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2014 연말 시상식 누가 탈까?

브라운관 별들의 전쟁…승자는 누구?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해마다 연말이면 별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시상식에서 한 해를 빛낸 연기자와 예능인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올해에는 <별에서 온 그대> <왔다! 장보리> 등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를 빛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진짜사나이> 등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이달 말 SBS, KBS, MBC 방송3사에서 시상식이 개최된다. 방송 3사에서 벌어질 쟁쟁한 별들의 대상 경합을 예측해보았다. 올해 대상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올해 2014 공중파 드라마에서는 ‘천송이’ ‘악녀 장보리’ ‘괜찮아 OO이야’ 등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정통 사극 <정도전>은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에서 열연을 펼쳤다. 예능에서는 배우 송일국 아들 ‘삼둥이’와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 애교를 빼놓을 수 없다. ‘귀여움’이라는 무기는 시청자를 무장해제시켰다. 그동안 예능에서 늘 대상 후보 1순위였던 유재석을 위협할 정도다.

SBS 연기대상
전지현 vs 조인성

SBS는 연말 3대 시상식을 확대해 2014년 SBS의 모든 콘텐츠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대형 페스티벌 <SBS 어워드 페스티벌>(SAF)을 기획했다. 기존의 방송 중심 시상식에서 탈피한 ‘SAF’는 SBS 연말 시상식인 <가요대전> <연예대상> <연기대상>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대형 페스티벌이다. 인기 가수들의 미니 콘서트, SBS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주요 출연자들의 무대인사 등 풍부한 볼거리로 시청자와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SBS연기대상은 31일 방영된다. 연기대상 경합에서 배우 전지현, 김수현, 조인성 3파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월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는 독주 그 자체였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한류 드라마로 뻗어나갔을 정도다.

SBS <별그대> 드라마부문 싹쓸이…예능은 '거기서 거기'


특히 14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전지현은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천연덕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코믹연기부터 내면연기까지 자연스레 소화했다. 연기 뿐 아니라 전지현의 헤어스타일, 메이크업까지 화제를 모았다. 도민준 역을 맡은 김수현 역시 안정된 주연배우로 자리 잡았다. 다른 배우들도 주목받았다. <별그대>로 인해 박해진, 유인영이 새롭게 조명됐고, 모델 안재현은 배우로서 기반을 다지게 됐다.
 

그러나 <괜찮아 사랑이야>의 조인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상 후보다. 김규태PD, 노희경 작가와 다시 의기투합해 선보인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보여준 조인성의 연기력은 더욱 깊어졌다. 작가부터 정신분열증 환자까지 열연한 그의 연기는 전문가들에게서도 극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단면적 연기를 보여준 전지현, 김수현 보다는 조인성의 깊어진 연기를 더욱 높이 평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을 중시하는 연기대상 프로그램 특성상 과연 누가 대상을 차지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SBS 연예대상
유재석 vs 김병만

올해 SBS연예대상에서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방송인 이경규와 배우 성유리가 MC를 맡는다. 드라마와 달리 SBS예능 프로그램은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보여줬다. 새롭게 떠오른 프로그램이 없었던 탓이다. 그만큼 떠오르는 후보도 없다.

<매직아이> <룸메이트> <달콤한 나의 도시> 등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지만 인지도 확충은 실패했다. 기존 출연진과 구성 등 현상 유지에 무게를 뒀다. 수년간 계속된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강세를 이어갔다.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하하, 개리, 이광수, 송지효를 멤버로 한 ‘런닝맨’은 멤버 교체 없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맥을 이어갔다.

김병만을 중심으로 한 <정글의 법칙> 역시 마찬가지다. 바뀐 게 있다면 더 많아진 게스트 멤버다. 100회를 맞이했던 지난7월 솔로몬 제도에는 역다 최다 인원이 합류했다. 지난 11월에는 임창정, 이태임 등이 합류해 코스타리카로 새 모험을 시작했다.

올해 김병만과 함께 한 새 출연진만 총 36명으로 파악됐다. 김병만은 올해 바쁜 한 해를 지냈다. <정글의 법칙> 외에도 <주먹 쥐고 주방장> <에코빌리지-즐거운가>도 이끌었다.


따라서 올해도 SBS연예대상에서는 유재석, 김병만 2파전이 예상된다. ‘힐링캠프’의 이경규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매년 거론돼온 기존 후보들과 다를 게 없는 모습이다.

KBS 연기대상
조재현 vs 유동근

SBS드라마가 톱스타를 내세운 ‘이름값’으로 승부를 보았다면 KBS드라마는 ‘질’로 승부를 걸었다. 특히 사극 드라마의 높은 작품성이 돋보였다. 단연 돋보였던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정통사극 <정도전>이다. 정도전은 이성계와 함께 조선 건국의 대업을 달성한 정도전의 삶과 사상을 다룬 드라마다. ‘정도전’은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리더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여기에 더해 명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는 드라마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배우 조재현은 주인공인 ‘정도전’ 역할로 그 시대 리더상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현실 정치에 대한 통찰력 깊은 대사를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조 이성계 역을 맡았던 유동근도 명품연기로 드라마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유동근이 열연한 이성계는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였던 역할이었다. 그만큼 입체적인 연기력이 필요한 역할이기도 했다. 유동근은 이성계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동지를 잃은 이성계의 비통함을 표현한 유동근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조재현과, 유동근뿐만이 아니다. 박영규, 서인석, 임 호 등 연기파 배우들의 명연기는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30일 방영되는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조재현과 유동근. 둘 중 누가 받아도 손색이 없는 쟁쟁한 대상 후보다.

