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좋은’ 호텔 수영장 베스트6

‘인증샷 성지’ 물 반 쭉빵걸 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무더운 여름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이때. 바다와 계곡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먼 길을 떠날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터. 그렇다면 호텔 수영장으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도시 안에서 떠나는 막간 피서로서 안성맞춤이다. <일요시사>에서 물 좋은 호텔 수영장 6곳을 소개한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호텔 수영장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치스러움’일 것이다. 재벌 2세들이 미녀들과 파티를 즐기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다 옛날이야기다. 요즘 호텔 수영장은 멀리 떠나기 어려운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고요하고 이국적]
[ 그랜드 하얏트 ]

남산의 자연과 탁 트인 한강의 전망을 갖춘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야외 수영장은 여름철 도심 속의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야외 수영장은 서울 시내의 전망과 함께 정원 속에 있는 폭포와 주변의 나무, 꽃들이 어우러진 완벽한 리조트 풍취를 자아낸다.

지하 2층에 있지만 남산 중턱에 자리 잡은 야외 공간은 이곳을 찾은 고객들에게 루프탑에서 바라보는 듯한 아찔하고 시원한 도심 전경을 안겨준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수영장은 호텔 투숙객 또는 클럽 올림퍼스 피트니스 회원 전용 공간으로 누구든지 자유롭게 여유로운 경치를 즐기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야외 수영장은 크게 메인 수영장, 유아용 풀 그리고 월풀 수영장으로 구성된다. 메인 수영장 뒤편으로 어린이 전용 수영장과 월풀이 있다. 어린이 전용 수영장은 작은 개울이 폭포를 이루고 그 물이 고여 작은 웅덩이를 이루는 듯 얕은 반원 모양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들은 시골의 냇가에서 물놀이하듯 안전하고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메인 수영장 오른편에는 한강을 바라보며 피로해진 근육을 수압으로 마사지 받을 수 있는 월풀 욕조도 설치돼 있다. 온수 시설로 수영으로 한기를 느낄 때 따뜻하게 몸을 녹이기에도 좋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야외 수영장의 장점으로는 넓은 선베드 구역을 꼽을 수 있다. 약 300석의 선베드가 야외 수영장에 고루 비치돼 있다.

푸른 잔디밭과 인공 폭포로 조성된 워터폴 가든은 일광욕을 즐기는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실내 수영장은 고요하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돋보인다. 실내 수영장에도 작은 월풀 욕조 시설이 숨어있다. 이곳에서는 연중, 호텔 피트니스 센터 회원과 패키지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영 강습과 아쿠아로빅 등의 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야외 수영장은 9월 말까지 운영하며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저녁 6시까지다. 실내수영장은 연중 운영하며 평일 운영 시간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9시30분, 주말 운영 시간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다.

[휴양 리조트 느낌]
[ 반얀트리 ]

반얀트리 호텔의 야외수영장 ‘오아시스’는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며 마치 해외의 휴양 리조트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모든 공간을 돌, 나무 등 자연 소재로 마감하여 오래 머무를수록 마음이 편안해진다.

또 조명에 세심한 공을 들인 덕에 밤이 되면 더욱 로맨틱하고 환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곳은 반얀트리 클럽 회원 전용 공간으로서 클럽 회원과 더불어 호텔 객실 투숙객에게만 특별히 개방되기 때문에 더욱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한강 내려다보며 여름 휴식 만끽
해외 공연팀의 화려한 퍼포먼스


물론 일반 고객도 사용할 수 있다. ‘서머 인 오아시스(Summer in Oasis)’객실 패키지로 투숙하거나 풀사이드 바비큐 뷔페를 이용하며 추가 비용 2만5000원을 지불하면 야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 풀사이드 바비큐 뷔페는 9월9일까지 운영하며 8월28일까지는 매일, 이외의 기간에는 금·토·일요일 및 공휴일에 한해 운영된다.

호텔 객실을 옮긴 듯한 카바나(Cabana)를 이용하면 보다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총 23개의 카바나에는 독립된 미니 풀은 물론이고 다이닝 테이블과 푹신한 매트리스가 딸려있어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일반 고객의 경우 야간 카바나만 이용할 수 있다. ‘아쿠아 바(Aqua Bar)’에서는 칵테일 혹은 소프트 드링크 2잔을 제공한다. 아쿠아 바는 메인 풀과 연결되어 있어 허리까지 찰랑거리는 물속에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고급스런 휴식]
[ 신라호텔 ]

남산 자락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서울신라호텔의 야외 수영장은 여름철에 특별히 인기가 많은 곳. 서울신라호텔이 가까운 도심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서머 에피소드(Summer Episode)’패키지를 출시했다.
도심 속 휴식의 섬 콘셉트의 어번 아일랜드에서의 휴식과 풀 사이드에서의 풍성한 아웃도어 메뉴와 맥주, 그리고 은은한 달빛 아래 문라이트 스위밍을 즐기며 여름 휴가를 우아하게 보낼 수 있다.

