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오후 세 시’ 전남도립미술관 교류전

전남·경남의 청년 작가가 뭉쳤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남도와 경남도의 청년작가들이 뭉쳤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전남과 경남서 각각 7명의 청년 작가를 선정해 두 지역 미술의 미래세대를 소개하는 전시 ‘전남-경남 청년작가 교류전: 오후 세 시’를 준비했다. 

전남도립미술관서 내달 24일까지 청년 작가 14명의 교류전을 진행한다. 30~40대 신진작가서 중견작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인 작가의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 30여점의 실험적인 작품을 준비했다. 참여 작가는 감성빈·김설아·김원정·노순천·박인혁·설박·윤준영·이정희·정나영·정현준·조현택·최승준·하용주·한예림 등 총 14명이다. 

너무 늦거나

전남도와 경남도서 각각 7명씩 선정했다. 

지난해 4월 전남도와 경남도는 지방시대를 함께 선도하고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축이 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 일환으로 ‘2023 전남-경남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두 지역을 대표하는 전남도와 경남도립미술관은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인 공동사업 추진에 돌입했다. 지난해 9월에는 양쪽 도 작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동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청년 작가 교류 전시’ 개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전시는 ‘교류·상생·협력’ 키워드를 주제로 선보인다. 작가 개별의 고유성에 집중하면서도 다양한 주체가 모인 작업 세계를 조화롭게 구성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의 부제는 ‘오후 세 시’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언급한 ‘오후 세 시는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는 말에서 인용했다. 현재 작가들이 보내고 있는 시기의 상징적인 의미를 교차했다.

전남도 작가 김설아는 ‘눈물, 그 건조한 풍경’을 통해 인도서 관찰한 건조한 사막서 흐르는 눈물을 표현했다. 박인혁은 ‘풍경’ 작품을 통해 인간이 개입된 땅과 그렇지 않은 땅이라는 소재로 땅을 형상화했다. 

설박은 전통과 현대가 뒤섞인 불완전한 풍경을 새로운 한국화의 표현 방식으로 재현한 ‘자연의 형태’를 선보인다. 윤준영은 집의 형상에 자신을 비유하고 강한 바위를 믿음으로 형상화한 ‘believer’를 준비했다. 

각 도에서 7명씩 선정
교류 상생 협력 주제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문의 모습을 한 형태 속에 다양한 사람을 표현한 조각으로 서로의 관계를 형상화한 ‘Foldinf × Doors’를 준비한 정나영, 거주민이 떠나고 버려진 빈집을 찍은 사진 연작 ‘집과 벽’을 선보인 조현택, 가려져서 익숙하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구조를 통해 모순의 의미를 담은 ‘Blind’를 작업한 하용주 등도 참여했다. 

경남도에서는 감성빈이 6·25전쟁 당시 경남과 전남지역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표현한 작품 ‘표류’를 준비했다. 김원정은 개인을 상징하는 잡초와 소규모 공동체를 나타내는 밥상, 여럿의 밥상을 통해 공동체를 형상화한 작품 ‘중중첩첩’을 선보인다. 


노순천은 조각과 소리의 만남을 주제로 작은 조각이 하모니를 이루는 ‘조각 합주단’을, 이정희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당시 주목받았던 독립선언문 표지석을 담요에 표현한 ‘담요드로잉·잊혀지다’를 작업했다.

정현준은 4장의 편지로 구성된 영상에 작가 자신이 정의훈이었던 시절의 가족 이야기와 10대 청소년의 노동, 배달 노동자의 이면을 담은 ‘정의훈에게’를 선보인다. 최승준은 ‘Tennis’를 통해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는 이미지, 화면 속 로고나 글씨가 들어가며 작품을 보거나 읽는 방식을 새롭게 제안한 작업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혜림은 밀양 송전탑 사건 이후 여전히 존재하는 희생, 불안정한 농촌 풍경을 담은 영상 ‘소리로 쌓은 탑’을 준비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카이브와 시청각 자료를 비치하고 전시에 참여하는 구성원이 서로 소통하는 연결 공간을 함께 마련했다. 여기에 작가별 셀프 인터뷰 영상을 담은 시청각 자료를 전시장 곳곳에 비치해 작품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너무 이른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새해 첫 전시인 이번 교류전은 두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관이 만나 교류·협력해 공동 기획한 뜻깊은 전시”라며 “상생이라는 큰 키워드 내에서 동시대 작가의 실험성과 문제의식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지속된 변화의 흐름 속에 예술가로서의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청년 작가를 함께 응원하는 자리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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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