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있는 여행 ①화천조경철천문대

밤하늘의 별이 된 '아폴로박사'를 만나다다

강원도 화천군 가장 서쪽에 자리한 광덕산에는 화천조경철천문대가 있다. 체크무늬 정장에 나비넥타이, 굵은 안경테,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인상이 푸근한 조경철 박사의 이름을 딴 천문대다. 조 박사는 인기 있는 천문학자로, ‘아폴로박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1969년 7월16일, 인류 최초로 달 탐사에 성공한 아폴로 11호를 발사하는 장면이 우리나라에서도 생방송됐다. 당시 조경철 박사가 동시통역을 맡았는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서 넘어지는 모습이 TV에 잡히며 아폴로박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조경철 박사는 광덕산과 인연이 꽤 깊다. 북에 고향을 둔 조 박사는 북녘땅이 보이는 이곳을 좋아했고, 천문대 부지로 광덕산을 추천했다. 안타깝게도 조 박사는 천문대 개관을 보지 못한 채 2010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원래 광덕산천문과학관으로 착공했으나, 천문학자로 평생을 별과 함께 살다 간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화천조경철천문대로 명명·헌정했다.

형형색색 천체

화천조경철천문대는 국내 시민 천문대 중 가장 높은 곳(해발 1010m)에 있고, 시민 천문대 중 가장 큰 구경 1m 망원경이 설치됐다. 고도가 높고 사방이 트였으며, 운무나 불빛에 따른 광해 등이 없고, 연간 관측 일수가 130일 이상이어서 밤하늘을 관측하는 데 최적지로 꼽힌다. 대형 버스가 올라가기 어려워 단체보다 가족이나 연인이 찾기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럼에도 개관 4년 만에 관람객 10만명이 넘었으니, 이곳의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아폴로박사 조경철기념실, 천문·우주전시실, 플라네타리움은 자유 관람이 가능하다. 오후 2·3·4시(주간), 7·8·9시(야간)에 천문대 소개와 천체관측을 포함한 관람 해설을 진행한다.
다른 천문대와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있다. 유료 프로그램 ‘별 헤는 밤’이다. 1부 강연과 2부 ‘별빛 휴식’으로 구성된다. 강연은 유주상 천문대장이 진행한다. 명쾌하고 유머러스한 강연으로, 천문학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별을 보는 이유와 천문학에 대한 선입관, 오해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이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감탄해 마지않으며 황홀경에 빠진 시간을 추억한다. 형형색색의 천체와 은하, 우주의 사진을 보며 아름다움을 논하기도 한다. 하지만 태양계를 제외하면 우리가 볼 수 있는 천체는 점에 불과하다. 너무나 멀리 떨어졌고, 천체의 빛을 우리가 보기 때문이다. 이 선입관과 오해를 깨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별의 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영상을 관람하는데, 지구의 위성인 달부터 태양계의 행성과 위성, 밤하늘에서 만나는 항성이 차례로 이어진다. 지름이 1만3000km인 지구, 140만km가 넘는 태양, 큰개자리에서 가장 밝은 시리우스와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밝은 베텔게우스처럼 최대 36억km에 이르는 별 등이다. 지구에 이어 큰 별이 하나씩 지날 때마다 탄성이 터진다.


별이 클수록 지구는 점점 작아져 콩알만 해지고, 점이 됐다가 그마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별의 크기 속에 묻힌 지구의 존재를 떠올린다. 지구의 미미함이나 초라함이 아니라 지구 너머 태양계와 태양계를 품은 우리 은하, 더 나아가 1000억개가 넘는 별을 품은 수많은 은하와 그 크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우주가 있음을 깨닫는다. 한 시간 남짓 이어진 강연은 지루할 틈이 없다. 강연이 끝나면 ‘별빛 휴식’이 이어진다. 3층의 연구동과 관측실습장으로 이동해 당일 만날 수 있는 태양계 행성과 밝게 빛나는 항성, 성단 등을 관측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밤새 별을 본다는 원칙 아래 ‘메시에목록’과 ‘NGC항성목록’의 성단과 성운 등을 관측하는 집중 관측, 휴식형 프로그램인 심야 관측도 있다. 휴식과 힐링, 대화가 있는 감성 프로그램으로 손색이 없다.

뜻 기리기 위해 조경철천문대로 명명·헌정
고도 높고 사방 트여 밤하늘 관측 최적지

천문대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두툼한 옷과 돗자리가 필수다. 산 정상에 있다 보니 여름인데도 추위가 느껴지고, 사방이 트여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기 좋다. 주말이면 돗자리나 캠핑용 의자를 펼쳐놓고 밤하늘을 보는 사람이 꽤 많다. 밤하늘과 천체관측은 날씨와 달이 중요한 요소이니, 방문 전에 확인한다. 광덕산 정상 부근은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해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이 소중한 행운인지 모른다.


광덕산에서 발원해 사내면 방면으로 10km 넘게 이어지는 광덕계곡은 지촌천의 상류로, 계곡을 끼고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어 피서지로 제격이다. 광덕계곡이 사내면에 이르면 용담계곡이라는 이름으로 흐른다. 이곳에는 조선 시대 선비의 구곡 문화가 남은 곡운구곡이 있다. 1675년 곡운 김수증이 성천부사로 있을 때 동생 김수항이 유배되자, 벼슬을 버리고 용담계곡이 있는 곳에 기거하며 곡운구곡을 만들었다. 구곡 가운데 3곡 신녀협은 협곡과 반석에 출렁다리까지 더해 풍경이 가장 좋다.
파로호 방면으로 가다 보면 북한강 건너편으로 ‘물 위에 뜨는 구조물’을 뜻하는 폰툰다리가 놓였다. 물 위에 떠서 걷는 느낌이 드는 다리로, 걷거나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파로호산소100리길 중 일부이며, 장편소설 <칼의 노래>를 쓴 소설가 김훈이 ‘숲으로다리’라고 이름 붙였다.

