하나고 측은 전 교사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우선 신입생 성비를 맞추기 위해 여학생을 떨어뜨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교육청 감사에서 입학생 남녀 비율 조정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기숙사 수용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너몰린 김승유
탈출구 안보인다
 
청와대 고위 인사 자녀의 학교폭력 은폐 의혹와 관련 이태준 하나고 교장은 “전 교사의 말은 위증”이라며 “(하나고는) 다른 학교와 커리큘럼이 달라 학기 중에 전학을 가면 학사 일정을 따라가기 어려워 가해학생 측에선 해당 학년만 마치게 해달라고 했지만 피해 학생들을 생각해 학기 중간에 전학 가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하나고는 과거 특혜 시비와 관련 여러 차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우선 하나고 부지 매입과 관련한 특혜 의혹이 대표적이다. 하나학원은 서울시와 2009년 1월 ‘은평뉴타운 자립형사립고 부지 임대 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 이 계약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651억원의 0.5%를 임대료로 책정하고 2009년 1월23일부터 2059년 1월22일까지 50년동안 하나학원 측에 해당 부지를 임대했다.
 
김경자 의원은 이 같은 임대차 계약과 관련 “서울시는 하나학원 측에 매년 30억원 이상에 해당하는 임대료 특혜를 줬다. 50년간 하나고에 서울시민의 재산을 간접적으로 출연한 것”이라면서 “특정 학교를 위해 시민의 혈세를 장학금 명목으로 매년 4억원 이상 주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시장 시절 서울시예산 651억원을 들여 하나재단에 50년간 장기 임대한 것으로 이는 사실상 영구임대”라며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오 전 시장은 연간 교육예산의 70%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을 하나고 부지매입에 사용했고 임대료마저 서울시가 연간 30억원의 특혜를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에 대한 특혜 지적도 나왔다. 2009년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고 정원의 15%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출연하기로 했는데 2013년 은행법이 바뀌면서 하나고에 더 이상 지원을 할 수 없게 됐다. 출연 금지 법률 근거는 출연회사 임직원에 대한 우대 등 대가성이 있으면 공익법인에 대한 출연을 금지하는 조항 때문이다.
 
 
즉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를 정원의 20%에서 선발하는 전형이 임직원에 대한 우대로 판단된 것이다. 이후 하나고는 장학금을 포기하면서까지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 전형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에 대한 특혜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나고는 개교 과정에서도 특혜 시비가 있었다. 학교법인 하나학원은 2008년 12월 29일 ‘하나고 설립 및 자립형 사립고 지정 사전 협의’ 공문을 서울교육청에 보냈고, 교육청은 31일 하나고에 ‘자립형 사립고 지정서’를 보냈다. 학교 설립 신청부터 사립고 지정까지 3일만에 초스피드로 이뤄지면서 특혜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개교 예정(2010년 3월)이 자립고 시범운영이 종료되는 시점(2010년 2월)보다 늦음에도 자립형 사립고 지정을 해주면서 특혜의혹은 더욱 짙어지는 양상이었다.
 
특정 고위층 자녀
문제 덮고 봐주기?
 

자립형 사립고는 자사고와 달리 전국에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학습능력이 더 뛰어난 학생을 모집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하나고는 2010년 첫 개교일에 입학한 학생 가운데 43명이 서울대 수시에 합격하는 등 엘리트 학교라는 명성을 누릴 수 있었다.
 
하나고의 자사고 전환 과정도 말이 많았다. 교육부는 2010년 2월 자립고 시범운영 종료를 앞두고 자립고 7곳에 자사고 전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하나고는 시범운영 기간이 끝나고 4개월을 더 버티나가 그해 6월 자사고 전환을 신청했다. 일각에서는 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곽노현 교육감 취임(7월)을 앞두고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마지 못 해 전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은 불법 출연 의혹으로 시민단체에 고발당한 적도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 참여연대는 2013년 3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하나금융 전현직 회장을 은행법 위반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전현직 대표는 하나은행이 하나학원에 대해 337억여원을 무상으로 출연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행위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은행 자산의 무상양도를 금지하는 은행법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지 매입부터 자립고 지정까지
전 정권 특혜 문제로 확대될 듯
 

참여연대 측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의 하나고등학교에 대한 출연 행위가 은행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어떠한 조치도 이행하지 않아 검찰 고발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연대의 고발은 불기소 처리되면서 김승유 이사장은 한숨 돌리게 됐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최근 은행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김 전 회장에 대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의 연이은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재항고한 사건에서 “항고 기각 결정에 원용된 불기소 처분 이유를 부당하다고 인정할 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재항고를 기각했다. 대검이 재항고를 기각한 것은 불기소 처분을 확정지은 것으로, 김 전 회장이 검찰에 의해 기소될 가능성은 사라졌다.
 
하나고 입장에서는 현재의 폭로전과 과거의 의혹이 맞물리면서 논란이 확대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표정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하나고가 자사고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하나고는 지난달 29일 5개의 중앙지에 광고를 내며 적극적으로 ‘비리학교’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했다. 해당 광고를 살펴보면 하나고 전 교원 이름으로 그동안 하나고에 일었던 의혹에 대해 전면적으로 부정하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전 교원의 동의로 작성됐다던 광고가 전 교원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하나고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학생들의 장학금이 부족하다고 서울시와 소송을 진행한 전례가 있는 가운데 5대 중앙지에 광고를 게재한 상황이라 적지 않은 광고비 지출로 인한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소재지 친이 지역구
이사장 MB대학 동기
 
하나고 특혜시비와 비리 의혹은 결국 전 정권 사정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 정치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고 비리와 관련해 김승유 이사장 등 전 정권 관련 인사들이 많이 엮여 있어 사정 당국의 칼끝이 그들을 향하고 있다는 말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라며 “사정 당국의 힘이 어디까지 미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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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