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음란 알바의 세계

주부도 청소년도 돈이라면 ‘헤벌레∼’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경제난에 주부들과 대학생들이 음란 알바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육아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음란 사진 모델을 하거나 음란 방송을 하는 등 새로운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노인들까지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은 더해졌다. 음란 알바는 쉽게 버는 만큼 후폭풍도 거세다. 음란 알바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충격적인 음란 알바의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지난 15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여성의 중요 부위 등의 노출한 사진을 제작·유포해 돈을 번 전모씨(50)를 음란물을 제작해 온라인상에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법률 위반)로 구속했다. 모델 계약을 맺은 뒤 음란물 제작을 도운 여성 1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음란 사진 제작 모델로 일한 14명의 여성 중에는 30대 주부도 포함됐다.

가슴 노출부터
수위 높여가∼

시간당 1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자신의 나체를 촬영하게 한 주부 박모(37)씨는 4살 난 딸을 둔 평범한 주부다. 박씨는 “딸을 키우면서 생활비가 부족해 평범한 모델일로 돈을 벌려고 했지만 음란물 촬영을 하면 고액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에 솔깃해 나체 촬영을 하게 됐다”며 “딸과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박씨는 6시간 촬영에 60만원을 받아 아이 육아비와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한다.

박씨를 비롯한 여성들을 촬영한 음란 사진들은 얼굴의 눈, 코를 보정하는 작업을 거친 뒤 인터넷에 게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보정하면 실제 얼굴과 달라져 못 알아볼 것이라는 전씨의 말을 믿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또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범죄행위에 해당되는 줄 모르고 가담했다고 한다.

그보다 앞선 지난 11일에는 한 인터넷 방송 사이트서 개인방송 채널을 열고 음란방송을 한 주부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20대 주부 A씨는 회원들이 주는 사이버머니로 육아비를 벌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가슴 노출부터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 방식으로 음란 방송 BJ(인터넷 1인 방송 진행자) 활동을 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음란 알바가 유행이다. 방학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최대한의 돈을 벌기 위해 단가가 높은 곳으로 알바가 몰린다. 무엇보다 높은 비용을 주는 곳은 다름 아닌 화류계다. 돈을 벌기 위해 일부 여대생들은 방학 때만 되면 화류계 알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음란 알바를 하게 된다.

최근 알바를 찾던 여대생 B양은 시간당 꽤 높은 비용을 주는 알바를 접하게 됐다. 업체 측의 설명에 따르면 ‘남성과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 알바비용을 준다’는 것이었다. 업체 측의 설명도 그럴 듯했다. 요즘에는 워낙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남성도 많고 외로움을 타는 경우도 많으니 그저 적절하게 남성과 대화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B양은 실제 면접까지 봤고 일하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 보니 단순히 대화만 하는 알바는 아니었다. 그곳은 속칭 변태 서비스의 하나였던 ‘키스방’이었던 것. 이곳은 대화가 주 목적이 아니라 키스와 스킨십 그리고 ‘자플’이라고 불리는 남성들의 자위행위가 주목적인 곳이었다.

육아비 벌려고 아찔한 사진 모델
생활비 벌기 위해 ‘키스방’ 취업

결국 그녀는 기겁을 한 채 현장을 빠져나오고 말았다. 방학을 앞두고 이런 일을 겪는 여대생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단가가 높은 알바를 찾으려는 여대생들과 이 같은 처지를 이용한 변태 업소 업주들의 욕망이 있는 한 이러한 일은 계속해서 벌어질 수밖에 없다. 현실을 알면서도 일하러 가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비록 자존심도 상하고 도덕적인 부분도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짧은 기간에 돈을 벌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이 입던 속옷 등을 팔아 수입을 올리는 여성들도 있다. 자신의 속옷을 팔아 4000만원을 챙긴 여성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이 여성은 이른바 ‘우수고객’만 따로 모아 자신의 노출 사진 등을 팔기까지 했다. 20대 여성 D씨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만든 뒤 자신이 입던 속옷, 스타킹, 노출 동영상 등을 판매해 4380여만원을 챙겼다.

D씨는 5만원 이상 중고 속옷을 산 남성들을 비공개 카페에 초대해 자신의 알몸 사진을 보여주며 유혹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여성 이모(26)씨는 스마트폰 메신저프로그램을 이용, 자신이 착용한 팬티와 음란물을 판매했다.


대학생 위험하다
노인들까지 이용

이씨는 인터넷 한 카페 게시판에 ‘입던 팬티 5만원, 대소변 하루치 3만원 판매’ 등의 글을 올려 이 게시글을 보고 접근한 남성에게 메신저로 속옷 및 음란물을 판매, 19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씨는 자신이 속옷을 입은 일수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뒀고 그 기간에 실제 착용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인증샷’을 이메일로 보내줘 남성 구매자들을 확보했다. 이씨는 또 팬티나 스타킹을 구매한 남성들에게 패키지 형식으로 아동음란물도 함께 판매했다.

