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시장에 큰 장 선다

문재인정부의 두 번째 부동산 정책인 8·2대책은 예상보다 매서웠다. 주택시장에 몰렸던 자금들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징 중 하나는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권 규제. 지난 6·19대책의 풍선효과로 오피스텔 분양권이 과열양상을 띄자 이번 규제대상에 포함시켰다.

소액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인 오피스텔 시장이 위축되자 상가시장이 반사익을 얻고 있다. 상가투자는 오피스텔에 비해 투자금이 많이 들고 초보자가 투자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데, 사실 전통적으로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았다.

최근 KB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들을 분석한 ‘2017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더라도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상가투자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유망한 투자용 부동산으로는 ‘재건축 아파트’가 27.7%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2016년 조사에서 33%로 1위를 차지했던 ‘빌딩·상가’응답률은 26.2%로 조사됐다.

향후 부동산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28.2%로,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27.2%)보다 소폭 높았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부동산을 처분하겠다는 응답률은 20.2%에 그쳤다. 현 상태 유지(39.4%)와 전·월세 등 임대형태 변화(22.3%), 다른 고수익 부동산 투자(12.3%) 등 부동산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지난해 한국 부자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552조원이었다. 전체 국민의 0.47%(24만2000명)가 국내 총 금융자산의 16.3%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또 부자들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22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부자들이 살고 있는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이 10만7000명으로 전국 부자의 44.2%를 차지했고, 경기도 5만명(20.8%) 부산시 1만7000명(6.9%)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강남 3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다면 올해 하반기 대표적인 상가투자처는 어디일까. 


최근 수도권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주거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나 임차인들의 관심이 높다. 이처럼 수도권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조성되는 신흥상권은 소비력이 강한 30~40대 젊은층의 입주율이 높은 데다 지하철, 행정타운, 공원 등 인프라도 잘 조성돼 생활환경도 좋다. 여기에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공급되는 상가는 높은 희소성과 프리미엄이나 권리금 등 부담이 없거나 적어 초기 투자금 절감 등의 이유로 인기를 끌고 있다.

8·2대책으로 오피스텔 위축
투자자 어디로? 상가 반사익 

2014년 9·1대책으로 3년간 신규 택지공급이 중단된 데다, 최근 조성 중인 신도시들은 상업용지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라 희소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기 신도시와 달리 2기 신도시에는 자족기능이 강화되어 상권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신도시·택지지구 신흥상권은 크게 역세권 등 상업지, 근린상권(항아리상권), 단독주택지·수변 상권(카페거리·먹자촌 형성), 주5일 상권(지식산업센터, 행정타운) 등 4개의 섹터로 나뉠 수 있다. 각 섹터마다의 상권별 특성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관심 1순위
역세권 상업지

먼저 역세권 등 상업지 상가는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상권 형성이 용이해 투자자나 임차인에게 관심대상 1순위로 꼽힌다. 대부분 대표적인 상권은 역을 중심으로 형성이 되고 소비가 이뤄지며 역세권 유동인구와 배후세대를 모두 유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세권의 경우 무조건투자는 삼가야 하는데, 높은 분양가만큼 수익률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가 입지를 고를 때 눈여겨봐야 할 것은 출구별 유동인구나 고객 동선, 입지 등이며, 현장분석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독점권 형태
항아리상권


다음은 아파트 배후를 중심으로 한 근린상권이 있다. 근린상권은 독점상권의 형태를 띤 항아리 상권 성격이 강하다. 여기서 항아리 상권이란 특정 지역에 상권이 한정돼 더 이상 팽창하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상권을 일컫는 말이다. 다른 말로는 섬상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물이 넘치는 항아리처럼 수요가 항상 공급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임차인이 역세권 상권만큼 선호하는 상권이다.

항아리 상권에서는 단지형 근린상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의 장점을 합친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독점상권 형태를 띠고 있어 프랜차이즈 업종이나 병의원, 학원, 키즈 업종들이 선호하고 있다. 단독주택지나 수변 상권 등은 카페거리나 골목상권, 먹자촌 형성이 예상된다. 

단독주택지
수변 상권

단독주택지 상권도 입지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 배후세대가 적어도 5000가구 이상의 미니 신도시급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돼야 상권으로 형성이 가능하며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대로변에 위치하는지 이면도로에 접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메인 상권과 동 떨어진 이면도로 입지라면 점포에 우량 임차인을 유치하는 데 애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에 공용 주차장 부지가 가까울수록 주차 문제 해결에 유리하다. 

신도시 상권이 성숙 단계에 진입하려면 보수적으로 3년 이상은 소요되기 때문에 막 상권이 형성되는 현 시기의 임대료 수준이 적정한 지도 점검해야 한다. 인근에 수변 공원, 대규모 공원 등이 있다면 일대의 명소로 뜰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목해야 한다. 

