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휘젓는‘ 친문 댓글부대 실체

‘선플’인줄 알았더니 “헉!”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친문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당을 떠난 김종인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 측 극렬 지지층에 대해 “히틀러 추종자들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문 전 대표 지지층이 온라인상에서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직접적으로 드러난 적은 없다. <일요시사>는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의 모임인 오픈 채팅방의 민낯을 공개한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온라인 팬클럽 ‘문팬’이 공식 출범했다. 문팬은 여러 개로 나뉜 문 전 대표의 온라인 팬카페 회원들의 공동 조직이다. 당시 창립총회에 참석한 문 전 대표는 “우리 같이 SNS 문화를 한번 바꿔보자”며 선플 달기 운동을 제안했다.

조직적 움직임

<일요시사>는 취재 결과 문재인 지지자 모임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서 조직적으로 기사를 링크하고 선플(?)을 독려하는 현장을 볼 수 있었다. 해당 카카오톡상 오픈채팅방 이름은 ‘달빛기사단’이다. ‘달빛’은 문 전 대표를 의미하고 ‘기사단’은 인터넷 기사에 대응하는 조직임을 의미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달빛기사단은 암호를 걸어놔 문 전 대표 지지자 ‘외’ 출입을 제한했다. 해당 오픈채팅방의 비밀번호는 문 전 대표의 생년월일(6자리)로 구성됐다. 지난 16일 기준 달빛기사단 채팅방의 인원은 120여명이었다. 중간마다 외부서 유입되는 인원이 있기는 했지만 약 일주일간 120명 아래를 향하지는 않았다.

이들의 대의명분은 ‘선플’이다. 앞서 문 전 대표가 제안한 선플달기 운동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우선 오픈채팅방의 특정 인물들이 기사를 퍼 나른다. 기사는 주로 문 전 대표의 발언과 관련된 내용이다.


지난 16일 ‘몽’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달빛기사단 일원은 <머니투데이>의 ‘문재인 “출산수당 월 50만원, 보육원 10곳 중 4곳 국공립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카카오톡방에 올렸다. 이후 방장은 바로 아래 대화에 “출동”이라고 적었다. 즉, 댓글을 유도하는 것이다.

같은 날 ‘몽’이라는 사람은 또다시 기사를 올렸다. 민주당 경선주자 3인의 토론과 관련된 <연합뉴스> 기사다. 바로 아래 ‘작업대장’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이 “토론 기사 악플에 비공(비공감) 좀”이란 글을 올렸다. ‘몽’씨는 문 전 대표뿐만 아니라 민주당 박영선 의원 관련 기사도 링크했다.

<노컷뉴스>의 ‘민주당 클린 경선 선언 무색, …싸가지 있는 친노 논란’이란 제목의 기사다. 이후 카카오톡의 대화창에는 “박영선 그동안 얼마나 입이 근질근질했을까 물 만났네” “빵선이” “박영선=싸가지 말아처먹었음” “욕해도 되죠” 등의 대화가 올라왔다.

해당 방에선 특정인이 댓글의 방향성까지 정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작업대장’은 “제 생각인데 안 지사 감방이나 뇌물 같은 걸로 욕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 모시다가 그렇게 된 건데…”라고 했다. 이에 채팅방에는 “100% 동의” “네 맞아요” 등의 글이 올라왔고 한 사람은 “이거는 건드리면 우리 모두의 역린입니다”라고 적었다.

문재인 지지층 댓글인력 조직적 운영
캠프 “전혀 몰라…자발적 단체일 뿐”

‘유카리스’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사람은 “우리가 손가혁(이재명 손가락 혁명군)보다 댓글 선점이 확실히 느리다”며 “손가혁 애들 원래 할 일없는 백수들이 많아서리…”라고 적어 손가혁을 견제키도 했다. 또 한 사람은 “손가혁은 어플로 댓글좌표 바로바로 찍어요”라고 말했다.

