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여행 ①석모도미네랄온천

노천탕·노을 환상 조합 석모도미네랄온천

뜨끈한 온천이 몸을 녹이고, 붉은 석양이 마음을 녹인다. 여기에 강화 특산물 속노랑고구마가 더해지면 겨울철 이보다 좋은 조합이 없다. 강화도 외포항서 서쪽으로 약 1.5km 떨어진 석모도에 지난 1월 개장한 석모도미네랄온천. 지하 460m 화강암서 용출하는 미네랄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린다.

석모도미네랄온천이 개장하는 오전 7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꽤 길다. 석모대교 개통과 더불어 방문객이 늘면서 주말에는 평균 한 시간 대기해야 한다. 11월 기준 평일에 약 800명, 주말에 1200여명이 미네랄 온천수를 경험한다. 대기하는 동안 무료하지 않게 실외 족욕탕을 즐겨도 좋다. 

눈부신 서해 낙조

석모도미네랄온천은 15개 노천탕이 특징이다. 이곳 온천수는 소독이나 정화 없이 원수를 탕으로 흘려보낸다. 원수는 지하 460m 화강암서 용출하는 51℃ 고온이지만, 탕에 도착한 물은 47℃. 추운 겨울 해풍에 내려간 노천탕 온도는 43~45℃다. 

평균적으로 42℃가 넘으면 뜨겁고 38℃가 넘지 않으면 미지근하다고 느끼는데 겨울바람에 탕이 따뜻한 온도로 맞춰진다. 탕에서 탕으로 이동할 때 맞는 찬 바람은 입욕 순간 ‘아!’하고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대형 온천탕은 저온으로 영아나 아이들이 물놀이하기 좋다.

탕치(湯治)는 온천서 목욕하며 병을 고친다는 뜻이다. 미네랄 온천수는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스트론튬, 염화나트륨이 등이 풍부해 관절염과 근육통, 소화 기능, 외상 후유증, 아토피피부염 치유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물이 탁하고 어쩌다 맛을 보면 바닷물처럼 짜다.

노천탕에 있으면 강화나들길 11코스 ‘석모도 바람길’을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수평선 너머로 향하는 석양에 걸음을 멈춘다. 노천탕서 바라보는 서해 낙조는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아름답다. 

끝없이 펼쳐진 전망과 석양에 취해 흐르는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고 온천수로 얼굴을 쓸어내리는 여행객도 눈에 띈다. 몸이 따뜻한 것이 온천 밖에서 맞는 해넘이와 전혀 다른 느낌이다. 해가 산 뒤로 완전히 숨기까지 약 30분은 석모도미네랄온천의 하이라이트. 

온천욕을 충분히 즐기고 하늘의 노래를 만끽하려면 오후 3시쯤 입장하는 것이 좋다. 함박눈이 소복이 쌓인 어느 날 이곳서 온천욕을 즐기면, 겨울을 견딜 몸과 마음의 보약을 먹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석모도미네랄온천은 입장할 때 소창 수건을 준다. 8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소창으로 만든 수건은 흡수성과 통기성이 탁월한 친환경 제품으로 석모도미네랄온천과 궁합이 맞는 온천 수건이다. 온천욕 후 담수로 씻어내지 말고 수건으로 물기를 가볍게 닦으면 좋다. 

온천수와 피부 보호를 위해 비누와 샴푸 등의 사용이 제한되니 참고할 것. 온천복도 사이즈별로 대여한다. 수영복이나 래시 가드를 준비해도 되며 일반 면 소재 옷은 물을 많이 머금어 온천 입장이 안 된다. 온천욕을 마치고 먹는 강화 특산물 속노랑고구마는 겨울 여행의 백미. 달콤함이 허기를 채운다. 

15개 노천탕, 소독·정화 없이 원수 사용
칼슘·마그네슘 등 풍부 관절염 치유 효과


석모도미네랄온천 이용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첫째·셋째 화요일에 쉰다. 강화군청 도시개발과서 운영하는 석모도미네랄온천은 시설을 지속적으로 보강할 예정이다. 올해 내로 주차 부지 공사를 완료하고, 휴게 공간과 내부 시설을 정비해 방문객의 편의를 더욱 살필 계획이라고 한다.

온천서 바다를 등지고 서면 보문사 눈썹바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온천으로 들어가는 길이 번잡한 것도 보문사로 향하는 발길과 섞였기 때문이다. 초입서 할머니들의 흙 묻은 손과 마주한다. 

직접 농사지은 석모도 순무, 강화 보리새우, 잘 구운 노가리가 입맛을 당긴다.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양양 홍련암, 여수 향일암과 함께 우리나라 4대 해수관음성지로 알려져 석모대교 개통 전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잦았다. 경내로 들어서면 천인대에 조성된 오백나한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옆으로 와불전, 석실, 향나무 등이 보문사의 기운을 더한다. 

