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6·13 키즈’ 리스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8.13 10:09:51
  • 호수 11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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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나 뽑으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세론이 ‘6·13 키즈’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6·13지방선거서 대부분의 광역의회와 기초의회를 싹쓸이하며 압승을 거뒀다. 많은 수의 당선자를 배출하다 보니 그중 함량미달의 당선자들도 많다는 것. 해당 관측이 있은 후 민주당 소속이었던 전근향 부산 동구의회 구의원의 소위 ‘경비원 갑질’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당(민주당)이 잘 나가다 보니 자질이 안 되는 사람도 많이 흘러들어왔다.” 

지난 4월 인천 지역 출마를 준비하던 한 민주당 예비후보가 한 말이다. 비슷한 시기 또 다른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는 “문제적 후보가 많다. 진정한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기존에 민주당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던 사람들과는 달리 충성심이 낮고 당과 정체성이 맞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사람들이 사고를 쳐서 민주당 대세론이 꺾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함량 미달

지난달 중순 한 민주당 당직자는 “지방선거서 당선된 사람들을 쭉 만나봤는데 직업형 정치인이 많았다. 철학이 빈곤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5일, 전근향 동구의회 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윤리심판원은 이날 회의를 열어 “전근향 의원이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발언과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만장일치 제명 결정이었다.


지난달 14일 부산 범일동 한 아파트서 주행 중이던 차량이 경비실로 돌진해 근무 중이던 경비원 김모씨가 숨졌다. 해당 아파트에는 김씨의 아버지도 함께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아버지 김씨는 이 아파트의 입주민대표회장이자 민주당 현직 구의원인 전 의원에게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소식을 들은 전 의원은 경비업체에 연락해 “아버지와 아들이 어떻게 같은 아파트서 근무할 수 있었냐”며 “아버지를 다른 사업장으로 전보 조처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윤리심판원은 전 의원 제명 사유에 대해 “20대 경비원이 근무를 서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상황에서 입주자 대표를 맡고 있던 전 의원이 고인의 아버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발언을 하는 등 유족은 물론 입주민들에게도 큰 실망과 분노를 야기했다”고 전했다. 

전 의원의 경비원 갑질 사건 전말을 알게 된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지방선거가 있기 전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가 선거캠프 여성 관계자를 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23일 밤 11시 55분 경 강성권 당시 부산 사상구청장 예비후보는 술에 취한 상태서 선거캠프 여성 관계자를 길거리서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강 전 예비후보는 부산시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로부터 단수공천을 받아 사상구청장 후보로 확정될 예정이었다.

민주당은 발 빠르게 대응했다. 하루가 지난 4월24일 민주당은 강 전 예비후보를 제명하고 후보자격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입장자료를 통해 “추미애 대표는 강 (전) 예비후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당 윤리심판원에 즉각 제명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며 “후보 자격도 박탈하고 그 지역은 재공모를 받을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지난 5월16일 강 전 예비후보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판단하고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임기중 도의원에 대한 제명을 고려 중이다. 그가 ‘공천헌금’ 거래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금순 전 청주시의원은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의 측근인 임 의원에게 공천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며 현금 2000만원을 건넸다가 며칠이 지나 공천이 어렵게 되자 되돌려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에 임 의원은 “정치 후원금 형식으로 받았다가 되돌려 준 것”이라며 공천과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전근향 사태? 끝이 아니다
철학 빈곤한 당선자 수두룩

민주당 충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임 의원과 박 전 의원에 대한 제명 결정을 내렸다. 공천헌금 의혹으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민주당 충북도당 상무위원회는 사법기관의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제명 여부를 다시 심사하기로 결정했다.

당에 대한 충성심이 낮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지난 2일 서명석 중구의회 의장을 제명키로 결정했다. 민주당서 의장후보로 육상래 의원을 합의추대키로 함에도 불구하고 의장 선거에 독자 출마했기 때문이다. 서 의장은 자유한국당의 지원 속에 의장으로 선출됐다.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서 의장은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당시 지역위원장에게도 의장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며 “앞으로 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민주당 대전시당은 안선영 의원에게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의장선거 당일 불확실한 이유로 불출석하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전시당 윤리심판원은 서 의장의 행위가 당헌당규 위반, 당의 지시 또는 결정 위반, 당의 품위 훼손에 해당되며 안 의원은 제8대 중구의회 첫 본회의에 불참함으로써 의회가 파행되는 원인을 제공하고 당의 품위도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비슷한 이유로 강기석 서구의회 의장을 제명했다. 당내 경선을 통해 윤정민 의원이 최종 후보자로 결정됐음에도 강 의장이 이를 어기고 독자 출마해 의장으로 선출된 데 따른 결정이었다.

강 의장은 제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 내부서 정해진 의장 후보에 대해 구민과 관내 자생단체 등에서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저에게 의장 후보에 등록할 것을 권유했다”며 “기초의원으로서 구민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 의장 후보로 나서 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의장에 당선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수 의원들의 뜻으로 의장에 선출된 인사를 제명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되묻고 싶다”며 “결국 지역위원장의 뜻을 거슬러서 괘씸죄로 제명시킨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내부 단속 및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조치들을 취했다. 승리를 자축하기보다 당선자 교육에 집중했던 것도 이러한 조치의 일환이었다. 당 지도부도 발 벗고 나섰다. 

단속 실패

추미애 대표는 지난 6월28일 여성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내 눈의 작은 티라도 없애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주민들의 신뢰를 잃거나 중앙당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의정활동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소속 광역 및 기초의원들이 크고 작은 구설을 낳고 있어 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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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