자족기능
주5일 상권

마지막으로 주5일 상권도 있다. 2기 신도시 등에는 자족기능을 위해 테크노밸리, 첨단산업단지 등과 행정타운이 조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섹터의 경우 상주인구가 늘어나며 뿐만 아니라 각종 행정 민원 처리 민원인과 산업단지 방문자 등 유동인구가 풍부해진다. 특히 업무시설이 밀집된 오피스타운은 경제, 교통, 문화, 법률, 주거, 교육 등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각종 개발호재와 풍부한 임대수요를 바탕으로 가치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지역 및 행정타운은 주5일제 근무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상가 이용객의 방문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주말·공휴일에는 매출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한 상가전문가는 “최근에 공급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자족기능 및 교통 등 인프라를 확보한 계획도시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업지 대비 배후수요가 풍부해 임대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업종의 선점효과로 인한 시세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같은 상권 내 상가라도 입지와 주차여건 등에 따라 향후 가치가 달라지는 만큼 유동인구부터 미래가치까지 꼼꼼히 따진 후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올 하반기 분양되는 신도시·택지지구 상가들이다.

▲다산신도시 지앤지 메트로타워Ⅰ= 지앤지스토리가 시행하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진건지구 상업 2-4-1에 입지한 ‘지앤지 메트로타워Ⅰ’상가가 오는 9월 분양에 나선다. 2022년 개통예정인 다산역(가칭) 출입구 바로 앞 초역세권에 가시성과 접근성이 좋은 사거리 3면 코너상가다. 대지면적 998㎡, 연면적 1만286.33㎡,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다. 지하층은 주차장 및 기계실 등, 지상 1~12층은 상가로 구성된다. 총 점포 67개 층별 권장업종은 1층은 편의점, 약국, 안경점, 이동통신대리점, 커피전문점, 각종 프랜차이즈, 은행ATM 등 2층은 은행 등 금융기관, 미용실, 전문식당 등 3층은 대형 프랜차이즈, 디저트 카페 등 4~7층은 병의원 시설 및 기타 업종 등 8~11층은 교육 및 업무시설 등 12층은 스카이라운지 등이다. 

전용률은 53%대로 타 상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3.3㎡당 분양가는 800만~5500만원(부가세별도)선이다. 총 주차대수는 49대. 다산신도시는 경기도시공사가 단독 시행하는 택지지구로 수도권 동북부의 마지막 신도시라 불린다. 남양주시 진건읍 배양리 도농동, 지금동, 가운동, 일패동, 이패동, 수석동 일원 474만8920㎡에 진건지구 2만세대, 지금지구 1만2000여세대 등 총 32000여세대가 들어서는 메머드급 신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한강블루= 김포한강신도시에 위치한 수변상가 ‘한강블루’는 8월 준공예정이다. 키즈테마파크 등 핵심점포 키 테넌트(key tenant) 입점이 확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 상가는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2025-5번지(한강신도시 수변상업용지C6-2)에 위치한다. 연면적 1만5901.86㎡로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에 104개 점포로 구성됐다. 

현재 임대를 확정한 업체는 신개념 키즈테마파크와 볼링장 등이 있다. 

그중 키즈파크의 경우 5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어 투자자들은 더욱 안정적인 월세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편의점, 헤어샵, 치킨집, 병원 등 생활밀착업종과 당구장 등이 입점을 확정한 상태로 8월 중 오픈(예정)을 앞두고 있다. 2018년 개통예정인 김포도시철도 장기역(예정)이 사업지와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또한 지하철 9호선이 연장되면 인구유입이 증가돼 핵심 상권이 될 전망이다.

신도시·택지지구 주목
섹터별 투자 포인트는?

▲동탄2신도시 동탄 베라프라자= 남부 수도권의 최대 규모 자족형 복합도시로 동탄2신도시가 주목 받고 있다. 서울생활권을 공유하면서 탁월한 교통망까지 갖추고 있어 동탄2신도시는 성공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는 추세다. 그 중 중동탄 2만 세대의 중심에 위치한 상가 ‘동탄 베라프라자’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동탄2신도시 근생44BL 519-201 일원에 위치한다. 지하 2층~지상 5층 총 31개 점포로 구성된 베라프라자는 중동탄 항아리상권 최초의 상가로, 모든 업종을 선점할 수 있어 임대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공실률 걱정이 없는 선임대 후분양 상가로 계약 즉시 수익을 낼 수 있다. 상가 정면으로는 수변공원을 두고 있어 쾌적함은 물론, 유동인구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진출입로가 일반적으로 2면 구성된 상가들과 달리 3면으로 구성해 인구유입을 최대화 했다. 대단지 아파트 및 유치원, 도서관 등이 주변에 위치해 중동탄 중심 입지가 가지는 이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미사신도시 우성 르보아파크2= 미사신도시 미사역 앞에 위치하는 ‘미사 우성 르보아파크2’가 오피스텔 100% 분양에 이어 상업시설을 분양한다. 우성건영이 시공하는 르보아파크2는 지하 6층 지상 12층 규모다. 1~4층은 상가 134점포, 5~12층은 480실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1차 분양에서 오피스텔은 100% 분양 완료됐다. 미사 우성 르보아파크2는 미사역 앞 중심상권 중 쇼핑 로데오길 초입 대로변에 위치하기 때문에 풍부한 유동인구와 미사강변도시 3만8000세대 아파트 배후수요가 강점이다. 특히 2018년 미사역이 개통 예정이어서 미사역 주변 중심 상업지 대로변상권이 조기 활성화 되고 있어 향후 미래가치도 전망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