파로호는 1944년 화천댐을 건설하며 생긴 호수다. 한국전쟁 때 중공군 수만명을 수장한 곳이라 해 파로호(破虜湖)라 명명했다. 넓은 파로호와 주변을 감싸는 산세가 시원하다. 파로호유원지선착장에서 평화의댐까지 24km를 운항하는 유람선 물빛누리호를 타볼 수 있다. 4~10월은 주말과 법정 공휴일에 하루 2회(구만리 출발 오전 10시, 오후 2시) 운항한다. 단 10명 이상이어야 운항하니 미리 문의한다. 파로호 입구에 있는 파로호안보전시관을 둘러보고, 뒤편에 자리한 파로호전망대에 올라 아름다운 파로호의 풍광도 감상하자.
한국수달연구센터는 멸종 위기종인 수달(천연기념물 330호)과 함께 생태 여행을 하는 곳이다. 수달은 야행성이기 때문에 오후 3시 이후에 찾는 것이 좋다. 수달센터, 수달공원 견학, 야외 수달사 관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평화로를 따라가면 평화의댐, 비목공원, 세계평화의종, 국제평화아트파크를 차례로 만난다. 해산령을 넘거나 풍산리를 경유해서 가는 방법이 있다. 가파른 해산령보다 풍산리 쪽이 조금 수월하지만, 검문소가 있어 신분증을 지참해야 통행이 가능하다.
해산령으로 올라 해산터널을 지나면 해산전망대가 나온다. 시원한 바람이 지나고 웅장한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근처에서 비수구미마을로 가는 비수구미생태탐방로(6km), 비수구미마을에서 에코스쿨생태체험장까지 파로호를 따라 한뼘길(7.3km)이 이어진다.

수달의 생태 ‘한국수달연구센터’


해산전망대에서 평화의댐은 10분 거리다. 해발 264.5m에 이르는 평화의댐이 장벽처럼 섰고, 댐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가곡 ‘비목’을 주제로 조성한 비목공원이 있다. 비목공원 옆에 자리한 세계평화의종은 지구의 분쟁 지역에서 수집한 탄피를 모아 만들었다. 관광안내소에 문의하면 유료로 타종 체험이 가능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평화의댐, 비목공원→한국수달연구센터→파로호산소100리길→화천조경철천문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곡운구곡→광덕계곡→화천조경철천문대
둘째 날: 파로호산소100리길→평화의댐, 비목공원→비수구미마을→파로호안보전시관→한국수달연구센터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화천감성여행(화천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ihc.go.kr
- 화천조경철천문대 www.apollostar.kr
- 물빛누리호 http://tour.ihc.go.kr/hb/portal/sub02_06
- 한국수달연구센터 www.ottercenter.org  

문의 전화
- 화천군청 관광정책과 033)440-2562
- 화천군관광안내소 033)440-2575
- 화천조경철천문대 033)818-1929
- 물빛누리호 033)440-2741
- 한국수달연구센터 033)441-9798
- 세계평화의종 033)440-2547
- 파로호안보전시관 033)440-256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사창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4회(06:50~20:3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광덕고개 하차, 화천조경철천문대까지 도보나 택시로 이동. 서울-화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6회(06:45~19:35)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 t-money.co.kr, 사창리터미널 033)441-4718, 화천공영버스터미널 033)442-2902 

자가운전
세종포천고속도로 신북 IC→포천 일동 방면 국도43호선 8.2km 직진→만세삼거리에서 오른쪽, 6.1km 직진→일동사거리에서 김화 방면 좌회전→국도47호선 금강로 따라 17km 직진, 도평교차로에서 화천 방면 우측→도평삼거리에서 화천 방면 좌회전, 포화로 따라 9.1km 직진→광덕고개휴게소에서 천문대 방향 천문대길 따라 4.1km 직진(임도)→화천조경철천문대

숙박 정보
- 뒤뜰계곡예쁜집펜션: 사내면 포화로, 033)441-2344, www.backgd.com
- 아폴로천문대펜션: 사내면 천문대길, 033)441-7342, http://woowo.modoo.at
- 운암밸리펜션: 사내면 천문대길, 033)441-2749, www.unamvalley.com
- 펜션파프리카: 사내면 하오재로, 033)441-7959, www.ppaprika.com
- 유곡산방: 간동면 느릅길, 033)441-5615, http://yugok.com
- 아쿠아틱리조트: 하남면 호수길, 033)441-3880,www.aquaticresort.com
- 파로호한옥펜션 : 화천읍 평화로, 033)441-1488, http://paroho.kr/hanok/main2.htm

식당 정보
- 어가육가(낙지볶음): 화천읍 중앙로7길, 033)441-9252
- 화천삼나물밥상(삼나물정식): 화천읍 중앙로1길, 033)442-2224
- 옛골식당(검은깨검은콩국수): 화천읍 중앙로4길, 033)441-5565
- 느릅나무아래(산닭능이백숙): 간동면 파로호로, 033)441-5518
- 콩사랑(두부버섯전골): 화천읍 대이리길, 033)442-2114

주변 볼거리
화천박물관, 에코스쿨생태체험장, 붕어섬, 토고미마을, 화천생태영상센터, 월하이태극문학관, 만산동계곡, 토속어류생태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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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