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프리미엄’ 품은 단지는?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면서, 부동산의 힐링열풍이 해마다 거세지고 있다. 산이나 공원, 호수, 강, 천 등 녹지에 둘러싸인 그린 프리미엄 단지들이 현대인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거공간이 휴식 및 힐링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강해졌다. 단지 주변에 산, 강, 공원, 골프장 등이 인접하면 쾌적한 주거환경과 조망권이 보장된다. 또 산책과 운동 등 여가활동을 손쉽게 즐길 수 있어 삶의 질과 더불어 생활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지역 내 아파트 시세에도 차이가 나고 있다.

1순위 마감
큰 흥행 거둬

주거용 부동산은 물론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쾌적한 환경과 그린 조망권에 대한 선호가 지속되고 있다. ‘힐링’이 사회적으로 화두가 된 후, 주거 및 판매·업무조건을 고르는 요소 중에서 녹지공간에 대한 선호도 높게 나타난다. 삶의 질을 중요시 여기는 트렌드가 분양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실제로 그린 프리미엄을 내세운 아파트의 인기는 높은 청약률에서 드러나고 있다. 얼마 전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동탄2신도시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3차’는 단지 남측에 바로 동탄2신도시의 중앙공원이 위치해있는데, 이 결과 평균 141대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되며 큰 흥행을 이뤘다. 단지 바로 인접한 곳에 광교호수공원이 있는 ‘광교 중흥S클래스’도 1순위 청약결과, 평균 3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프리미엄(웃돈)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2011년 입주한 ‘광교참누리레이크’는 광교신도시의 신대호수의 바로 옆에 분양된 아파트로 신대호수뿐 아니라 원천호수 등 그린 프리미엄을 풍부하게 누릴 수 있는 단지인데, 전용면적 84㎡의 경우 분양가가 4억 2821만원이었으나 최근 5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약 32% 가량 웃돈이 붙었다.


산, 공원, 호수…분양시장 녹색열풍
쾌적한 주거환경 따라 시세도 차이

2015년 8월 분양했던 ‘고덕숲 아이파크’는 단지명처럼 고덕산으로 둘러싸인 숲세권 아파트로 평균 청약률은 5.64대 1을 기록하며 청약이 마감 된 후 10월 현재 전용면적 59㎡는 5000만~1억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전용 84㎡는 5000만~8000만원가량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 의왕에서 분양했던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평균 27.59대 1 경쟁률을 기록했고, 현재 최고 40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계산, 백운산, 모락산 등과 공원녹지, 하천 등의 쾌적한 환경을 갖춰 주목을 받았다.

‘도시의 산소’라고 불리는 호수공원의 경우 접근성과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 시세가 극과 극을 보여주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대표적인 호수공원인 송도 센트럴파크와 맞닿아 있는 ‘더샵센트럴파크2’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1504만원선이다. 이 아파트는 송도 센트럴파크 조망도 가능해 송도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자랑하는 리딩 아파트 중 한곳이다. 반면 송도 센트럴파크와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송도더샵그린애비뉴7단지’아파트의 매매가는 3.3㎡당 1362만원선으로, 더샵센트럴파크2차와 비교해 3.3㎡당 142만원 가량 낮게 시세가 형성돼 있다.

산과 숲길 인근 아파트 가격은 어떨까? 단지 뒤쪽으로 백련산을 품고 있는 ‘백련산힐스테이트 1~ 3차’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504만~1541만원으로 응암동(1343만원)은 물론 은평구(1,369만원) 아파트 평균매매가보다 훨씬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 연남동 경의선숲길을 끼고 있는 ‘연남코오롱하늘채’전용 84㎡의 경우 숲길이 조성된 직후인 2015년 7월 평균 시세가 4억8000만원이었지만 2년3개월이 지난 현재(2017년 10월 기준) 5억7000만원으로 약 1억원의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그린 프리미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조망권의 가치다. 한강이나 골프장 등 조망권까지 갖췄다면 억대 웃돈까지 붙어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한강변에 위치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트라팰리스 전용 154㎡의 최고가는 12억6000만원(23층)으로 평균 거래가(9억2481만원)의 136% 수준에 매매가 이루어진 반면, 저층 매물은 평균 거래가의 81% 수준인 7억5000만원(4층)에 거래돼 하한가를 형성했다. 같은 면적이라도 최고가와 최저가 사이에 무려 5억10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영구조망권으로 불리는 골프장 조망권을 갖춘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동탄2신도시 시범지구의 ‘롯데캐슬알바트로스’전용 101㎡의 경우 골프장 조망이 가능한 세대의 매매가는 6억3500만원, 비조망권은 5억3000만원대로 1억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서도 잭니클라우스GC 조망이 가능한 ‘송도더샵마스터뷰’(전용 84㎡)가 5억2000만원대인 반면 골프장과 떨어진 ‘송도웰카운티4단지’(전용 84㎡)는 4억7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일상 속 작은 여유와 편안함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킨포크’, 일본의 ‘미니멀(단샤리)’, 덴마크의 ‘휘게’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이 키워드로 떠오르며 쾌적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주거공간에 주목하고 있다. 


