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이기는 여행 ③단양 고수동굴

바위산이 숨겨놓은 천연 냉장고

단양은 오래 사랑 받아온 관광지와 새롭게 선보이는 여행지가 공존한다. 역사, 자연, 문화, 레포츠, 환경, 미식 등 여행 테마도 다양하다. 냉장고 속에 들어앉은 듯 시원하게 신비로운 세상을 체험하는 고수동굴, 짜릿한 패러글라이딩 체험과 멋진 사진을 찍기 좋은 ‘카페 산’, 구석기시대 유물을 모아놓은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사용하지 않는 터널이 예술 공간으로 변신한 수양개빛터널, 단양을 굽어보는 만천하스카이워크와 짚라인, 물과 바위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선암계곡 등 매력적인 볼거리가 가득하다.
 

단양 고수동굴(천연기념물 256호)은 그 이름을 동굴이 있는 단양읍 고수리서 따왔다. 1976년에 문을 연 동굴은, 지난 2015년 인공 구조물을 철거하고 조명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공사를 거쳐 2016년 8월 재개장했다. 

방문객센터 1층 매표소를 지나면 석회동굴의 생성 과정, 동굴 생성물, 동굴 속 생물 등을 전시한 공간이 있다. 

종유석이 왜 일정한 크기로 자라는지 스포이트로 액체를 떨어뜨려 실험하거나 종유석 단면을 돋보기로 관찰하고, 고수동굴 홍보 영화 보기, 캐릭터에 색칠해 스크린에 띄우기 등 체험 코너도 인상적이다. 방문객센터 밖으로 나오면 동굴 입구에 오르는 계단이 있다.
 

드디어 동굴 탐험을 시작하는 순간, 시원한 공기에 기분이 상쾌하다. 동굴 속은 평균기온 15~17℃로 처음에는 서늘한 듯한데, 탐험하느라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활동하기에 딱 맞다. 

이국적인 분위기


총 길이 1395m 중 940m 구간을 개방해 왕복 1.9km 탐방에 40분쯤 걸린다. 계단 구간이 여러 번 있지만, 예닐곱 살 이상이면 걸을 만하다. 
 

고수동굴은 약 200만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단양은 석회암 지대가 발달해 있다. 석회암은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퇴적암으로, 이산화탄소를 함유한 지하수가 석회암 지대에 흘러들면 탄산칼슘을 녹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석회굴이 만들어진다. 

단양에는 고수동굴, 천동동굴, 온달동굴, 노동동굴 등 석회굴이 네 개나 된다. 동굴 천장에서 탄산칼슘이 용해된 지하수가 떨어지는 지점에 종유석이, 바닥에 석순이 생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종유석은 점점 아래로, 석순은 위로 자라 연결된 기둥이 석주다. 고수동굴에서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를 가까이 관찰할 수 있다. 
 

종유석이나 석순 등은 수천수만년을 거쳐 생기고, 지금도 아주 느린 속도로 자란다. 고수동굴 내부에는 모양이 독특한 것마다 마리아상, 만물상, 천당못, 천지창조, 사랑바위, 사자바위, 인어바위 등 이름을 붙여놨다. 

사자바위와 인어바위를 주인공 삼아 동굴 이야기도 만들었는데, 탐방 구간 반환점에 있는 사랑바위를 사자바위와 인어바위의 사랑이 맺어지는 상징으로 삼은 것이다. 

사랑바위는 종유석과 석순이 손가락 한 뼘 간격으로 만나기 직전인 모습이다. 굳이 이름을 찾아보지 않아도 쏟아지는 폭포, 흔들리는 커튼, 밤하늘의 오로라를 보는 듯 황홀하고 웅장한 모양이 가득하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주요 포인트마다 안내원이 있어 설명과 안내를 해준다. 시간이 빚어낸 환상적인 동굴과 자연이 만든 천연 냉장고를 뒤로하고 밖에 나오니 30℃가 넘는 불볕더위가 기다린다. 


오랜 관광지와 새로운 여행지가 공존
역사·자연·레포츠 등 다양한 여행테마

단양 도담삼봉(명승 44호)은 남한강 상류에 있는 바위산 세 개로, 단양팔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도담삼봉에는 재미난 얘기가 전해온다. 강원도 정선의 삼봉산이 홍수에 떠내려와 도담삼봉이 되었는데, 정선현은 삼봉에 대한 세금을 단양현에 요구했다. 

이에 소년 정도전이 “원치도 않은 삼봉이 떠내려오는 바람에 물길을 막아 단양에 피해가 막심하니 도로 가져가시오”라고 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도전은 호를 삼봉이라 붙일 정도로 도담삼봉을 아꼈고, 퇴계 이황은 도담삼봉의 아름다운 풍광을 시로 읊었다. 
 