KBS 연예대상
슈퍼맨 vs 1박2일

그동안 예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KBS는 올해 예능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는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비슷한 포맷의 <아빠 어디가>의 독주를 막아내고 있다. <슈퍼맨>을 통해 아빠와 아이들이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해 추성훈의 딸 추사랑이 주목받은데 이어 올해는 송일국의 세쌍둥이 아들 삼둥이가 사랑받고 있다.
 

송일국네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를 비롯해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 서언과 서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중성적이면서도 예쁘장한 외모의 타블로 딸 하루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귀여움’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큰 웃음이 아닌 시청자들의 흐뭇한 미소를 이끌어냈다. 올해 연예대상에서 <슈퍼맨>의 네 가족이 나란히 대상을 수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슈퍼맨> 가족이 대상을 받게 된다면 최연소 KBS 연예대상이 탄생하게 된다.

KBS 명배우들 각축전…<슈퍼맨> 삼둥이 올킬?

<1박2일> 역시 만만치 않은 대상후보다. 그동안 <1박2일>은 수장인 MC 강호동에 지나치게 의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시각은 시청자들에게 피로도를 안겨주기도 했다. 올해 <1박2일> 시즌3에서는 강호동 없는 팀을 꾸렸다. 강력한 리더는 없지만 김주혁, 차태현, 데프콘, 김준호, 정준영, 김종민 등 팀원이 자연스레 프로그램에 녹아들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강호동 없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를 깨고 새로운 웃음을 안겨줬다. 이들의 어우러진 활약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평가되고 있다. 


팀이 아닌 개인으로 따지면 유재석이 단연 강력한 후보다. <해피투게더> MC로 활약하고 있는 유재석은 9년 동안 목요일 밤을 책임졌다. 시청률은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늘 대상 후보 1순위로 꼽혔다.

그야말로 올해 KBS 연예대상은 대상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슈퍼맨>이 대상을 수상할지. 9년 연속 대상 1순위로 떠오른 MC 유재석이 대상 영예를 안을지. 2014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자는 누가 될지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MBC 연기대상
이유리 vs 송윤아


MBC는 이번 연말 시상식에서 파격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을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29일 방송연예대상, 30일 연기대상 모두 생방송과 동시에 시작되는 시청자 문자투표를 통해 대상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을 뽑는 권한을 시청자의 손에 넘긴 셈이다. ‘나눠먹기’ 비판을 들었던 공동수상도 사라진다.

올해 MBC연기대상에서는 이유리, 송윤아, 장나라, 오연서, 신하균 등 배우들의 막강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강력한 대상 후보로 이유리와 송윤아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에서 독한 악역으로 주목받았다. 시청률도 30%대를 자랑했다. 이유리가 맡은 연민정은 악녀의 새 역사를 썼다. 온갖 패러디가 쏟아져 나왔을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연민정의 발악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유리는 마치 신 들린 듯한 표정 연기로 보는 이의 얼을 빼놓았다. 연민정의 악녀 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악녀의 표정과 감정을 단순하게 해석하지 않았다. 대본에 나와 있는 비아냥, 비웃는, 하찮은, 협박 등 다양한 감정을 여러 방향으로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협박이라면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1번 협박, 2번 협박, 3번 협박 등 다각도로 해석해 연기로 소화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이유리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친딸까지 버리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대미문의 악녀 연민정을 탄생시켰다. 역할 때문에 욕을 먹기도 했지만 그간의 노력이 알려지면서 이유리는 배우로서 찬사를 받기도 했다. 시청률과 ‘연민정’ 캐릭터 신드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이유리. 이번 SBS연기대상의 강력한 후보다.

MBC 시청자 투표 변수…예능 부문은 고만고만


주말드라마 <마마>에서 열연한 송윤아의 묵직한 연기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송윤아는 <마마>를 통해 6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항간의 떠도는 루머와 그동안 외부 노출이 없었던 탓인지 시청자는 그의 등장을 반기지 않았다. 배우로서 우려나 의심의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송윤아는 <마마>에서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미혼모 한승희 역을 깊이 있게 소화해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한승희를 연기하면서 송윤아는 드라마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아픔을 속으로 감내하는 모성 강한 여성으로서 깊어지는 감정신을 자연스레 선보였다. 결코 단순하지 않은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묵직하게 소화해낸 송윤아는 연기자 인생 2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만 이번 MBC연기대상에서는 시청자 투표 반영 비율이 100%인만큼 송윤아가 대상을 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자투표를 통해 단 한 명의 대상 수상자가 선정되는 만큼 올해 MBC연기대상은 누가 차지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C 연예대상
유재석 유력

예능의 강자였던 MBC는 올해 위기를 맞이했다. 연예대상 강력한 대상후보 없이 갈피를 잡지 못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대상 수상으로 영예를 안았던 <아빠? 어디가!>도 <슈퍼맨>에 밀리면서 일요 예능의 최하위로 추락했다.

<헬로 이방인> <띠동갑 과외하기> 등의 신규 예능도 등장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짜 사나이>도 여군특집 때 반짝 관심을 받았던 것을 제외하면 부진을 겪고 있다. 그나마 <라디오 스타>가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부진했던 <우리 결혼했어요>는 이번 시즌4에서 커플들을 물갈이해 새로운 에피소드로 시청자의 관심을 다시 받고 있다.
 

M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올 한 해 두 명의 멤버가 하차했다.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면서 <무한도전>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결국 5인 체제로 전환해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노홍철의 하차는 프로그램 자체를 흔들었다.

따라서 현재 MBC에서는 특별한 ‘대상 감’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 유재석이 거론되고 있지만 너무 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재석이 대상 영예를 안는다 해도 올해 MBC의 예능부문은 쓸쓸한 한 해로 평가될 전망이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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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