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송은미술대상’ 조영주

‘그림자 노동’을 포착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 갤러리 송은서 작가 조영주의 개인전 ‘카덴짜’를 준비했다. 조영주는 제20회 송은미술대상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해외 유학 시절 이방인, 다문화, 차별, 인종, 계급 등의 문제를 다뤘고 2010년대 초반 귀국 후에는 어머니 세대를 표현한 작품을 제작했다. 

조영주는 제20회 송은미술대상전서 여성이 출산, 육아 등으로 겪는 신체적 변화에 따라 사회구조서 마주하는 부조리와 불편함을 이야기했다. 그는 여성 작가로서 가지는 현실적인 고민을 작품으로 변환시켜 질문해 왔다. 동시에 사회적으로 행해지는 권력과 재현된 현실이 중첩돼 충돌하는 순간과 교차된 지점을 포착했다. 

존재하지만…

2010년대 초반 귀국 후 조영주는 소외되거나 숨겨진 소수자의 신체에 대한 이야기를 예술적 행위와 역사,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했다. 개인의 신체가 그를 둘러싼 환경과 관계를 맺고 이해되는 방식을 탐구하고 그로부터 파생된 요소를 개인적 경험과 대중문화와의 연결성을 통해 연구한 후 시각적 언어로 가시화했다. 

단순히 성별의 생물학적 차이나 기존에 다뤄졌던 여성과 남성에 대한 논의를 넘어 특정한 역사와 언어, 문화적 체계를 지닌 사회에 내재하는 권력관계와 위계 구조를 살피려는 의도다. 

이번 전시 ‘카덴짜’에서는 여성의 노동을 중심으로 드러나는 사회·문화적 갈등과 문제점이 ‘돌봄’이라는 주제를 통해 보다 확장된 관점으로 나타난다. 조영주가 이전부터 집중해 온 여성, 프레임, 권력에 대한 관심을 더욱 발전시켰다.


여성의 신체 이미지와 돌봄 노동의 문제를 영상과 퍼포먼스, 이원 생중계 매체 등을 통해 다뤘다. 

특히 한국 근현대사 사료에 등장하는 여성 이미지와 미디어서 무의식적으로 소비되는 동시대 몸의 이미지에 관한 실증적 조사를 통해 이미지에 부여된 권력관계를 여성주의적 시선으로 주목하고 해체했다. 

출산·육아 겪는 여성
다양한 협업으로 표현

송은 지하에 위치한 전시장과 주차장서 연극배우 4인으로 구성된 퍼포머가 각기 다른 시대의 서구 사회서 살아가는 한국 여성의 이미지를 차용해 문화적 배경과 생존, 사회적 관계를 복합적으로 농축하는 일상적 제스처를 재현한다. 

두 공간은 이원 생중계로 실시간 연결되고 서로 다른 공간의 스크린에 송출돼 퍼포먼스의 확장된 배경으로 기능한다. 퍼포머는 위치를 이동해 두 공간의 차원적 관계를 전복시키고 관람객은 이들의 현존을 감각하는 동시에 카메라에 포착돼 스크린 안으로 진입한다. 

이번 전시서 공개하는 ‘이산 신체 해후’ 작품은 지난해 11월 송은서 진행한 라이브 퍼포먼스 ‘이산 신체 해후_세 번째 눈을 가진 사람들’의 촬영본을 2채널 영상으로 편집한 것이다. 영상 속과 동일한 공간에 설치된 두 개의 스크린은 관람객의 시점서 중첩되길 반복하며 이미지의 라이브니스(Liveness, 현장감)를 실험했다. 

조영주는 타자화, 주변화됐던 여성의 신체와 경험을 주체의 경험으로 환기하기 위해 ‘그림자 노동’을 행하는 돌봄 노동자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자 했다. 이를 위해 운동, 마사지, 게임, 태피스트리, 합창 등의 퍼포먼스를 활용해 다문화 이주 여성, 장애인, 돌봄 노동자 등 다양한 주체와 협력했다. 


보이지 않는

송은 관계자는 “‘카덴짜 피오리투라’는 협주곡서 정해진 규칙을 잠시 벗어나 연주자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마련된 독주 부분을 의미한다. 수많은 협업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조영주의 작업 특징과 맞닿은 지점”이라며 “조영주는 관찰자와 기록자로서 가시화되지 않은 여성의 노동 활동을 이미지로 포착해 실재하지만 조명되지 않았던 사회구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8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조영주는?]

▲학력
파리 세르지 국립 고등 미술학교 DNSEP(석사) 졸업(2007)
파리 세르지 국립 고등 미술학교 DNAP(학사) 졸업(2005)
뤼에이 말메종 시립 고등 미술학교, 뤼에이 말메종(2004)
성균관대학교 미술교육과 학사 졸업(2001)

▲개인전
‘코튼 시대’ 대안공간 루프(2020)
‘오계(五季)’ 서울로 미디어캔버스(2020)
‘순순 만만’ 기억의 집(2019)
‘젤리비 부인의 돋보기’ 플레이스막 레이져(2019)
‘워터리 마담’ 주인도한국문화원(2016)

▲수상
송은미술대상(2020)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