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 임박’ 이명박 7개 의혹 총정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3.12 10:18:48
  • 호수 1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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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갈 수 없는 그물망 수사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MB 수사의 화룡점정이다. 지난 10년 동안 베일에 가렸던 이 전 대통령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혐의만 수십 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중 주요 혐의들을 짚었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오는 14일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지난 6일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오는 14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진행된 수사 상황을 감안할 때 실체적 진실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 소환 통보로 MB 수사는 사실상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100억원대에 달하는 뇌물수수 혐의와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 무단유출 등 광범위한 의혹을 소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1. 특수활동비

이 전 대통령은 특가법 뇌물수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받은 의혹이 제기되서다.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혐의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구속기소 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규정한 바 있다. 

김 전 기획관 외에도 박재완·김진모·김희중·장다사로 등 당시 청와대 인사들이 받은 것으로 밝혀진 특활비는 모두 17억5000만원에 이른다.


지난 2008년 이 전 대통령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통해 박재완 전 정무수석비서관에게 국정원 특활비 2억원을 전달한 정황을 확인하면서 뇌물수수 규모가 늘었다. 문제의 2억원은 1만원권 2만장이 담긴 가방 형태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기획관은 해당 2억원 수수 혐의에 앞서 4억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혐의로 지난 5일 구속 기소됐다. 여기에 김희중 전 청와대 1부속실장이 받은 국정원 특활비 1억원, 김진모 전 민정1비서관의 5000만원,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의 10억원을 합하면 검찰이 추정하는 국정원 특활비 상납액은 17억5000만원 규모가 된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 공소장에 국정원 특활비 뇌물 사건의 주범은 ‘이명박’이고 김 전 기획관은 ‘방조범’이라고 적시했다. 
 

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 등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10억원과 불법 전용한 청와대 예산 8억원으로 18·19대 총선 당시 불법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소송금 대납

이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김재수 전 LA 총영사에게 지시해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원을 먼저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다스 측에서 ‘BBK 주가조작’ 사범 김경준씨를 상대로 미국서 투자금 반환 소송을 벌이던 때였고, 김 전 총영사는 이 소송의 다스 측 대리인으로 활동하다가 총영사로 발탁됐다. 


결국 포토라인에…14일 오전 출석 통보 
국정원 특활비 등 100억원대 뇌물 혐의

그는 총영사로 임명된 뒤에도 다스가 김씨로부터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받는 소송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명박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경준 관련 LA 총영사의 검토 요청 사항’ 등 여러 문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원을 먼저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한 것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검찰은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특별사면을 기대하고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 500만달러를 대납한 것으로 보고, 이를 이 전 대통령이 수수한 뇌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납한 다스 소송비용은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3.불법자금

검찰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07년 10월 이상득 전 의원 측에 선거자금 용도로 8억원을 건네는 등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총 22억5000만원의 불법자금을 이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에게 전달한 혐의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 전 회장이 이명박정부 초기 정부가 최대주주였던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으로 낙점된 점을 고려해 이 돈이 인사청탁의 대가인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상대로 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혐의사실을 구체화하고 핵심 관계자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이 전 회장의 금품 제공 정황을 새로 포착하면서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과 별도로 새로운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될 전망이다.

4.공천헌금

검찰이 이명박정부 시절 이뤄진 불법자금 수수 의혹 수사와 관련해 18대 국회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를 지낸 김소남 전 의원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불법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 양주시 김 전 의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증거 확보에 나선 바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검찰은 김 전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자 이 전 대통령 측근 인사에게 공천헌금 명목의 자금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해 확인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수십개 달하는 범죄 의혹
대부분 특별가중처벌 대상 

특히 검찰은 김 전 의원이 이 전 대통령 측에 불법 자금을 건네고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은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달된 불법자금의 성격과 조성 및 전달 경위, 사용처 등을 파악하는 한편 이 전 대통령 측의 관여 여부를 조사 중이다.

5.공사 청탁

중견기업인 대보그룹이 이 전 대통령 측에 수억원을 건넨 단서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지난달 27일 알려졌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들을 소환해 이 돈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 조사했다.
 

대보그룹은 전국 곳곳에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이다. 대보는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8년부터 관급 공사를 대거 따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 사업 중 상당 부분을 도맡으면서 국정감사 과정서 '회사와 공사 간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았다. 


검찰 등에 따르면 대보는 2010년 무렵 관급 공사 수주 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에게 수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6.다스 실소유

이 전 대통령 일가를 수사하며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경영비리에 대한 검찰 조사도 막바지다. 그의 재산관리인으로 지목된 인사들이 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에게는 특경법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MB의 오랜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지난달 15일 구속됐다. 그는 다스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서 억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장악한 관계사 다온에 40억원가량을 부당 지원하는 등 60억원대 배임·횡령을 저지른 혐의도 받는다. 

또 다른 재산관리인 이영배 금강 대표는 지난달 20일 구속됐다. 이 대표는 하도급 업체와 고철을 거래하면서 대금을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비자금 65억원을 조성한 혐의(횡령)를 받는다. 

감사로 등재된 최대주주 권영미씨에게 급여를 허위로 지급한 것처럼 꾸며 1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최대주주 권씨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의 부인이다. 
 

이 대표는 이밖에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의 회사 에스엠이 대주주인 다스 협력사 다온에 회삿돈 16억원을 담보 없이 저리로 빌려주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있다. 이 대표의 배임·횡령 액수는 총 92억원에 달한다. 

7.영포빌딩 문건

이 전 대통령에게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1월25일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쫓아 청계재단 소유 영포빌딩의 다스 창고를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서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민정수석비서관실과 국정원,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등이 생산한 문건 등 국정 자료를 발견해 압수했다.

이후 검찰은 대통령기록관에 있어야 할 청와대 문건들이 다스 창고로 불법 유출된 것으로 보고 해당 문건들에 대해서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서 추가 발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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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