어번 아일랜드 올 데이 입장 혜택을 포함한 서머 에피소드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은 체크인부터 체크아웃 시점까지 자유롭게 어번 아일랜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어번 아일랜드에서 싱그러운 남산의 정경을 바라보며 낮과 밤의 다채로운 휴가를 선사한다. 투숙 다음 날에 건강하게 즐기는 더 파크뷰 조식과 여름 시즌 야외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신라 비치백도 제공한다.

지친 일상의 휴식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어번 아일랜드의 풀 사이드에서는 여름이 한껏 느껴지는 ‘서머 플레이트’와 시원한 생맥주를 마련했다. 서머 플레이트는 파마산 리조토와 바닷가재, 로스트 치킨, 소시지 및 구운 채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리미엄 스페인 맥주인 에스트렐라 담과 함께 즐기면 휴가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에스트렐라 담 생맥주는 안주의 맛을 살려주는 깔끔한 맛의 ‘에스트렐라 담 바르셀로나(Estrella Damm Barcelona)’와 야외에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상큼한 레몬 맛의 ‘담 레몬(Damm Lemon)’중 선택할 수 있다.

낮에는 반짝이는 에메랄드빛 휴식을 만끽했다면, 밤에는 은은한 달빛이 흐르는 로맨틱한 문라이트 스위밍을 즐길 차례다. 남산과 N서울타워가 만드는 해질녘의 낭만적인 야경을 감상하며 한낮의 열기가 가신 늦은 밤 따뜻한 보온 매트가 갖춰진 선베드에 누우면 별 헤는 밤이 더없이 포근하고 낭만적일 것이다. 서울신라호텔 서머 에피소드 패키지는 다음달 13일까지 진행한다.

[비키니 풀파티]
[ 워커힐 ]

도심 속 럭셔리 리조트 워커힐은 야외수영장 ‘리버파크’를 9월 4일까지 운영한다. ‘리버파크’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국제 규격의 메인풀과 시원한 물살이 느껴지는 유수풀 및 유아 전용 풀이 있으며 호텔 조리장들이 선보이는 풀사이드뷔페가 준비된다.

또한 300여개의 선베드가 설치돼 태닝과 시원한 수영을 즐길 수 있으며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야외 자쿠지와 피톤치드존까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어 고객들의 만족을 채울 예정이다. ‘리버파크’에서는 온종일 지루할 틈이 없다.

제대로 놀고 싶다면 시원한 음료 한 잔과 함께 해외 공연 팀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빠져드는 녠워커힐 비키니 풀 파티’를 놓치지 말 것. 풀 파티의 메카로 자리 잡은 워커힐 야외수영장 ‘리버파크’에서는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버릴 녠워커힐 비키니 풀파티’를 7월23일, 7월30일, 8월6일, 8월13일, 8월27일 총 5회에 걸쳐 저녁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개최한다.


이번 녠워커힐 비키니 풀파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스페인 이비자 클럽’을 테마로 매회 다른 콘셉트의 테커레이션과 퍼포먼스로 진행한다는 점. 총 5회를 모두 참석하더라도 매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다.

7월23일에는 스페이스 투어(Space tour), 7월30일에는 슈퍼마르쎄 투어(SuperMartxe Tour), 8월6일에는 프리빌리지 투어(Privilege Tour), 8월 13일에는 헤드 칸디 투어(Hed Kandi Tour), 8월27일에는 맘보 투어(Mambo Tour)로 각기 다른 콘셉트의 열정적인 파티가 열린다. 올 여름 최고의 파티 ‘워커힐 비키니 풀파티’와 함께 잊지 못할 한여름 밤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흉내 낼 수 없는]
[부산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내에는 어떠한 첨단 시설과 인위적인 장식으로도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자연 모티브의 야외 부대시설인 오션스파 씨메르(Ocean Spa Cimer)와 야외 풀이있다. 두 공간 다 부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해운대 바다를 실컷 감상하면서 스파와 수영을 즐길 수 있어 이 곳을 찾는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션 스파가 일년 내내 사랑을 받는 것에 비해 야외 풀은 날씨가 추워지는 동절기에는 여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레노베이션 이후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게 됐다. 새롭게 변신한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의 야외오션 풀(Ocean Pool)은 사계절 내내 이용 가능하도록 아웃도어 오션 라이프스타일이 가능한 공간으로 진화했다.

