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월별 골프계 이슈

올해 필드에선 무슨 일이?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닭띠 기대주 골퍼는 누가 있는가?’ 등 새해에 대한 기대로 2017년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와 있다. 올 한해도 골프계는 다사다난했고 골프의 대중적 인기도 날로 더해갔다. 1월부터 12월까지 골프계에 일어났던 핫한 이슈들을 월별로 모았다.

1~4월 사이에 가장 핫했던 선수는 박성현과 저스틴 토마스였다. 지난해 6월 US오픈에서 ‘저절로 움직인 볼’의 희생양이 된 더스틴 존슨은 다른 의미로 골프계에 족적을 남겼다. 대대적인 골프룰 개정이 있어, 적응기간을 거칠 예정이다. 금녀의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는 것도 눈여겨 볼 요소였다. 

1월> 최소타 진기록

주목할 만한 닭띠 골퍼로 꼽혔던 박성현이 LPGA진출을 선언했다. 박성현이 미국 무대 진출을 선언하자 LPGA투어 인터넷 홈페이지는 ‘2017년 주목할 선수’란에 박성현을 올렸다. ‘지난해 KLPGA투어에서 7승을 거뒀고 LPGA투어 대회에도 7차례 출전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7차례 대회에서 6번이나 13위 이내의 성적을 냈으며 5개의 메이저 대회에서는 두 번이나 3위 이내에 입상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저스틴 토마스는 새해 시작과 함께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1월16일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에서 열린 소니오픈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 최종 합계 27언더파를 기록하며 2위 저스틴 로즈(영국)를 7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첫날에는 11언더파 59타를 쳐 PGA투어 사상 최연소로 60대 타수의 벽을 넘었다. 21년 동안 PGA투어에서 활동하며 엄청난 기록들을 쏟아 낸 타이거 우즈도 한 라운드 60타의 벽은 넘지 못했으며 50대 타수는 이전에도 PGA투어 통산 7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이다. 둘째 날에는 2015년 BMW 챔피언십에서 제이슨 데이(호주)가 세운 종전 36홀 최소타 기록인 124타를 넘어선 17언더파 123타의 기록으로 PGA투어 36홀 최소타 기록도 갱신했다. 마지막 날에는 5타를 더 줄여 27언더파 253타로 72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토머스의 타수는 2003년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72홀 최소타 기록(254타)을 1타 줄인 신기록이다.


시작을 달군 저스틴 토마스
박, 국내 평정하고 미국으로

2017년 시작과 함께 새로운 규정이 도입됐다. 그린 위 저절로 움직인 볼에 벌타가 없어 졌다. 지난 2016년 6월 PGA투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더스틴 존슨의 ‘저절로 움직인 볼’로 인해 촉발된 그린 위 멈춰있던 공이 저절로 움직였을 때 부여하던 벌타가 사라졌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최근 경기 도중 멈춘 공이 우연히 움직였을 때 벌타를 주지 않도록 규정을 일부 개정했다. 개정된 규칙에 따르면 공이 퍼팅 그린에 놓여 있을 때 선수와 그의 파트너 캐디 또는 장비 등에 의해 우연히 공이나 볼 마커가 이동한 경우 벌타가 발생하지 않는다.

2월> 박성현 스폰계약

2016년 한해 KLPGA무대에서 7승을 거두며 많은 골프팬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폰서 계약이 쉽게 이루어지 않아 고생했던 박성현이 드디어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2월16일 하나금융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은 박성현은 계약에 비밀 유지 조항을 넣어 계약조건과 금액은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15억~2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성현의 매니지먼트사 세마 스포츠 이성환 대표는 “K선수는 넘어섰고 역대 최고라는 P선수가 받은 금액에 근접한다”고 귀띔했는데 K선수로 꼽히는 김효주는 2014년에 롯데와 연봉 13억원에 계약했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별도였다. 투어 대회 우승 때 상금의 70%, 5위 이내 입상 때 상금의 30%를 받았고 상금 랭킹 1위나 세계 랭킹 1위, 그랜드슬램 달성 때도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는다는 식이었다. P선수로 꼽히는 박세리는 2003년 CJ와 연간 20억원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박성현의 계약은 옵션이 많을 것이라고 봤다. 연봉 개념으로 지급하는 기본 금액 대신 세세한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후하게 쳐주는 방식이라는 것. 박성현은 이런 어마어마한 돈을 받는 대가로 모자 정면에 KEB Hana bank 로고를, 또 모자 왼쪽 측면에 하나멤버스, 셔츠 왼쪽 팔뚝 부분에 하나카드 로고를 붙였다. 바지 왼쪽 허벅지에도 하나금융그룹 로고가 들어간다. 


메인 스폰서 계약 외에도 박성현은 빈폴과 LG전자 로고를 각각 셔츠 왼쪽 가슴과 오른쪽 가슴에 넣는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각각 연 3억원을 지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합치면 6억원.

또 국내 아우디 딜러사인 고진모터스와도 후원계약을 연장해 고진모터스는 1억원짜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박성현에게 제공했다. 박성현이 사용하는 테일러메이드 클럽과 나이키 신발도 해당 업체들로부터 별도의 계약금을 받았다.