요즘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 단양 여행의 키워드는 패러글라이딩과 ‘카페 산’이다. 주말이면 하늘이 울긋불긋 물들 만큼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가 많다. 두산과 양방산에 활공장이 있으며, 두산 쪽은 정상 부근 지대가 넓어 활공장이 세 개나 된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문을 연 카페 산은 패러글라이더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알려졌는데, 요즘은 경치를 즐기고 사진을 찍으려고 찾는 이들이 더 많다. 해발 600m에 위치해 가슴이 뻥 뚫리는 전망이 일품이다. 직접 패러글라이딩을 해도 좋고, 남들이 하는 걸 구경하면서 대리 만족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국내 최대 민물고기 생태관 다누리아쿠아리움은 국내외 민물고기 187종, 2만 2000여마리가 있는 곳이다. 단양팔경을 테마로 수조 배경을 꾸며 볼거리가 있고, 아쿠아리움 밖 쏘가리 조형물은 단양 여행 인증 사진을 촬영하는 곳으로 인기다.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선암계곡으로 향한다.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세 구간으로 된 선암계곡은 월악산서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물줄기다. 넓고 큰 바위가 발달해 돗자리를 깔거나 계곡물에 발 담그고 더위를 잊기 좋다. 물놀이하기에는 하선암 쪽이 안전하다. 
 

지난 7월13일에 개장한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읍을 굽어보는 언덕에 120m 철골을 올리고 세운 유리 전망대다. 나선형 통로를 따라 올라가면 단양읍, 상진철교와 상진대교, 남한강 물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만천하스카이워크 앞은 자리가 협소해, 차량을 아래쪽 주차장에 두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올라갈 때는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올 때는 짚라인을 체험해도 좋다.
 

단양 수양개 유적(사적 398호)은 1980 년 충주댐 수몰 지역 지표 조사 도중에 발굴됐다. 이때 출토된 중기 구석기시대부터 원삼국시대까지 유물을 모아놓은 곳이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이다. 

수양개는 ‘수양버들이 자라는 갯가(강가)’라는 뜻으로, 전시관에는 슴베찌르개와 좀돌날몸돌 등 구석기시대 문화를 보여주는 석기 유물이 많다. 

운치 있는 바다 산책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뒷마당에 옛 중앙선이 지나던 터널이 있다. 최근 버려진 터널에 최첨단 미디어 아트를 도입한 수양개빛터널을 개장했다. 터널을 지나 전시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수만 개 장미 일루미네이션과 LED 전구로 꾸민 비밀의 정원도 아름답다.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바로 옆에 자리한 이끼터널은 도로 양쪽 벽에 이끼가 가득해 낭만적인 사진을 찍기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단양 도담삼봉→단양 고수동굴→카페 산→만천하스카이워크→수양개선사유적전시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단양 도담삼봉→단양 고수동굴→선암계곡→수양개선사유적전시관→수양개빛터널 
[둘째 날] 카페 산&패러글라이딩→다누리아쿠아리움→만천하스카이워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단양군 문화관광 http://tour.dy21.net/home
- 고수동굴 http://www.gosucave.co.kr 
- 도담삼봉(단양관광관리공단) 
http://www.dytmc.or.kr   
- 카페 산 
http://cafesanndy.modoo.at
- 다누리아쿠아리움 http://www.danuri.go.kr/aqua 
-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http://suyanggae.go.kr


문의 전화
- 단양군청 문화관광과 043)420-2555~6
- 단양관광안내소 043)422-1146
- 고수동굴 043)422-3072
- 도담삼봉 043)420-3544 
- 카페 산 010-4130-9094
- 다누리아쿠아리움 043)423-4235 
- 만천하스카이워크 043)421-0015
-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043)423-8502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단양, 동서울버스터미널서 하루 12회(07:00〜18:0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단양시외버스공용터미널 다누리센터 앞에서 고수동굴행 군내버스 하루 13회(07:10~20:00) 운행, 3분 소요. 도보 이동 시 약 15분 소요. 
* 문의: 동서울버스터미널 1688-5979, http://www.ti21.co.kr 단양시외버스공용터미널 043)421-8800 
[기차] 청량리역-단양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9회(06:40~ 21:13) 운행, 약 2시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단양역 043)422-7788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북단양 IC→적성로 따라 1.15km→평동사거리서 우회전→각시봉터널→우덕사거리서 좌회전→단양산업단지2로 따라 3km→하괴삼거리서 좌회전→삼봉로→단양 읍내→별곡사거리서 좌회전→고수대교→고수동굴 주차장 

숙박 정보
- 게스트하우스 리오127: 단양읍 수변로, 043)421-5600, http://rio127.dubuplus.com
- 카르페디엠: 단양읍 다리안로, 043)421-2155, http://www.carpediem-resortel.co.kr
- 단양관광호텔: 단양읍 삼봉로, 043)423-7070, http://www.danyanghotel.com 
- 소선암자연휴양림: 단성면 대잠2길, 043)422-7839, 
https://sof.cbhuyang.go.kr  

식당 정보
- 달동네원조마늘순대(마늘순대): 단양읍 도전5길, 043)423-0644
- 단양흑마늘닭강정(닭강정): 단양읍 도전4길, 043)422-2758
- 전원회관(마늘떡갈비·마늘솥밥): 단양읍 중앙1로, 043)423-3131 
- 단양마늘만두(마늘만두): 단양읍 도전4길, 043)423-0955 
- 돌집식당(마늘정식): 단양읍 중앙2로, 043)422-2842

주변 볼거리
온달관광지(온달동굴, 온달산성, 드라마촬영장), 구인사, 천동동굴, 구담봉, 옥순봉, 소선암자연휴양림, 다리안관광지, 방곡도예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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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