수영과 스파 그리고 다이닝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바다 위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야외 오션 풀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전에 없던 야외 스파 공간이 새로 생긴 것이다.


숙박과 수영장 혜택을 묶은 패키지
2인1박 기준 부가세와 봉사료 별도

오션스파 씨메르와 같이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해변 쪽에 뷰를 시원하게 트고 인피니티 스파 풀(Intinity Spa Pool)을 새롭게 만들었다. 스파의 높이를 해수면에 맞춰 마치 바다에 맞닿은 듯한 뷰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 했다.

가족 고객을 배려해 키즈 전용 자쿠지 (Kids Jacuzzi)도 마련했으며 럭셔리한 휴양라운지도 함께 갖추어 이국적인 해변 리조트의 분위기를 더욱 살렸다. 오션 풀의 메인 풀(Main Pool)은 네이비 블루와 파스텔 그린 등의 시원한 컬러에 사이드 공간을 오렌지 색 테라코타 타일로 장식하여 유럽의 휴양지 느낌을 강조하고 광섬유와 수중 LED 조명 디스플레이가 더해져 밤의 분위기는 한층 밝고 세련됐다.

낮에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탁 트인 해운대의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는 호사를 누리고 밤에는 반짝이는 해운대 마천루의 야경을 배경을 배경 삼아 칵테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2030을 위한 새로운 명소로 태어난 것이다.

또한 메인 풀에 맞닿아 있는 건물 내부 공간을 더욱 확장시켜 보다 여유롭고 프라이빗한 휴양을 즐길 수 있도록 럭셔리 선베드 존을 마련하고 있는 간단한 음료 및 다이닝까지 가능한 라운지 공간을 추가하여 미국 라스베거스처럼 비즈니스 마이스(MICE) 혹은 기업 리셉션 그리고 프라이빗한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호텔에서 제작한 객실 패키지로 예약하면 신관 야외 오션 풀 및 씨메르를 포함한 다양한 혜택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편리하고 알차게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지중해 콘셉트]
[앰배서더 대구]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는 7∼8층을 전면 개보수하여 리뉴얼 확장오픈 했다. 새롭게 오픈한 인발란스 휘트니스 클럽은 체련장, 사우나, PT 스튜디오, 히노키 스파, 인피니티풀 등을 포함 800여 평의 넓고 쾌적한 휘트니스 클럽으로, 최고급 운동 기구와 전문 휘트니스 트레이너 및 회원 관리 팀으로 구성돼 귀중한 휴식과 삶의 여유를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프리미엄 소셜 공간이다.

지난 6월 7층 휘트니스 클럽 오픈에 이어, 올 여름 더위를 씻겨줄 야외 인피니티 수영장을 7월 중순 그랜드 오픈한다. 최첨단 수질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야외 인피니티 수영장은 대구 최초의 인피니티 수영장으로써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화려한 도시 전경을 바라보며 평온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야외 인피니티 수영장과 함께 새롭게 오픈하는 H2O 풀사이드바는 지중해를 콘셉트로 전직원 지중해 풍의 유니폼으로 여름의 향기를 물씬 풍기며 고객을 맞이한다. 이색적인 음식과 더불어, H20 에서는 호텔 셰프의 즉석 바베큐 요리도 맛볼수 있다. 올 여름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의 야외 인피니티 풀과 함께 무더운 더위를 식히며, 건강과 휴식을 위한 도심 속 고품격 힐링공간을 한껏 느껴보길 바란다.

해마다 특급호텔은 숙박과 수영장 이용 혜택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다. 이 상품을 이용하면특급호텔 서비스를 받으면서 잠시나마 호사를 누릴 수 있다. 특급호텔 패키지 상품은 가격대가 대체로 비슷하지만 호텔마다 시설, 특성이 다르므로 계획을 세울 때 꼼꼼히 살펴야 한다.

패키지 상품 가격은 2인 1박 기준이며 부가세와 봉사료를 별도로 부가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주말에는 추가 요금을 받는 곳도 있다. 멀리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위에 소개한 특급호텔에서 달래보자. 오가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길에서 보내는 시간을 감안하면 특급호텔에서의 하룻밤은 의외로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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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