3월> 골프 룰 개정

세계 골프룰을 정하는 영국 R&A와 USGA는 지난 3월2일 30개 항목의 대대적인 룰개정을 예고했다. 2018년 적응기를 거쳐 2019년 1월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1월부터 적용될 새 규정의 취지는 공정하고, 적용하기 쉽고 간편하게, 그리고 경기시간을 단축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시간 단축을 위해 40초 안에 공을 쳐야 하는 규정이 도입된다. 퍼팅의 경우는 볼 자국이나 잔디 조각 등의 방해물을 정리하는 불가피한 행위가 끝나는 순간부터 40초 안에 스트로크 해야 한다.

까다롭게 적용되던 불합리한 룰도 개정 사항에 포함됐는데 러프에서 공을 찾는 도중에, 또는 그린에서 실수로 볼이나 볼 마커를 건드려도 벌타를 받지 않는다. 어드레스 자세를 취했을 때 저절로 공이 움직여도 벌타는 없다.

규정 단순화하고 신설되는 옵션도 있다. 캐디가 대신 볼을 마크하고 집어 올리는 것도 허용된다. 워터해저드 말뚝은 노란색보다 빨간색을 권장한다. 빨간색 말뚝의 경우 볼이 물에 빠진 지점 근처에서 드롭하고 치면 되기 때문에 구제 방법이 단순하다. 해저드 구역 안에서 돌멩이 같은 장애물을 접촉하거나 지면에 손이나 클럽을 댔을 때의 벌타 규정도 사라진다. 벙커에서도 벙커 상태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나 볼 바로 앞에서 연습스윙을 할 때만 모래에 접촉하는 것을 금지한다. 볼을 칠 수 없는 언플레이어블 상황에서 벙커 내에서만 구제받던 것에서 벙커 밖으로 꺼내 구제받을 수 있는 옵션도 신설됐다.

대대적 룰 개정 움직임
진입 문턱 낮아진 골프

장비와 관련해서는 출전 선수가 디지털 거리측정기나 보이스캐디, GPS가 장착된 시계 등의 전자 기구를 사용할 수 있고 경기 중 손상된 퍼터나 클럽을 필요하다면 계속 사용해 플레이해 도 된다.

골프가 자유롭고 평등해졌다. PGA가 연습 라운드에서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골프는 스포츠 중에서도 유독 매너와 격식이 강조되는 운동으로 지금까지 무더위에도 긴 바지를 입어야 했던 남성 골퍼들에게 희소식이다. 물론 정규대회에서는 여전히 긴 바지를 입어야 하지만 연습라운드에서는 반바지 차림이 가능해져 선수들은 크게 반겼다. 여성에게도 관대해졌다. 올림픽을 치를 경기장으로 선정된 일본 사이타마현의 가스미가세키골프장은 지금까지 여성을 정회원으로 받지도 않고 일반회원의 경우에도 여성은 일요일 등 공휴일에 라운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러한 여성차별 조항으로 여론의 비난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경고를 받은 가스미가세키골프장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난 3월2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여성에게 정회원 자격을 주지 않던 기존의 정관을 변경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일반회원이라도 여성에게는 일요일 등 공휴일 라운드를 허용하지 않는 조항 또한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년간 ‘금녀’방침을 유지해왔던 디오픈의 개최지 영국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골프장도 골프장 설립 이후 273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회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4월> 골프 대중화

국내에선 대중제 내장객이 회원제 내장객에 앞섰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박정호)가 지난 4월17일 발표한 2016년 전국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대중제 골프장 내장객은 1966만명으로 회원제 골프장 내장객 1852만명보다 많았다. 대중제 골프장이 회원제 골프장보다 내장객이 많아진 것은 골프장 내장객 통계를 뽑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10년 전인 지난 2006년에는 회원제 골프장 내장객은 1350만명으로 대중제 골프장 내장객 614만 명보다 2배가량 많았다. 

이런 변화는 대중제 골프장의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06년에는 대중제 골프장이 불과 93개뿐이었고 그 당시 회원제 골프장은 157개였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15년에는 회원제 골프장은 218개에서 지난해 196개로 줄고 대중제 골프장은 265개에서 290개로 증가했다. 특히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이 24개에 이르렀다.

대중제 골프장은 회원권이 없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그린피를 비롯한 각종 이용료가 저렴하다. 소수 회원에게 예약 우선권을 주는 회원제보다 이용이 쉽다.

캐디선택제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골프소비자모임의 조사에 따르면 2년 전 51개소에서 17곳이 늘어난 68개소로 집계됐다. 전반 9홀은 걸어서, 후반 9홀은 카트를 직접 몰고 라운드를 즐기는 노캐디 골프 라운드 형태의 ‘반-반 셀프 라운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골프장도 있다.

노캐디나 캐디선택제를 도입한 골프장은 대중골프장이 56개소로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회원제도 회원의 평일 라운드에 한해 11개소가 도입하고 있다. 캐디 없는 셀프 18홀 라운드라면 1인당 최소한 캐디피 3만~4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몇몇 대중 골프장은 셀프 카트까지 이용할 수도 있으니 이 경우 카트피 1만~2만원을 더 줄일 수 있다. 1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본격적인 골프 대중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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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