수익형도…
투자 1순위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쟁사회가 부여하는 긴장감과 압박을 내려놓고 집 근처에서 일상 속 작은 여유와 편안함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주변으로 녹지공간이 풍부한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향후 그린 프리미엄 아파트가 주거 트렌드로 자리 잡아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 형성된 자연환경에 단지 내에 다양한 녹지공간까지 갖춘 단지는 그만큼 희소성을 갖췄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주목 받을 수 밖에 없고, 이러한 단지라면 아껴뒀던 청약 통장을 사용해도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그린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공원 주변 상가는 하루 매출 수백만원 웃돌고 분양 및 입점 경쟁이 치열하며, 가격도 계속 상승 추세로 아파트에 이어 상가나 오피스텔 등에도 ‘녹색 바람’이 부각되고 있다. 대형공원이나 수변, 호수공원 등은 생활 속 휴식은 물론 자전거, 보드, 인라인 스케이트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보장하기 때문에 평일이나 주말을 가릴 것 없이 많은 가족, 연인 등 방문객들을 끌어들여 주 7일 상권이 형성된다는 이점이 있다.

공원 앞 점포에 들어선 편의점, 커피전문점, 음식점의 경우 하루 매출이 수백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권리금이나 보증금, 월세도 높게 형성된다.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했던 ‘송파 와이즈 더샵’단지내 상가의 경우 위례신도시 중심부에 조성되는 공원~녹지~하천을 잇는 보행자 중심거리인 휴먼링 내에 위치해 있는 입지 덕분에 평균 10대 1, 최고 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개시 1개월 만에 완판됐다. 

임대료 또한 높게 형성돼 있다.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층 상권 활성화 지역을 기준으로 서울 노원구 노원역(노원역 5번출구 상계주공 5단지 인근) 주변 상가의 평균 임대료는 1㎡당 2만9109원인 반면 등나무근린공원 주변은 이보다 10% 가량 비싼 3만2100원으로 조사됐다.

전세난 등으로 주거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오피스텔 등도 마찬가지다. 단지 주변에 산과 강, 하천, 공원 등 조망권이 주를 이루던 그린 프리미엄이 최근에는 단지 내 녹지공간이 조성되어 직접 누릴 수 있는 패턴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오피스텔의 가치를 따지는 기준은 당연 직·주근접이였다. 역세권이나 주요 업무지구 배후지역에 자리해 교통이 편리하고 편의시설을 잘 갖춘 주거용 수익형 상품이 투자 1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공원이나 휴게시설 등 녹지공간을 까다롭게 따지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단지 주변 녹지공간은 물론 단지 내에서도 그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 녹지공간이 인기요소로 떠오르면서 옥상정원과 테마공원 등 자연친화적 녹지공간과 조경 특화를 갖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5000만~1억원 웃돈
골프장 인근도 인기

임차인들이 녹지공간을 꼼꼼히 따지면서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은 단지 내 녹지공간을 갖춘 분양단지를 선호하는 추세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난과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내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와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통해 월세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쾌적성은 물론 공원 등 방문객 수요도 흡수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공원 품은 분양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여기에 웰빙, 힐링 트렌드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대형공원이나 수변, 호수공원 등이 인접한 곳이 상권 발달에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녹색 프리미엄이 강점인 단지들이다.

주거용 단지

▲화정 자인채(오피스텔)=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 1148번지 일대에 ‘화정동 자인채’가 전세대 복층형 오피스텔과 선임대 상가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7046.24㎡, 1층부터 4층은 상가가 5층부터 15층까지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원룸 및 투룸 총 181실이고, 상가는 44개로 3면 대로와 도로를 접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경우 원룸형은 현재 분양이 마감된 상태다. 투룸 일부를 분양 중에 있는데 E타입을 기준으로 전용 41.60㎡이며 실투자금(총분양가에서 대출 60%, 보증금 2000만원 차감)은 8854만원선이다. 전세대 복층형인 오피스텔은 공간활용은 물론 3면이 개방되어 조망권과 일조권이 확보되었으며 1실 1주차가 가능해 직장인 등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다. 능굴동산 및 꽃우물공원 등 조망이 가능하다.


수익형 단지

▲중흥S-클래스 센트럴에비뉴(상가)= 중흥건설은 경남 진주혁신도시에서 12월1일부터 ‘중흥S-클래스 센트럴에비뉴’상업시설 분양에 나선다. 아파트, 공공기관의 고정수요를 확보한데다, 배후수요가 풍부한 진주혁신도시 최중심에 위치해 있어 저금리 시대 수요자들의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진주혁신도시 내 최초 스트리트 수변형 상가로 주목받고 있다. 진주혁신도시 C2·3·4블록에 위치한 ‘중흥S-클래스 센트럴에비뉴’ 상업시설은 연면적 약 5만4949㎡ 약 400여실 규모로 구성된다. 

▲운정신도시 야당역 센트럴파크리움(오피스텔)= 경기도 파주시 야당동 1056-2번지에 ‘운정신도시 야당역 센트럴파크리움’오피스텔이 분양에 들어간다. 이 단지는 운정호수공원과 운정건강공원이 인접했고 수변공원까지 품고 있어 ‘트리플 공원 프리미엄’으로 통한다. 여기에 대규모 산업단지까지 인근에 있어 임대수요도 넉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텔은 지하 4층~지상 14층, 전용 20~29㎡, 총 252실로 구성된다. 임대수요의 경우 현재 파주 LCD 산업단지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를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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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