이씨에게서 팬티나 스타킹, 음란물 등을 구매한 남성들은 모두 20대 중반부터 30대 후반 사이의 평범한 직장 남성들로 경찰조사에서 “호기심에 속옷을 샀다”고 진술했다. 대소변은 이씨가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판매한다고 했을 뿐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6월 경남 진주경찰서는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며 음란 동영상을 유통한 혐의로 웹사이트 운영업체 대표이사 윤모(43)씨 등 임직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활동지원금 등을 받는 대가로 음란물을 비공개 카페에 대량으로 올린 김모(40)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피해자 속출
자살시도까지

윤씨 등은 헤비 업로더들에게 매달 100만원에서 200만원의 활동지원금을 주고 이들이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올리도록 한 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2만7000여편의 자신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비공개 카페를 통해 음란물을 유통, 4억5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김씨 등은 카페 운영자에게 활동지원금과 무료이용권을 받는 대신 음란물을 올리고 자신들이 올린 음란물 1GB를 비공개 카페 회원들이 내려받으면 1000원씩 받는 방법으로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30만원에서 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붙잡힌 헤비 업로더 중에는 가모(62)씨와 이모(72)씨 등 노인들도 포함돼 음란물 유통이 노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노인들은 경찰 조사서 “특별한 수입이 없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음란 알바의 덫에 걸려 인터넷에 떠도는 음란물의 희생이 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영상이 삭제되지 않고 온라인으로 떠돌자 당사자 일부가 자살을 결심하기도 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피해 여성들은 잘못된 길에 들어왔다 싶어 후회하며 영상 삭제를 요청했으나 제작자들은 음란 영상물을 사이트 운영자에게 그대로 팔아넘겼다. 이후 온라인을 통해 떠돌던 영상은 결국 주변인에게까지 알려져 이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직장 동료에게 영상 내용이 알려져 직장을 그만두는가 하면 남자친구의 지인이 이 영상을 보고 남자친구에게 알려줘 헤어진 사례도 있었다.

또 누가 알아볼까봐 아예 집 밖으로 외출하지 않아 갇혀있다시피 하고 자살을 결심하는 등 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은 얼굴이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며 취업을 아예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여대생 등 20대 여성의 취업을 미끼로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에 허위 광고를 게재, 이를 보고 찾아온 여성의 음란 영상을 제작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모(35)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다른 영상 제작자 1명을 포함해 영상을 온 라인으로 유포한 혐의로 김모(29)씨 등 2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대화만 해도 하루에 수십만원
입던 속옷 팔고 거액 벌기도

경찰에 따르면 고교 동문인 이씨 등은 2004년 12월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에 ‘아마추어 이벤트 피팅·사진 모델을 구한다’는 광고를 실은 뒤 이를 보고 찾아온 C(22)씨 등 20대 여성 20여명을 대상으로 음란 영상 200여편을 제작한 뒤 1000여만원을 받고 캐나다에서 운영하는 음란 사이트에 공급했다.

이씨 등은 청년실업이 심각한 점을 악용했다. ‘얼굴과 신분 노출 없이 촬영 3시간당 15만∼50만원 당일 지급’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여대생 등을 유혹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평상복 차림의 야외 사진 촬영으로 여대생을 안심시킨 뒤 안대를 씌운 채 서울 시내 여관 등으로 유인, 건장한 체격의 남자 2~3명을 동원해 반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음란영상을 제작했다.

이들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영상 제작 과정에서 자신은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여성의 신체만 노출시키기도 했다. 김씨 등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운받은 수천편의 음란 사진과 동영상을 온라인 카페 등에 유포했다.

음란물을 유포한 이들은 30대 14명, 20대와 40대 각 6명 등의 순으로 많았고 회사원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대학생과 여성 1명도 각각 포함돼 있었다. 음란 영상의 희생이 된 피해자는 모두 23명으로 20대 초반의 여대생이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여성이 대부분이며 직장을 구하던 중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고액의 아르바이트 허위 광고에 속아 음란 영상을 찍는 꾀임에 빠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사례 급증
온라인의 영향


음란 알바의 유혹에 대해 한 전문가는 “인터넷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한 사람들이 범죄인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경력 단절을 겪는 여성들이 소득이 줄고 가계가 어려워지면서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음란물 제작 등 범죄에 가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범죄학연구소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에 나가서 돈을 벌어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는 사례들이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의 영향으로 더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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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