보문사 마애석불좌상이 있는 일명 눈썹바위로 향하려면 극락보전과 관음전 사이에 있는 가파른 계단을 20여분 올라야 한다. 우산 같은 바위 지붕 아래 조각된 불상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높이 9.2m, 폭 3.3m에 이르는 마애석불좌상은 1928년 금강산 표훈사 주지 이화응 스님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 스님이 함께 조각했다. 바위 절벽에 조각된 부처님의 모습이 영험해 보인다. 

석모도 해안선은 총 42㎞. 이 길을 따라 드라이브하면서 만나는 관광 명소가 민머루해수욕장이다. 1㎞ 남짓한 해변에는 건건찝찔한 바람이 분다. 바닷바람이 차가워도 햇살을 받아 퍼지는 잔물결은 아름답기만 하다. 서해 낙조와 만나는 시간에는 물끄러미 바다를 바라보는 여행객이 꽤 있다. 

인천 지역 유일한 휴양림으로 알려진 석모도자연휴양림은 객실이 28개 있다. 산림문화휴양관은 탁 트인 서해 바다의 전망을 자랑한다. 

인근에 자리한 석모도수목원도 가볼 만하다. 나무 데크가 조성되어 산책 코스로 좋고, 풀무지원과 아이리스원, 고사리원 등 12개 테마 전시관을 갖췄다. 생태체험관에는 다양한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전시·체험 시설물이 있어 가족 여행지로 적당하다.

석모대교가 개통하기 전에는 석모도와 강화도를 잇는 외포항이 늘 북적였지만 지금은 김장철을 맞아 외포항젓갈수산시장을 찾는 손님이 간간이 발길을 잇는다. 강화도는 전국 추젓의 70%를 생산하는데, 새우잡이 배에서 바로 젓갈을 담가 신선하다. 한번쯤 짭조름한 새우젓 맛을 봐도 좋겠다. 

자연과 함께 ‘석모도수목원’

석모대교가 개통 100일 만에 통행 차량이 100만대가 넘으면서 석모도 역시 달라졌다. 잠깐이나마 배를 타고 자박자박 섬을 걸으며, 막배 시간을 기억하던 여행지서 언제고 떠날 수 있는 섬이 됐다. 육지에 손을 벌려 맞닿으니 흙먼지가 인다. 


붉은 바닷바람, 순무를 키워내는 거친 토양, 느리고 고유하게 바다의 시간을 살아가는 섬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 자, 이제 올겨울을 제대로 녹일 석모도로 떠날 시간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석모도수목원→보문사→민머루해수욕장→어류정항→석모도미네랄온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민머루해수욕장→어류정항→석모도 바람길→석모도미네랄온천 
[둘째 날] 보문사→보문사 마애석불좌상(눈썹바위)→외포항젓갈수산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강화군 문화관광 http://tour.ganghwa.incheon.kr
- 강화로닷컴 http://ghtv.kr
- 석모도자연휴양림 http://forest.ganghwa.go.kr
- 석모도수목원 http://sukmodo.ganghwa.go.kr
- 보문사 http://www.bomunsa.me

문의 전화
-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564
- 석모도미네랄온천 032)933-3810
- 석모도자연휴양림 032)932-1100
- 석모도수목원 032)932-5432
- 보문사 032)933-827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강화, 88·3000번 버스, 약 2시간 소요. 인천-강화, 70·90·800번 버스, 약 1시간30분 소요. 일산-강화, 96번 버스, 약 2시간20분 소요. 강화버스터미널서 31·38번 버스 하루 20~26회(06:00~20:3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삼산마을버스 1·2번 하루 7회(05:30~20:3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문의: 강화버스터미널 032)933-2533 강화군청 경제교통과 032) 930-3362  

자가운전
올림픽대로→김포한강로→김포대로→중앙로→해안서로→석모대교→삼산북로→석모교삼거리서 보문사 방면 좌회전→삼산서로 1.68 km→보문사·매음리 방면 좌회전→삼산남로 3.09km→우회전→삼산남로 77m→석모도미네랄온천 

숙박 정보
- 석모도자연휴양림: 삼산면 삼산서로, 032)932-1100, http://forest.ganghwa.go.kr
- 석모도아일랜드: 삼산면 삼산남로, 032)933-9964, http://www.sukmoisland.com 
- 다향펜션: 삼산면 삼산남로, 032)934-9966, 
http://www.dahyangp.com 

식당 정보
- 돌캐(꽃게탕·밴댕이회무침): 삼산면 삼산남로, 032)932-3221, 
http://www.돌캐.kr
- 물레방아식당(물레방아정식): 삼산면 삼산남로828번길, 032)933-6677, https://waterwheel.modoo.at
- 뜰안에정원(간장게장정식): 삼산면 삼산남로, 032)932-3071

주변 볼거리
보문사, 민머루해수욕장, 석모도자연휴양림, 석모도수목원, 어류정항, 외포항젓갈수산시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