‘마마야’라는 인물은 “조롱과 비방조는 자제. 그리고 감정적 대응도 자제”라며 “그게 손가락 이재명이 노리는 거”라고 적었다. 지난 16일 오후 10시16분에 방장은 “오늘 여가부 기사 빼고는 선플선점 제대로 대응했어요”라며 “또 힘내봅시다”라고 말했다. 이에 ‘몽’씨는 “낼 토론하고 기사 많이 나오니깐 낼은 더 집중해야 해요”라고 말했다.
 


지난 17일에는 ‘작업대장’이 민주당 경선 후보 지지율 관련 기사를 올렸다. 이에 ‘마마야’는 “적폐청산을 위해 이재명 시장도 좋습니다. 이재명 지지자들도 힘내주세요. 저는 문재인을 위해서…”라는 댓글을 달았다고 카카오톡 방에 올렸다.

이후 ‘마마야’는 “전술적으로 이재명 지지자한테 단 댓글”이라고 적었다. 이에 ‘마마야’를 칭찬하는 이모티콘이 올라왔고 한 사람은 “저도 그렇게 해봐야겠네요”라고 적었다.

해당 오픈채팅방에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올라온 기사의 개수는 수백 건에 이른다. 지난 22일에는 하루에만 70여개에 달했다. 민주당은 이날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대선 경선 현장투표를 실시했는데 해당 카톡방에 민주당 경선 결과가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민주당은 경선 사전투표 결과가 유출돼 논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당 내부 단체 SNS 대화방에 자료를 올린 지역위원장 6명을 상대로 경위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달빛기사단’에는 지난 22일 오후 6시13분에 처음 경선 결과 글이 올라왔다. ‘당진 개표 완료. 1.(이재명)27, 2.(최성)0, 3.(문재인)65, 4.(안희정)77’. 15분 뒤인 6시28분 ‘현재 집계. 문-564, 안-472, 이-210, 최-1’ 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바로 아래 ‘아산·서천·당진·홍성·계룡·서산·태안·천안서북’이란 추가 설명도 있었다. 이에 방장은 “오 좋네요”라고 화답했고 “굿” “이재명표가 최성에게 갔어야 하는데” 등의 글이 올라왔다.

오후 6시33분에는 ‘안희정의 고향 논산 550명 중 투표 168표, 이재명-11, 최성-0, 문재인-26, 안희정-131’이란 글이 올라왔다. 이에 채팅방 인원들은 “고향이니…봐주자고요” “대표님은 부산^^” “전체적으로 문님이 앞서니까” 등의 글이 올라왔다.

오후 6시41분에는 거제 현장투표 결과도 올라왔다. ‘총140개, 문재인 107, 안희정 6, 이재명 27’이란 글이다. 결과를 올리는 행태를 보던 한 사람은 “결과는 비공개니 여기서만 보셔요”라고 적었다. 이후 기흥, 목포, 서울시 중랑구 등의 결과도 올라왔다.

또한 도표로 정리된 결과표도 카카오톡방에 등장했다. 이에 한 사람은 “절대 언론에 노출되어선 안 됩니다”라고 했고, 방장은 “그만 올리시고 데이터 삭제 부탁드린다”고 했다. ‘하늘바라기’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은 “이재명네도 봤구 캡처 있어요. 지들도 다 같이 봤는데 뭐”라고 말했다.

이후 혼란에 빠진 사람들이 방 삭제를 요구하자 22일 오후 9시31분을 끝으로 대화방은 종료됐다. 당일(22일)에는 투표소 인증샷도 올라왔는데 문 전 대표의 기호3번을 암시하는 손가락 3개를 펼친 인증샷도 등장했다. ‘손가락 V 등 기호가 연상되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을 보고 누구도 제재를 가하거나 주의를 주지 않았다.

몰랐다?

해당 채팅방에 대해 문캠(문재인 캠프)에 문의했다. 문캠 공보 담당자는 “자발적 지지단체의 행동”이라며 문캠과의 관련성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자발적 지지단체라는 해명이 무색하게 카톡방에는 캠프 상황이 수시로 전달되고 있었다.


중앙선관위는 해당 채팅방에 대해 “카카오톡에 기사를 링크하고 댓글을 달도록 독려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걸리지는 않는다”면서도 “여론을 조장한다는 비판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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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